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AI로 채용 혁신 ‘잭앤질’, 2000만 달러 시드 투자유치


런던 기반 AI 채용 플랫폼 잭앤질(Jack & Jill)이 설립 6개월 만에 크리엔덤(Creandum) 주도로 2000만 달러(약 270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디그 벤처스(DIG Ventures), 에이다 벤처스(Ada Ventures), 파이어드롭(firedrop), 리피트 벤처스(Repeat Ventures), 앙트러프러너스 퍼스트 에피소드 1 벤처스(Entrepreneurs First Episode 1 Ventures), 플레이페어(Playfair) 등도 투자에 참여했다.

Jack Jill cofounders - 와우테일

링크드인에 채용 공고를 올리면 6시간 만에 1000명이 지원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적합하지 않은 지원자다. 신호 대비 잡음 비율이 너무 낮아 아예 지원서를 검토하지 않는 기업도 있다. 구직자 입장도 다르지 않다. 끝없이 이어지는 채용 공고를 스크롤하며 수십 곳에 지원하지만 답장조차 오지 않는다. AI 기술 발전으로 자동 지원서와 대량 생성 자기소개서까지 쏟아지면서 채용 시장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잭앤질 창업자 맷 윌슨은 채용 문제 해결을 위해 두 번째 회사를 창업했다. “링크드인과 인디드가 등장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는 방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건강과 인간관계 다음으로 일이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데, 수십억 명이 자신에게 더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잭앤질의 해법은 대화형 AI 리크루터 두 명이다. 핵심은 단순한 키워드 매칭이 아니라 실제 사람과 나누는 것 같은 대화를 통해 깊이 있게 이해한다는 점이다. ‘잭’은 구직자를 위한 AI로, 20분간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며 기술과 경력은 물론 진짜 원하는 커리어가 무엇인지 파악한다. 그런 뒤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서 엄선한 일자리를 추천하고, 모의 면접이나 커리어 코칭도 제공한다. ‘질’은 기업을 위한 AI로, 채용 담당자와 충분히 대화하며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깊이 이해한 후 최적의 후보자를 찾아낸다.

윌슨이 대화형 AI를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한 매칭 알고리즘으로는 불가능한 뉘앙스와 맥락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시스템 위에 AI를 얹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생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헤드헌터의 수수료 구조, 스팸성 메시지, 넘쳐나는 수신함 등 잘못된 인센티브 구조를 그대로 둔 채 AI를 더하면 문제만 악화된다. 대신 인간 리크루터의 섬세함과 이해력에 AI의 속도와 규모를 결합해 채용을 더 효율적이고 덜 고통스럽고 공정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출시 6개월간 4만9000명이 잭과 대화했고, 수백 개 고성장 기업이 질을 활용하고 있다. 서비스는 현재 런던에서만 운영되지만 이번 투자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한다. 잭앤질은 링크드인처럼 구직자와 채용 담당자 모두가 지속적으로 활용하도록 설계했으며, 채용 성공 시 수수료를 받는다.

AI를 활용한 1차 면접은 중국 등에서 이미 확산됐다. 다국적 기업들이 현지 채용에 AI 면접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추세다. 하지만 윌슨은 단순 면접 자동화가 아니라 대화형 챗봇을 중심으로 채용 프로세스 자체를 재설계하는 게 핵심이라고 본다. 그는 “우리가 일하는 회사와 매칭되는 방식이 극도로 비효율적”이라며 “이는 해결할 가치가 있는 미션”이라고 말했다.

잭앤질은 앞으로 몇 달간 AI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새로운 기능을 출시할 계획이다. 윌슨은 “신뢰해준 고객과 매일 최선을 다하는 팀,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이제 더 많은 사람을 돕기 위해 다시 일로 돌아갈 시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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