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쓰로픽, 2026년 초 서울 오피스 개설…아태지역 3번째 거점


AI 기업 앤쓰로픽(Anthropic)이 2026년 초 서울에 사무소를 연다. 앤쓰로픽은 24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서울 오피스 개설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은 도쿄, 벵갈루루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세 번째 거점이다.

anthropic logo - 와우테일

이번 결정은 아태지역에서 나타난 폭발적인 성장세 덕분이다. 회사는 지난 1년간 아태지역 런레이트 매출이 10배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태지역 대기업 고객도 같은 기간 8배 늘었다. 대기업 고객은 각각 연 매출 10만 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기업들을 말한다.

한국은 앤쓰로픽의 글로벌 사용자 중에서도 특히 활발한 시장으로 떠올랐다. 앤쓰로픽의 경제지수(Economic Index)를 보면, 한국 사용자는 전체 사용량과 1인당 사용량 모두에서 글로벌 톱5에 올랐다. 특히 AI 코딩 도구인 클로드 코드(Claude Code)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다. 전체 클로드 코드 사용자의 4분의 1 이상이 아태지역에서 나오는데, 한국의 활성 주간 사용자는 지난 4개월간 6배나 뛰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클로드 코드를 쓰는 사용자도 한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쓰로픽 CEO는 “한국은 아시아 AI 혁신의 최전선에 있고, 이미 클로드가 강하게 자리잡았다”며 “클로드는 최첨단 기능과 책임 있는 배포에 필요한 안전장치를 함께 제공하도록 만들어졌다. 한국의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첨단 AI가 한국의 세계적 기술 생태계와 앞선 제도를 만났을 때 어떤 일이 가능한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은 단순히 AI를 쓰는 수준을 넘어 산업 전반의 AI 활용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로앤컴퍼니(Law&Company)는 클로드를 활용한 AI 법률 비서로 변호사 효율성을 거의 두 배 끌어올렸고, 법률 업무에 꼭 필요한 높은 정확도도 유지했다. 국내 최대 통신사 SK텔레콤은 클로드로 맞춤형 AI 고객 서비스 모델을 만들었는데, 이게 통신 산업 전체의 모범 사례가 됐다. SK텔레콤은 앞서 앤쓰로픽에 1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폴 스미스(Paul Smith) 앤쓰로픽 최고상업책임자는 “한국 기업들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게 클로드를 쓰는 곳이다. 특히 복잡한 코딩과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그렇다”며 “현지 거점을 두면 이런 세계적 수준의 기업과 스타트업을 더 가까이서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미스 최고상업책임자는 앤쓰로픽의 연간 매출이 70억 달러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현재 앤쓰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는 30만 개 넘는 기업 고객을 확보했고, 전체 사용량의 약 80%가 미국 밖에서 나온다. 회사는 미국 외 지역에서 클로드 수요가 커지자 국제 인력을 3배로 늘릴 계획이다.

앤쓰로픽은 한국 정부가 최근 세계 3대 AI 개발 허브가 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한국의 국가 전략과 맞춰 움직일 예정이다. 회사 경영진은 다음 주 서울을 찾아 고객과 파트너를 만나고, 한국의 AI 목표 달성을 돕겠다는 의지를 전할 계획이다.

한편 앤쓰로픽은 현재 한국 오피스를 위한 3개 직무를 채용 중이다. 채널 계정 매니저(Channel Account Manager, SI & Reseller), 클라우드 시장진출 파트너십 리드(Cloud GTM Partnerships Lead), 응용 AI 솔루션 아키텍트(Solutions Architect, Applied AI) 등이다. 모두 서울 근무 포지션이다.

한국은 글로벌 AI 기업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월 10일 챗GPT를 개발한 오픈AI(OpenAI)가 아시아 세 번째 지사인 ‘오픈AI 코리아’를 출범했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는 당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AI 시장 중 하나”라며 정부, 기업, 학계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앤쓰로픽까지 가세하면서 한국 AI 시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주요 각축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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