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재활용 ‘레드우드 머티리얼즈’, 3.5달러 투자 유치.. 엔비디아도 투자


테슬라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창업한 배터리 재활용 기업 레드우드 머티리얼즈(Redwood Materials)가 시리즈 E 라운드에서 3억5000만 달러(약 4700억원)를 유치했다. 벤처캐피탈 이클립스(Eclipse)가 투자를 주도했고, 엔비디아의 벤처 투자 부문인 엔벤처스(NVentures)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redwood materials logo - 와우테일

이번 투자로 레드우드의 기업가치는 약 60억 달러(약 8조원)로 평가됐다. 지난해 50억 달러에서 10억 달러 상승한 수치다. 조달한 자금은 급성장 중인 에너지 저장 사업 확장과 배터리 소재 생산 능력 확대, 엔지니어링 및 운영 인력 충원에 쓰인다.

레드우드 머티리얼즈는 2017년 테슬라 공동 창업자이자 15년간 CTO를 지낸 JB 스트라우벨이 세운 회사다. 스트라우벨은 테슬라에서 배터리 셀 설계와 공급망을 총괄했고, 최초의 기가팩토리 컨셉을 모델3 생산까지 이끈 인물이다. 2019년 테슬라를 떠나 자문 역할로 물러났다가 2023년 테슬라 이사회로 복귀했다.

레드우드는 처음에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스크랩과 휴대폰, 노트북 같은 전자제품의 폐배터리 재활용에 집중했다. 여기서 코발트, 니켈, 리튬 같은 핵심 소재를 추출해 파나소닉, GM, 도요타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후 사업을 확장해 배터리 양극재와 음극재까지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에 주목해 에너지 저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레드우드 에너지(Redwood Energy)’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회수한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해 AI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산업 시설에 전력을 공급한다.

레드우드는 현재 북미에서 폐기되거나 사용된 배터리 팩의 70% 이상을 회수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 중 상당수가 재활용하기에는 수명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레드우드는 이런 ‘은퇴한’ 전기차 배터리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결합해 독립형 전력 공급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전력망과도 연결할 수 있고, 향후 천연가스 터빈이나 원자력 발전기와도 결합 가능하다.

올해 6월 기준 레드우드는 에너지 저장용 배터리 1기가와트시 이상을 확보했다. 2028년까지는 20기가와트시 규모의 그리드급 저장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사용된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하는 기업 중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

엔비디아가 이번 투자에 참여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AI 칩의 최대 공급업체인 엔비디아는 자사의 H100과 차세대 블랙웰 칩을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단순한 재정 투자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의 성격이 강하다.

레드우드는 지금까지 총 약 20억 달러의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여기에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20억 달러 규모의 대출 약정도 받았다. 회사는 보도자료에서 “국제 공급망 제약과 국내 수요 급증이 맞물린 지금이 레드우드와 미국 모두에게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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