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쓰로픽, ‘휴먼루프’ 인수.. 기업용 AI 생태계 강화


앤쓰로픽(Anthropic)이 프롬프트 관리 및 대형 언어모델(LLM) 평가 플랫폼 휴먼루프(Humanloop)의 공동창립자들과 핵심 인력을 영입했다. 이번 ‘재능인수(acqui-hire)’는 앞으로 기업용 AI 시장에서 오픈AI(OpenAI)와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에 맞서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humanloop anthropic - 와우테일

휴먼루프의 CEO 라자 하비브(Raza Habib), CTO 피터 헤이즈(Peter Hayes), CPO 조던 버제스(Jordan Burgess) 등 공동창립자 3명과 약 12명의 엔지니어·연구원이 앤쓰로픽에 합류했다. 앤쓰로픽은 휴먼루프의 자산이나 지적재산권은 인수하지 않았지만, AI 업계에서는 핵심 기술력이 인재의 머릿속에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 의미는 크다.

2020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스핀오프로 시작한 휴먼루프는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를 거쳐 791만 달러를 조달하며 성장했다. 듀오링고(Duolingo), 구스토(Gusto), 반타(Vanta)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기업들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앤쓰로픽이 휴먼루프 팀을 영입한 배경에는 급성장하는 기업용 AI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 확보가 있다. 모델 성능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평가, 모니터링, 컴플라이언스 등 기업이 요구하는 부가 기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앤쓰로픽은 최근 미국 정부 기관에 첫 해 기관당 1달러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AI 서비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오픈AI를 견제하고 있다.

앤쓰로픽의 API 제품 리드 브래드 아브람스(Brad Abrams)는 “휴먼루프 팀의 AI 도구와 평가 분야 경험이 AI 안전성 향상과 유용한 AI 시스템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앤쓰로픽이 내세우는 ‘안전 우선’ AI 철학과도 부합한다.

이런 인재 영입 경쟁은 AI 업계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다. AI 코딩 도구 커서(Cursor)를 개발한 애니스피어(Anysphere)는 CRM 스타트업 코알라(Koala)에서 핵심 엔지니어들을 영입해 기업용 서비스팀을 구축했다. 코알라는 1500만 달러 투자를 받은 지 5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더 주목할 만한 사례는 윈드서프(Windsurf) 인수전이다. 오픈AI가 30억 달러에 인수하려던 이 AI 코딩 스타트업은 결국 구글 딥마인드로 향했다. 구글은 윈드서프의 CEO 바런 모한(Varun Mohan)과 공동창립자 더글라스 첸(Douglas Chen) 등 핵심 인재들을 영입하며 “에이전틱 코딩 분야 발전을 위해 최고 인재들을 맞이하게 돼 기쁘다”고 발표했다.

이런 ‘역 아크하이어(reverse-acquihire)’ 방식은 빅테크 기업들이 규제 리스크를 피하면서도 AI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AI 코딩 도구는 수백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실제로 사용하며 매출을 창출하는 ‘제품-시장 적합성’을 입증한 첫 번째 AI 응용 분야 중 하나다.

현재 AI 코딩 시장의 경쟁은 단순히 우수한 도구를 만드는 것을 넘어 기업용 서비스를 얼마나 빠르게 확장하느냐의 싸움이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구글, 앤쓰로픽이 모두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인재 확보 전략이 향후 시장 지배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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