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서 ‘픽서AI’, 3000만 달러 투자유치… “이메일 지옥 탈출”


영국 런던의 AI 스타트업 픽서 AI(Fyxer AI)가 시리즈B 라운드에서 3,000만 달러(약 400억원)를 투자받았다. 마드로나(Madrona)가 리드했고, 레이크스타 캐피탈(Lakestar Capital)이 참여했다. 세일즈포스 창업자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20VC, 20그로스(20Growth)도 기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누적 투자액은 4,300만 달러다.

fyxer ai logo - 와우테일

픽서는 이메일과 회의로 하루를 보내는 직장인들을 위한 AI 비서다. 지메일이나 아웃룩에 바로 연결해 받은편지함을 정리하고, 본인 말투로 답장을 쓰고, 회의록까지 만들어준다. 하루 1달러면 쓸 수 있다. 창업자들은 “모든 직장인이 비서를 둘 수 있게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초 연매출 100만 달러였는데, 8개월 만에 1,700만 달러를 찍었다. 현재 사용자는 18만 명이 넘는다. 3개월 뒤에도 90%가 계속 쓴다. 부동산 중개업체 익스피 리얼티(eXp Realty),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 같은 기업들이 고객이다.

공동창업자 리처드 홀링스워스(Richard Hollingsworth)는 “부동산 중개인이든 리크루터든, 다들 반복 업무에 시간을 뺏긴다”며 “그런 일들이 전문가들의 에너지를 갉아먹고 잠재력을 막는다는 걸 알고 픽서를 만들었다”고 했다.

홀링스워스 형제의 이력이 독특하다. 농장에서 자랐고, 금융권에서 일하다 지루함을 느꼈다. 2016년 영국 최대 가상 비서 에이전시를 차렸다. 거기서 50만 시간치 업무 데이터를 모았다. 실제 비서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다 기록했다. 이게 픽서 AI의 무기가 됐다.

다른 AI 도구들은 새 플랫폼을 배우라고 한다. 픽서는 그러지 않는다. 이미 쓰는 지메일, 아웃룩, 팀즈, 줌에 그냥 붙는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수억 명을 위한 기능을 만든다. 픽서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진짜 필요한 것만 만든다. 데이터 양이 아니라 질로 승부한다는 게 창업팀의 설명이다.

마드로나의 카란 메한드루(Karan Mehandru) 전무는 “사람들이 이제 단순히 도와주는 도구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에이전트를 찾는다”며 “픽서의 성장은 맥락을 이해하는 깊은 엔진과 메모리가 결합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투자로 픽서 이사회에 합류한다.

픽서가 미국 직장인 1,000명을 조사했더니 결과가 놀랍다. 59%가 이메일·회의·업무 조율 때문에 정기적으로 압도당한다고 답했다. 51%는 하루의 4분의 1 이상을 그런 일에 쓴다. 72%는 회사가 AI 비서 도구를 제공하면 좋겠다고 했다.

투자금은 미국 진출에 쓴다. 3개월 안에 직원을 두 배로 늘린다. 현재 48명인데, 대부분 미국에서 뽑을 계획이다.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자연어 대화, 조직 메모리, CRM 연동을 강화한다. 보안은 ISO 27001, SOC 2 타입2 인증으로 챙겼다.

홀링스워스는 “다음 단계는 제품 개발 가속화, 특히 자연어 채팅”이라며 “이메일 작성 기능을 사용자들이 가장 좋아하니까 거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픽서의 목표는 명확하다. 사용자가 다음에 보낼 이메일을 미리 예측하는 진짜 AI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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