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잇폴드 창업자가 만든 ‘비벤’, 직원 디지털 트윈으로 3,500만 달러 시드 펀딩


비벤(Viven)이 15일 스텔스 모드를 벗고 3,500만 달러의 시드 펀딩을 완료했다.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 파운데이션캐피탈(Foundation Capital), FPV벤처스(FPV Ventures) 등이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

Viven Eightfold co founders - 와우테일

비벤의 공동 창립자는 인재 채용 플랫폼 에잇폴드(Eightfold)의 공동 창립자인 아슈토시 가르(Ashutosh Garg)와 바룬 카콜리아(Varun Kacholia)다. 에잇폴드는 2016년 설립 이후 시리즈E 펀딩 라운드에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2의 주도로 2억 2,00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현재 가치평가는 21억 달러에 달한다. 에잇폴드는 AI 기반 인재 채용 및 관리 플랫폼으로 100개 이상의 국가의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이 사용 중이다. 두 창립자는 현재 에잇폴드를 이끌면서 동시에 비벤도 운영하고 있다.

비벤이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각 직원을 위한 ‘디지털 트윈’이다. 직원 개인의 이메일, 슬랙, 구글 문서 같은 업무 데이터를 학습해 전문화된 AI 언어모델을 만든다. 팀의 다른 구성원들은 이 디지털 트윈에 질문을 하면, 그 직원이 휴가 중이거나 다른 시간대에 있을 때도 필요한 정보를 즉시 얻을 수 있다는 게 비벤의 제안이다. “각 사람이 디지털 트윈을 갖추면 그것과 대화하듯이 상호작용할 수 있고 응답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아슈토시 가르는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민감한 정보나 개인 파일을 모두에게 공개할 수는 없다. 비벤은 이를 ‘쌍방향 맥락 및 프라이버시(pairwise context and privacy)’ 기술로 해결했다. 누가 어떤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정밀하게 제어한다. 아울러 디지털 트윈에 대한 모든 질문 이력을 직원이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해 투명성을 보장했다.

코슬라벤처스 창립자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는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시간은 모든 회사에서 가장 희귀한 자원입니다. 모든 직원을 위한 디지털 트윈을 만들면 조직이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으며, 조직 지식을 오래 보존할 수 있습니다.”

파운데이션캐피탈의 제너럴 파트너 아슈 가르(Ashu Garg)도 이 기술의 가치를 인정했다. 그는 “모든 직무에 걸쳐 존재하는 조율과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인데, 지금까지 아무도 이를 자동화하지 못했다는 점”이 투자의 주요 이유라고 밝혔다.

비벤은 현재 젠팩트(Genpact)와 에잇폴드 같은 기업들이 고객으로 사용 중이다. 이들은 온보딩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고, 인사 변동 중에도 의사결정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슈토시 가르는 현재 이 분야에서 경쟁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 실제로 경쟁사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노드 코슬라에 연락했고, 코슬라는 “아무도 이렇게 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과 함께 투자 의사를 밝혔다.

물론 미래에 다른 기업들이 진입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아슈 가르는 앤쓰로픽(Anthropic), 구글의 제미니(Google Gemini),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Microsoft Copilot), 오픈AI(OpenAI)의 엔터프라이즈 검색 제품들이 개인화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비벤은 자신의 ‘쌍방향’ 맥락 기술이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한 회사의 경영진으로서 동시에 다른 회사를 창업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다만 창업 생태계에서 이런 시도를 한 인물들이 있다. 트위터와 스퀘어(Square)의 공동 창립자 잭 도르시(Jack Dorsey)는 한때 두 회사의 CEO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 사례가 있으며, 위비파커(Warby Parker)의 공동 창립자 제프 라이더(Jeff Raider)는 면도기 브랜드 해리스(Harry’s)의 공동 CEO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명확한 역할 분담과 강한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이중 경영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다만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창업자의 이중 경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데, 의사 결정 지연이나 책임 소재의 모호함 같은 문제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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