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1형 당뇨 ‘완치’ 꿈 접었다…세포치료제 부문 폐쇄


당뇨병 치료제 ‘위고비’로 유명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1형 당뇨병 완치라는 야심찬 목표를 포기했다. 회사는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을 전면 중단하고 해당 부서 직원 250명 중 대부분을 해고하기로 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Novo Nordisk Logo - 와우테일

노보 노디스크 대변인은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적절한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관련 직원들을 존중해 개별 사업장이나 분야에 대한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지난 7월 취임한 마지아 마이크 두스타르(Maziar Mike Doustdar) CEO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의 일환이다. 두스타르 CEO는 2026년 말까지 연간 13억 달러(약 1조8,000억원)를 절감하기로 했고, 이 과정에서 전체 직원의 11%인 9,000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사업 영역을 재평가해 구조를 단순화하고 중복을 줄이며 핵심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보 노디스크는 불과 2주 전에도 일본 바이오텍 하트시드(Heartseed)와 진행하던 5억9,800만 달러 규모의 심장 세포치료제 개발 협력을 해지한 바 있다.

중단되는 프로그램에는 1형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인슐린 생성 베타세포 개발, 파킨슨병 치료제, 만성 심부전 치료제 등이 포함된다. 1형 당뇨병 프로그램은 전임상 단계, 파킨슨병 치료제는 초기 임상 단계에 있었다.

노보 노디스크는 세포치료제 대신 비만과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자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전날에는 미국 바이오텍 아케로 테라퓨틱스(Akero Therapeutics)를 47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대상인 간질환 치료제 에프룩시페르민(efruxifermin)은 내년 상반기 3상 임상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노보 노디스크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 제약사 다케다(Takeda)도 지난 1일 세포치료제 연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케다는 감마 델타 T세포 치료 플랫폼 손실로 580억 엔(약 5,200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하고, 미국 매사추세츠 연구소 직원 137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대형 제약사들이 줄줄이 세포치료제에서 손을 떼는 이유는 명확하다. 개발 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제조 공정이 복잡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최근 투자 환경이 악화되면서 제약사들은 더 빠르게 시장에 출시할 수 있고 수익성이 높은 치료제 개발로 방향을 틀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아케로 인수를 통해 비만 관련 간질환인 대사성 지방간염(MASH)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MASH는 미국 성인의 5%가 앓고 있는 질환으로, 위고비는 지난 8월 MASH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