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구글 크롬 345억달러에 인수 제안


인공지능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가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을 345억달러(약 48조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는 현금 인수 방식으로 퍼플렉시티 기업 가치(180억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파격적인 금액이다.

perplexity chrome - 와우테일

아라빈드 스리니바스가 창업한 퍼플렉시티는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인수 제안으로 유명하다. 올해 1월에는 틱톡 미국 사업 인수를 제안하며 중국 소유권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크롬 인수 제안에는 몇 가지 흥미로운 조건이 담겨있다. 퍼플렉시티는 크롬의 핵심 엔진인 크로미움을 오픈소스로 계속 유지하고, 사용자들의 기본 검색엔진도 그대로 두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향후 2년간 3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자사 AI 검색 서비스를 기본 옵션으로 밀어넣지 않겠다는 뜻으로, 상당한 양보로 보인다.

전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는 크롬은 AI 검색 경쟁의 핵심 플랫폼이다. 퍼플렉시티로서는 크롬의 수십억 사용자들에게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이런 움직임은 구글을 둘러싼 반독점 소송과 맞물려 있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패소한 반독점 소송의 해결책으로 크롬 매각을 제안했고, 법원은 구글이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불법 독점을 유지했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구글의 크롬 매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크롬에 관심을 보인 곳은 퍼플렉시티만이 아니다. 오픈AI와 야후,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도 구글에 대한 규제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크롬 인수에 관심을 드러냈다고 알려졌다.

퍼플렉시티는 월스트리트저널에 “크롬을 능력 있고 독립적인 손에 맡김으로써 반독점 구제 조치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퍼플렉시티는 웹에서 사용자 질문에 간단한 답변을 제공하고 원본 자료로 연결해주는 AI 검색엔진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에는 코메트(Comet)라는 자체 AI 브라우저도 출시했다.

구글을 상대로 한 법무부 소송은 2020년 시작됐다. 구글이 기기 제조업체와 브라우저 개발업체들과 독점 계약을 맺어 검색 시장을 독점했다는 혐의가 핵심이다. 2024년 법원은 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구글은 아직 이번 인수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현재 크롬이 매각 대상은 아니지만, 진행 중인 반독점 소송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AI와 검색 분야 판도를 크게 바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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