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코딩 서비스 ‘에머전트’, 2300만 달러 시리즈A 투자유치


일반인도 프롬프트로 앱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 플랫폼 에머전트(Emergent)가 라이트스피드 벤처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 주도로 시리즈 A 라운드에서 2300만 달러(약 303억 원)를 투자받았다고 발표했다. 

Emergent cofounders Mukund Madhav - 와우테일

이번 라운드에는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투게더(Together), 프로서스 벤처스(Prosus Ventures)가 참여했으며, 구글(Google)의 제프 딘(Jeff Dean), 미스트랄AI(Mistral AI) 창립멤버 데벤드라 차플롯(Devendra Chaplot), a16z 전 GP 발라지 스리니바산(Balaji Srinivasan) 등 유명 엔젤 투자자들도 함께했다. 누적 투자액은 3000만 달러에 달한다.

에머전트는 쌍둥이 형제인 무쿤드 자(Mukund Jha)와 마다브 자(Madhav Jha)가 창립한 스타트업이다. 비개발자도 간단한 텍스트 입력만으로 완전한 기능을 갖춘 앱을 만들 수 있는 바이브 코딩 플랫폼을 운영한다. 개발부터 배포,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AI 에이전트가 대신 처리해 사용자가 복잡한 기술적 세부사항을 몰라도 된다는 점이 핵심 차별화 포인트다.

두 창업자는 모두 탄탄한 기술 배경을 가지고 있다. 무쿤드는 구글(Google)이 투자한 인도 퀵커머스 스타트업 던조(Dunzo)에서 CTO를 지냈고, 마다브는 드롭박스(Dropbox)에서 근무했다. 형제는 12세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개발자 출신으로, 2023년 말 AI 연구소들과 교류하며 AI 기반 코딩의 미래를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에머전트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무쿤드가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 따르면, 플랫폼 출시 후 단 3개월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 15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AI 스타트업 중 하나이자 인도 출신으로는 사상 최고 속도”라고 자평할 만한 성과다. 현재까지 100만 명 이상이 150만 개가 넘는 앱을 제작했다.

실제 활용 사례를 보면 바이브 코딩의 잠재력을 실감할 수 있다. 미시간의 보석상 사장은 50개 매장의 수리비를 책정하는 앱을 만들어 다른 보석상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직원들이 사진만 찍으면 휠체어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앱으로 복잡한 스프레드시트를 대체했다. 영국의 전직 프로덕트 매니저는 급성장하는 영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마켓플레이스 앱을 직접 출시하기도 했다.

에머전트는 기존 개발자용 도구들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클로드 코드(Claude Code)나 커서(Cursor) 같은 개발자 도구와 경쟁하지 않고, 오히려 비개발자를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 생명주기 전체를 추상화했다. AI 에이전트가 코드 오류를 자동으로 찾아 수정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에러 메시지가 무슨 뜻인지 몰라도 상관없다.

기술적 차별화 포인트도 눈에 띈다. 현재 모바일 앱 배포에 엑스포(Expo)를 사용하고 있지만, 곧 자체 모바일 앱을 출시해 네이티브 앱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사용자들이 여러 서비스에 개별 계정을 만들 필요 없이 공유 사용량 방식의 범용 API 키를 제공하는 것도 편의성을 높인다. 아이디어만 있고 구체적인 앱 모양을 모르는 신규 사용자를 위한 브레인스토밍 모드도 개발 중이다.

바이브 코딩 시장의 경쟁은 치열하다. 캔바(Canva)나 피그마(Figma) 같은 기존 플랫폼들이 AI 기능을 강화하고 있고, 퍼플렉시티(Perplexity), 코멧(Comet), 오페라 네온(Opera Neon) 등 브라우저 업체들도 미니 앱 제작 기능을 제공한다. 세븐세븐식스(Seven Seven Six)가 투자한 바이브코드(Vibecode)와 액셀(Accel)이 주도한 1500만 달러 투자를 받은 로켓(Rocket) 등도 유사한 서비스로 경쟁하고 있다.

라이트스피드의 헤만트 모하파트라 파트너는 “디지털 경제 참여의 가장 큰 장벽이 코딩 능력”이라며 “코딩 능력 필요 조건을 거의 제로로 만들어 앱 제작이 순전히 의도만의 문제가 되도록 하는 회사를 찾고 있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에머전트가 개발 후 배포, 공유, 버그 수정, 지원까지 AI로 처리하는 포스트 개발 생명주기 전반을 지원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에머전트는 향후 앱 발견성과 수익화 부분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홈페이지에서 일부 앱만 소개하지만, 개발자들이 스트라이프(Stripe) 같은 결제 시스템을 통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무쿤드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품질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출시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프로토타입이 아닌 실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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