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 디스커버리’, 7000만 달러 투자 유치.. “생물학은 설계 가능한 공학”


인공지능(AI)으로 신약개발 과정을 혁신하는 스타트업 차이 디스커버리(Chai Discovery)가 7000만 달러(약 95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chai discovery logo - 와우테일

차이 디스커버리는 AI 기술을 활용해 생체 분자들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제를 설계하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다. 특히 질병을 일으키는 특정 단백질(항원) 정보만으로도 그에 정확히 결합하는 항체를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털 멘로 벤처스(Menlo Ventures)가 주도했으며, AI 기업 앤쓰로픽(Anthropic)과의 공동 투자 펀드인 앤솔로지 펀드(Anthology Fund)도 참여했다. 여기에 요세미티(Yosemite), DST 글로벌 파트너스(DST Global Partners), SV 엔젤(SV Angel), 아브니르(Avenir), DCVC 등 신규 투자자들과 함께 기존 투자자인 쓰라이브 캐피털(Thrive Capital), 오픈AI(OpenAI), 디멘션(Dimension) 등도 재투자에 나섰다.

조슈아 마이어 최고경영자(CEO)는 “혁신적인 신약 개발이 비용이 많이 드는 시행착오 때문에 너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AI 기술을 통해 생물학을 단순한 연구 분야에서 실제 설계가 가능한 공학 영역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차이 디스커버리는 지난해 AI 신약개발 회사 앱사이(Absci)와 페이스북 AI, 오픈AI에서 경험을 쌓은 마이어를 비롯해 전 스트라이프(Stripe) 엔지니어링 책임자 잭 덴트(Jack Dent), AI 연구자 매튜 맥파틀론(Matthew McPartlon)과 자크 보이트로드(Jacques Boitreaud)가 함께 설립했다.

주목할 점은 화이자(Pfizer)에서 최고과학책임자를 지내며 150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을 이끌고 36개 의약품 승인을 성공시킨 미카엘 돌스텐(Mikael Dolsten) 박사가 이사회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돌스텐 박사는 “생물학을 과학에서 공학으로 바꾸는 이 여정에 함께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회사는 작년 3000만 달러 시드 투자를 받은 후 분자 구조 예측 AI 모델 ‘차이-1’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한층 발전된 ‘차이-2‘ 기술을 선보이며 AI 신약개발 분야에서 또 한 번 혁신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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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2의 성과는 놀랍다. 기존 실험실에서는 원하는 항체 하나를 찾기 위해 수백만에서 수십억 개의 후보를 일일이 검사해야 했고, 기존 컴퓨터 방식도 성공률이 0.1%에 그쳤다. 하지만 차이-2는 약 20%라는 획기적인 성공률을 달성했다.

공동창업자 맥파틀론은 이를 쉽게 설명했다. “이전에는 자물쇠에 맞는 열쇠를 찾기 위해 수백만 개의 열쇠를 하나씩 시도해봐야 했다면, 이제는 자물쇠 모양만 알려주면 딱 맞는 열쇠를 바로 만들어주는 마스터 기술자가 생긴 셈”이라며 “실제로 한 회사가 3년간 500만 달러를 투입해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우리는 2주 만에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금은 AI 플랫폼을 더욱 고도화하여 지금까지 접근하기 어려웠던 질병 표적들까지 다룰 수 있도록 기술을 확장하고, 제약회사들과의 협력을 늘리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멘로 벤처스의 그렉 야프(Greg Yap) 파트너는 “차이 디스커버리는 생물학 분야의 AI 기반 모델을 구축하는 탁월한 기술팀”이라며 “차이-2의 성과에 바이오텍 업계에서 벌써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AI와 생명공학 기술 양쪽 모두에 투자하는 우리로서는 차이가 더 좋은 약을 더 빨리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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