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5000억 달러 기업가치로 세계 최대 비상장사 등극


오픈AI(OpenAI)가 66억 달러 규모의 세컨더리 주식 매각을 완료하며 기업가치 50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로써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상장 기업으로 올라섰다.

openAI logo - 와우테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10월 2일 현직 및 전직 직원들이 보유한 주식 66억 달러어치 매각을 마무리했다. 이번 거래에는 스라이브 캐피털(Thrive Capital), 소프트뱅크 그룹(SoftBank Group), 드래고니어 인베스트먼트 그룹(Dragoneer Investment Group), 아부다비의 MGX, T. 로우 프라이스(T. Rowe Price)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5000억 달러라는 평가액은 올해 3월 소프트뱅크 주도로 진행된 400억 달러 투자 당시의 3000억 달러에서 7개월 만에 급증한 것이다. 오픈AI는 이로써 지난 7월 세컨더리 세일에서 4000억 달러 평가를 받은 스페이스X를 넘어섰다.

흥미로운 점은 오픈AI가 당초 최대 103억 달러 규모의 주식 매각을 승인했지만, 실제로는 그 3분의 2 수준만 거래됐다는 것이다. CNBC는 직원들이 회사의 미래를 확신하며 주식 매각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번 세컨더리 세일에는 2년 이상 주식을 보유한 직원들에게 매각 기회가 주어졌다.

세컨더리 세일은 상장을 서두르지 않는 고평가 비상장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현금화 기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인재를 붙잡아두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픈AI 말고도 스페이스X, 스트라이프(Stripe),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같은 기업들이 이 방식을 활용했다. 올해 2월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는 915억 달러 평가액으로 직원 주식 매입 제안을 발표했고, 지난해 12월 데이터브릭스는 620억 달러 평가로 100억 달러를 조달하면서 직원들에게 유동성을 제공했다.

오픈AI가 세컨더리 세일을 서두른 데는 AI 인재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메타는 ‘슈퍼인텔리전스’ 팀 구축을 위해 오픈AI의 핵심 연구진을 스카우트하면서 9자릿수 보상 패키지를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올여름 메타는 오픈AI에서 최소 7명의 핵심 엔지니어를 영입했다. 직원들에게 현금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경쟁사의 파격적인 제안을 뿌리치도록 만드는 것이 오픈AI의 전략이다.

오픈AI의 폭발적 성장세는 생성형 AI를 향한 투자자들의 뜨거운 열기를 보여준다. 올해 상반기에만 4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오픈AI는 연간 매출 목표를 127억 달러로 잡았고, 2029년까지는 10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챗GPT 구독, API 이용료, 기업 고객 판매가 주요 수익원이다.

2015년 비영리 연구소로 출발한 오픈AI는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영리 법인 전환을 추진해왔다. 현재는 비영리 법인이 공익 법인을 통제하는 구조로 재편을 진행 중이다. 함께 회사를 세웠던 일론 머스크는 오픈AI가 당초 약속을 저버렸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9월 엔비디아(NVIDIA)로부터 1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약을 따냈고, 향후 5년간 오라클(Oracle) 클라우드 서비스에 3000억 달러를 쓰기로 약속하는 등 공격적인 인프라 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재 매출과 보유 현금을 훨씬 웃도는 규모지만, 강력한 자금 조달 능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주 최신 대규모 AI 모델인 GPT-5를 공개한 오픈AI는 출시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이 이전 모델 접근 권한을 잃었다며 불만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샘 올트먼(Sam Altman) CEO는 “GPT-5가 대부분 면에서 더 나은 성능을 보이는데도, 사람들이 GPT-4o에서 좋아했던 부분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과소평가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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