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윈드서프 인수 무산, 구글이 24억 달러에 핵심 인력 영입


지난달 오픈AI가 바이브코딩(Vibe Coding) 스타트업 윈드서프(Windsurf)를 30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업계를 뜨겁게 달궜지만, 이 거래가 완전히 무산되었다.

windsurf google - 와우테일

충격적인 반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구글 딥마인드가 윈드서프 CEO 바룬 모한(Varun Mohan)과 공동창업자 더글라스 첸(Douglas Chen), 그리고 스타트업의 핵심 연구진들을 영입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구글이 윈드서프 지분을 인수하지 않으며 회사에 대한 통제권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구글은 윈드서프의 특정 기술에 대한 비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하게 되며, 이는 AI 코딩 스타트업이 다른 회사들에게도 자유롭게 기술을 라이선스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블룸버그는 구글이 윈드서프의 기술 라이선스와 핵심 인력 영입을 위해 24억 달러를 지불한다고 보도했다.

구글 대변인 크리스 파파스(Chris Pappas)는 “에이전틱 코딩 분야의 연구를 발전시키기 위해 윈드서프팀의 최고 AI 코딩 인재들을 구글 딥마인드에 맞이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AI 생태계에서 점점 일반화되고 있는 ‘역 재능인수(reverse-acquihire)’ 방식의 최신 사례다. 이 방식은 회사를 완전히 인수하지 않고 스타트업의 핵심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을 라이선스하는 형태로, 빅테크 기업들이 규제 당국의 면밀한 검토를 피하면서 AI 경쟁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적 수단이 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구글의 노암 샤지어(Noam Shazeer) 영입이다. 구글의 초기 AI 연구원이었던 샤지어는 2021년 구글을 떠나 AI 채팅봇 스타트업 캐릭터AI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2024년 27억 달러 가치로 평가받으며 급성장했지만, 구글은 샤지어와 몇몇 핵심 연구진을 다시 영입하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구글은 캐릭터AI를 인수하지 않고 약 26억 달러를 지불해 인재와 기술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유사한 방식을 활용했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였던 무스타파 술레이만(Mustafa Suleyman)이 2022년 창업한 AI 스타트업 인플렉션AI는 소비자용 AI 어시스턴트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 술레이만을 비롯한 인플렉션의 대부분 직원을 영입하며 약 6억 5천만 달러를 지불했다. 이후 인플렉션은 소비자 AI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고 기업용 AI 서비스로 사업을 전환해야 했다.

위 사례와는 약간 다르지만 메타도 데이터 라벨링 스타트업 스케일AI에 무려 143억 달러를 투자하고 CEO인 알렉산더 왕을 영입한 바 있다.

이러한 역 재능인수 방식이 확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전통적인 인수합병(M&A)에 비해 규제 리스크가 현저히 낮다.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은 빅테크의 스타트업 인수를 점점 더 엄격하게 심사하고 있지만, 인재 영입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둘째, 빅테크 기업들은 스타트업 전체를 인수할 필요 없이 핵심 인재와 기술만 선별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비용 효율적이다. 셋째, 급변하는 AI 시장에서 인재 확보가 기술 개발보다 더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오픈AI의 윈드서프 인수 거래는 ChatGPT 제작사와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계약 재협상에서 주요 갈등 요소였다고 전해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오픈AI의 모든 지적재산에 접근할 수 있지만, 오픈AI는 윈드서프의 AI 코딩 기술까지 확보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바 있다.

최근 몇 달간 윈드서프는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코딩 스타트업 중 하나였다. 4월 스타트업의 연간 반복 수익(ARR)은 약 1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몇 달 전 약 4천만 달러에서 급성장한 수치다. 이러한 급속한 성장이 오픈AI와 구글을 인수 경쟁에 뛰어들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모한, 첸 및 기타 윈드서프 리더들의 영입은 구글의 AI 코딩 도구 구축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최근 몇 달간 AI 모델 제공업체들은 개발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AI 코딩 애플리케이션 제공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AI 코딩 도구인 Claude Code를 통해 수익을 크게 늘렸으며, 오픈AI는 계속해서 AI 코딩 에이전트인 Codex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부터 윈드서프의 사업 담당 책임자 제프 왕(Jeff Wang)이 스타트업의 임시 CEO로 취임한다고 소셜미디어에 발표했다. 윈드서프 직원 250명 중 대부분은 구글 딥마인드로 이직하지 않고 기업 고객들에게 AI 코딩 도구를 계속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윈드서프는 이번 거래로 인해 훨씬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리더들이 영입된 다른 AI 스타트업들의 사례를 보면, 핵심 인재 유출 후 이전과 같은 추진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일반적이다. 윈드서프도 비슷한 운명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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