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스타트업 에이펙스(Apex), 2억 달러 투자유치로 ‘유니콘’ 등극


미국 우주항공 스타트업 에이펙스(Apex)가 2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 1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22년 창립 3년 만에 ‘유니콘’ 지위에 오른 에이펙스는 우주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 중 하나로 기록됐다.

apex seriesD - 와우테일

이번 투자는 스페이스X 전 임원들이 설립한 벤처캐피털 인터라고스(Interlagos)가 주도했으며, 기존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인터라고스의 아찰 우파드야야(Achal Upadhyaya) 창립자 겸 CEO는 “에이펙스와의 파트너십은 약 3년 전에 시작됐다”며 “이번 시리즈 D 주도를 통해 회사가 전 세계적으로 기술적, 상업적 역량을 확장하면서 사업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에이펙스의 급성장 배경에는 미국 국방부의 우주 방산 시스템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발표한 1750억 달러 규모의 ‘골든 돔(Golden Dome)’ 미사일 방어 계획이 저궤도 위성 시장에 대한 민간 투자를 크게 자극했다. 골든 돔은 우주 기반 요격체를 배치해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보호하는 야심찬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다. 에이펙스 CEO 이안 시나몬(Ian Cinnamon)은 “글로벌 연결망 지원이든 골든 돔과 같은 중요한 국가 안보 임무든, 에이펙스는 이러한 위성군을 가능하게 하는 신뢰할 수 있고 신속하게 배치 가능한 우주선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펙스는 시나몬과 CTO 맥스 베나시(Max Benassi)가 공동 창립했다. 시나몬은 MIT에서 시각 주의력 연구로 시작해 AI 플랫폼 회사 시냅스(Synapse)를 창업, 팰런티어(Palantir)에 매각한 경험을 보유했다. 베나시는 7년간 스페이스X에서 근무하며 우주항공 부품의 수직 통합과 대량 생산 노하우를 쌓았다.

에이펙스는 기존의 맞춤형 위성 버스 제작 방식을 탈피해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제품화된 접근법(productized approach)’을 채택했다. 회사는 아리에스(Aries), 노바(Nova), 최신 모델인 코멧(Comet) 등 3개 위성 버스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코멧은 대규모 상업 및 국방 위성군을 위해 설계된 회사의 가장 크고 강력한 위성 버스다. 에이펙스는 첫 번째 위성 버스로 세계 기록을 세웠다. 백지 상태 설계부터 우주에서 작동하는 생산 우주선까지 가장 빠른 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첫 아리에스 위성은 1년째 궤도에서 성공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번 투자로 에이펙스는 생산 능력을 50% 확대할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 플라야 비스타 소재 기존 ‘팩토리 원’ 시설에 인접한 5만 5000평방피트 규모의 새로운 시설을 추가 임대했다. 베나시 CTO는 “총 10만 평방피트 이상의 공간으로 우주선 생산을 50% 가속화하는 동시에 연구개발, 전략적 구성요소의 수직 통합, 확장된 미션 서비스 및 페이로드 통합을 위한 공간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내년에 새 건물로 확장할 예정이다.

에이펙스는 수직 통합 전략의 일환으로 최근 페이즈 포(Phase Four)의 홀 효과 추진기(HET) 기술 인수를 완료했다. 이를 통해 사내 추진 시스템 생산을 가속화하고 핵심 버스 서브시스템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시나몬 CEO는 “에이펙스는 창립 첫날부터 미래 위성군을 지원하기 위해 위성 생산을 빠르게 확장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이번 신규 자금 조달로 정확히 그것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방산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간 우주 군사 및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방부의 우주 방산 시스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자체 우주 기업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지구와 우주에서 군사 작전을 지원할 수 있는 위성군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위성 생산 속도가 새로운 우주 안보 경쟁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이번 시리즈 D 투자는 불과 몇 달 전 시리즈 C 투자에 이어 나온 것으로, 대규모 저궤도(LEO) 위성군에 대한 예상보다 훨씬 큰 글로벌 수요를 포착하려는 투자자들의 열망을 보여준다. 에이펙스는 올해 코멧 발표, 첫 아리에스 우주선의 1년간 궤도 성공 등 이정표로 가득한 한 해를 보냈으며,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로부터 2025년 가장 혁신적인 우주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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