레딧, 앤스로픽 상대로 데이터 무단 사용 소송 제기


소셜 플랫폼 레딧(Reddit)이 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을 상대로 적절한 라이선스 계약 없이 사이트 데이터를 AI 모델 훈련에 무단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수요일(현지시간)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출된 고소장에 따르면, 레딧은 앤스로픽의 상업적 목적 데이터 사용이 불법이며 사용자 약관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Reddit Anthropic Law suit - 와우테일

이번 소송은 AI 모델 제공업체의 훈련 데이터 관행에 대해 법적 도전을 제기한 첫 번째 빅테크 기업 사례로 기록된다. 하지만 AI 훈련 데이터를 둘러싼 저작권 분쟁은 이미 업계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확산된 상태다. 미국 전역에서 100건이 넘는 주목할 만한 소송이 진행 중이며, 콘텐츠 소유자들이 AI 플랫폼을 상대로 다양한 저작권 침해 이론을 제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허가나 대가 지급 없이 뉴스 기사를 AI 훈련에 사용한 혐의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고소했다. 코미디언 사라 실버만(Sarah Silverman)을 비롯한 작가들은 승인 없이 자신들의 저작물로 AI 모델을 훈련시킨 메타(Meta)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음악 업계는 특히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소니 뮤직(Sony Music), 유니버설 뮤직 그룹(Universal Music Group), 워너 레코드(Warner Records) 등 주요 음반사들이 AI 기업 수노(Suno)와 우디오(Udio)를 상대로 대규모 저작권 침해 혐의 소송을 제기했다. 음반사들은 이들 AI 음악 스타트업이 척 베리(Chuck Berry)부터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까지 아티스트들의 녹음물을 무단으로 활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는 로스 인텔리전스(ROSS Intelligence)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2025년 2월 11일 델라웨어 연방법원이 AI 훈련을 위한 저작권 자료 사용에 관한 첫 번째 주요 판결을 내렸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 소송들의 방향을 제시할 중요한 판례로 평가받고 있다.

레딧 최고법무책임자 벤 리(Ben Lee)는 “레딧 사용자들에게 아무런 보상도 제공하지 않고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수십억 달러의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앤스로픽 같은 기업들의 레딧 콘텐츠 상업적 착취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딧은 오픈AI와 구글(Google) 등 다른 AI 모델 제공업체들과는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계약들은 해당 기업들이 레딧 데이터로 AI 모델을 훈련시키고 각자의 AI 챗봇 답변에 레딧 게시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고소장에 따르면, 레딧은 이들 기업에게 사용자 이익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특정 조건들을 부과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오픈AI CEO 샘 올트먼이 레딧의 8.7% 지분을 보유한 3대 주주이며, 과거 레딧 이사회 멤버였다는 사실이다.

고소장에서 레딧은 앤스로픽에게 레딧 콘텐츠 스크래핑과 사용 권한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전달했으나, 앤스로픽이 협상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앤스로픽 대변인 다니엘 기글리에리(Danielle Ghighlieri)는 “레딧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딧은 앤스로픽의 스크래퍼 봇들이 자동화 시스템의 웹사이트 크롤링을 제한하는 표준인 robots.txt 파일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24년 앤스로픽이 레딧 스크래핑 차단을 약속한 후에도 10만 회 이상 플랫폼을 계속 스크래핑했다고 지적했다. 레딧은 앤스로픽에게 보상적 손해배상과 콘텐츠 스크래핑으로 얻은 이익에 상응하는 배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앤스로픽의 레딧 콘텐츠 사용을 금지하는 법원 명령도 함께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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