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피겨AI’, 10억 달러 투자유치…기업가치 390억 달러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업체 피겨AI(Figure AI)가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 10억 달러를 넘는 투자금을 확정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이번 투자로 피겨AI의 기업가치는 390억 달러(약 52조 5천억 원)에 달해 가장 가치 높은 스타트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figure helix 1 - 와우테일

파크웨이 벤처 캐피털(Parkway Venture Capital)이 주도한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브룩필드 자산운용(Brookfield Asset Management), 엔비디아(NVIDIA), 맥쿼리캐피털(Macquarie Capital), 인텔캐피털(Intel Capital), 얼라인벤처스(Align Ventures), 태머랙글로벌(Tamarack Global), LG테크놀로지벤처스(LG Technology Ventures), 세일즈포스(Salesforce), T모바일벤처스(T-Mobile Ventures), 퀄컴벤처스(Qualcomm Ventures) 등이 참여했다.

이번 투자는 피겨AI에게 특히 의미가 크다. 2024년 2월 26억 달러로 평가받았던 기업가치가 불과 1년여 만에 15배나 뛴 것이다. 당시 제프 베조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인텔, 아마존과 오픈AI의 스타트업 투자 부문 등으로부터 6억7500만 달러를 투자받았던 피겨AI는 이제 총 20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금을 유치하게 됐다.

피겨AI는 2022년 브렛 애드콕(Brett Adcock)이 설립한 회사다. 애드콕은 이전에 전기 에어택시 업체 아처 애비에이션(Archer Aviation)을 공동 창립한 경험이 있는 연쇄 창업가다. 회사는 인간의 형태를 가진 범용 로봇을 개발해 제조업, 물류, 창고업, 소매업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드콕 최고경영자는 “이번 투자 성과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다음 성장 단계를 여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신규 파트너들의 지원과 기존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뒷받침은 피겨AI가 시장 선도기업으로서의 지위와 이 기술이 일상생활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될 미래에 대한 공통된 믿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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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은 피겨AI의 핵심 AI 플랫폼인 헬릭스(Helix)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영역에 집중 투입된다. 먼저 가정과 상업 운영 분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확산시키는 것으로, 피겨AI는 자체 제조시설인 봇큐(BotQ)의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실제 배치를 늘려 로봇이 가정과 상업적 업무를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다.

둘째로는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가속화하기 위한 차세대 엔비디아 GPU 인프라 구축이다. 이 컴퓨팅 기반은 헬릭스의 인식, 추론, 제어를 위한 핵심 모델을 구동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고도화된 데이터 수집 체계를 구축한다. 여기에는 인간 영상과 다중 감각 입력 데이터 수집이 포함되며, 복잡하고 역동적인 환경에서 로봇의 이해와 작동 능력을 개선하는 데 필수적이다.

피겨AI의 기술 발전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지난 8월 공개된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피겨 02는 완전히 새로워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계를 특징으로 하며, 이전 모델 대비 3배 향상된 AI 컴퓨팅 성능을 자랑한다. 25kg까지 물체를 운반할 수 있는 16개 자유도의 5개 손가락 로봇 손을 장착하고 있으며, 6개의 RGB 카메라와 온보드 비전 언어 모델을 탑재했다.

올해 2월에는 헬릭스(Helix)라는 더욱 진화된 버전을 선보였다. 35개의 자유도를 가지며 인간과 같은 손목, 손, 손가락을 특징으로 하는 헬릭스는 두 대의 로봇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고 서로 협력하도록 지시할 수도 있다. 피겨AI는 헬릭스가 이전에 본 적 없는 작은 가정용품까지도 집어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목할 점은 피겨AI가 올해 초 오픈AI와의 협력을 종료하고 자체 AI 모델 개발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애드콕 CEO는 당시 “대형 언어 모델들이 더 스마트해지면서도 상품화되고 있다”며 “실제 세계에서 구현된 AI를 규모 있게 해결하려면 로봇 AI를 수직 통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30일 내에 휴머노이드에서 누구도 본 적 없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피겨AI의 상업화 전략도 구체적이다. 현재 BMW의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피겨 02가 테스트되고 있으며, 회사는 향후 4년간 10만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드콕 CEO는 “초기에는 많은 고객에게 확산하기보다는 소수의 고객 내에서 수직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전략을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이제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들어섰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혼다의 아시모 등 기존 강자들 외에도 중국의 유비테크 로보틱스(Ubtech Robotics)가 이달 초 10억 달러 투자를 받는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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