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투게더] 예술가의 IP를 브랜드로…예술과 수익을 모두 잡는 ‘비블파크’


“예술가들이 작품을 만들어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아트테크 스타트업 비블파크(vivlepark)의 박준호 대표는 “예술가들이 작품을 만들어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를 바꾸고 싶었다”고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 2022년 12월 설립된 비블파크는 ‘예술의 수익화’를 핵심 목표로 내세우며, 예술가들의 IP를 활용한 상품 제작과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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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초기에는 XR·VR 기술을 활용한 공연과 전통문화 기반의 극 작품 ‘달토끼(The MoodRabbit)’, ‘낙화’ 등을 제작하며 예술적 실험을 이어갔다. 그러나 예술가로서의 제작 중심 구조로는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한계를 느끼고 방향을 전면 전환(pivot)했다. 

“예술가로서의 정체성보다 사업가적 마인드를 갖는 게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피봇을 단행하게 됐습니다.”

이후 비블파크는 ‘예술 IP를 기반으로 한 수익형 프로젝트’로 전환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팀뮤지엄(Team Museum)’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가의 작품을 ‘아트 오브제(Art Objet)’로 재가공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구조를 만든다.

박준호 대표는 “직접 창작보다 동시대 작가들의 IP를 재가공해 새로운 상품으로 확장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라며 “토담스카드 프로젝트는 예술을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증명한 첫 시도였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꼽은 비블파크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인 ‘토담스카드 프로젝트’는 토담 작가의 작품을 AI 스타일 모듈화해 이용자의 사진을 해당 작가의 화풍으로 변환하고, 이를 포토카드와 3D 프린터 키홀더 형태로 제작·판매한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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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비블파크는 브랜드를 강화하며 ‘아트 오브제(Art Objet)’와 ‘포토(Photo)’ 두 축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영국의 아티스트 테스 스미스 로버츠(Tess Smith Roberts)의 IP를 활용한 과일 모양 키링은 더현대 서울 팝업스토어에서 3주 만에 완판되며 판교점, 부산 커넥트 현대까지 전시가 이어졌다. 

박준호 대표는 “검증된 작가의 감각과 비블파크의 기획력이 만나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요즘 작가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품을 홍보하고 수익 활동에도 적극적인데, 비블파크는 열린 마인드의 작가들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예술 비즈니스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블파크의 협업 대상은 SNS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신진 예술가들이다. 현재 협업 중인 작가는 12명에 이르며, 제품군을 키링에서 인형, 피규어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비블파크의 또 다른 핵심 사업은 ‘포토’ 브랜드다. 퍼스널 컬러 진단을 통해 고객의 톤에 맞는 보정과 프레임을 제공하고, 해당 색상에 어울리는 작가의 작품을 매칭한다. 퍼스널 컬러 기반의 즉석사진 브랜드 ‘컬러 포토’ 서비스를 통해 사진 촬영 경험을 하나의 예술 소비로 확장시키고 있다.

“요즘 젠지 세대는 색감에 매우 민감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색을 찾고, 그것이 예술 작품과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어요.” 

비블파크는 포토 브랜드 서비스로 세계 3대 디자인 시상식 중 하나인 레드닷 어워즈(Red Dot Awards)를 수상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한남동 리움미술관 인근에서 운영 중인 포토 브랜드 직영점은 당초 2개월 한정 운영 예정이었으나, 고객 반응이 좋아 상설 운영으로 전환됐다. 이는 비블파크의 기획력이 시장에서도 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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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파크의 차별점은 기술을 단순히 컴퓨터 기술로 한정하지 않는 유연성이다. 포토 기술, 소프트웨어 제작, 공간 디자인, 큐레이팅, 영상 제작, 소셜미디어 마케팅까지 아우르는 멀티플레이어 조직으로, 대외적으로는 아트테크 회사이지만 실제로는 기획사에 가깝다.

비블파크의 접근법은 새로운 시장 창출보다는 기존의 성숙한 시장에 예술이라는 특이점을 가미하는 전략이다. 키덜트 시장, 즉석 사진 시장, 뷰티 시장, 소셜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시장 등 이미 검증된 시장에 예술적 요소를 결합해 고객을 자연스럽게 예술 분야로 유입시키는 것이다. 현재 비블파크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모객, 포토 사업의 체험, 아트 오브제를 통한 구매 전환이라는 완결된 고객 여정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예술 분야 초기창업 지원사업을 통해 법률, 노무, 변리, 기술, BM, IR 등 종합적인 멘토링을 받으며 성장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포토 사업 분야에서의 투자 유치와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협력도 적극 추진 중이다.

“예술가의 자존심을 상업화로 훼손시키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작가가 지속적으로 창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2022년 12월 창업한 비블파크는 ‘예술은 배고프다’는 오래된 편견을 바꿔나가는 한편, 예술과 기술을 결합을 통해 예술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비전을 실현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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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기반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비블파크는 게임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XR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팀이었어요. 이 기술을 활용해 전통예술과 현대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예술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2023년 ‘달토끼’라는 작품에서는 토끼의 해와 볏짚 태우기 전통문화를, 2024년 ‘낙화’에서는 낙화놀이 전통문화를 VR 극으로 구현했어요.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믿음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현대적 기술과 결합해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예술작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비블파크 팀이 해결하려는 문제점이 무엇입니까?

예술과 사업은 근본적으로 다른 출발점을 가져요. 사업은 고객의 니즈에서 시작하지만, 예술은 창작자의 ego에서 시작하거든요. 비블파크도 2년간 XR 극으로 수익을 내려고 다양한 플랫폼에 올려봤지만, 제작비는 많이 들고 후킹 요소는 부족해서 예술 지원사업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런 딜레마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도 아니고 예술도 아닌 애매한 경계에 있는 많은 기업들이 겪는 공통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비블파크는 이 ‘예술과 사업’이라는 물과 기름 같은 관계 자체를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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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합니까?

예술에 ‘고객’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우리는 ‘띰뮤지엄’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가의 ego와 고객의 ego를 결합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작년 ‘Todam’s Card’ 프로젝트가 좋은 예시인데요. 유저가 업로드한 사진을 AI로 토담 작가님 작품 스타일로 변환해서 키링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였어요. 여기서 고객의 ego는 ‘자신의 사진과 추억을 키링으로 남기고 싶다’는 니즈이고, 예술가의 ego는 AI 모델 학습과 키링 디자인 등 비주얼적 부분에 녹아있죠.

결국 “예술가의 IP를 Product로 구현해 PMF를 달성한다”는 것이 비블파크의 해결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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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의 예술적 철학과 지향점은?

비블파크는 이제 순수한 예술가보다는 예술을 향유하려는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느냐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사업의 미션은 “누구나 예술가의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고, 비전은 “기술 기반의 예술의 창(Art Gateway)이 되어 예술가의 이야기를 향유자가 더욱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경쟁사 대비 우리의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가장 큰 장점은 ‘기술’을 컴퓨터 기술에만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포토 기술, 소프트웨어 제작, 공간 디자인, 큐레이팅, 영상 제작, 소셜미디어 마케팅까지 모든 영역을 커버하면서도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모든 업무의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구체화했기 때문이에요. 대외적으로는 아트테크 회사이지만, 실제로는 기획사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하나의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사회가 원하는 방향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강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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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공하는 제품/서비스와 주요 성과는?

3가지 주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아트오브제’ 사업은 테스 스미스-로버츠 작가와 협업해 더현대에서 8월 팝업을 진행했는데, 인기가 많아 3주로 연장되었고 초판 키링이 완판됐어요. 이후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부산 커넥트 현대에서도 성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포토 사업’은 퍼스널컬러 측정과 예술가의 아트 프레임을 결합한 즉석 사진 서비스입니다. 올해 7월 레드닷 어워즈를 수상했고, 8월부터 한남동 리움미술관 근처에서 직영점을 상설 운영하고 있습니다. AI 퍼스널컬러 진단 기술은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에요.

소셜미디어 사업은 ‘띰뮤지엄’ 인스타그램으로 3.2만 팔로워에게 예술가 이야기를 쉽고 트렌디하게 전달하고 있어요. 유튜브도 5천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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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 시장과 핵심 고객은?

우리의 전략은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 검증된 시장에 예술을 결합해 특이점을 만드는 것이에요. 아트오브제는 키덜트 시장에, 포토 사업은 즉석 사진과 뷰티 시장에, 소셜미디어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시장에 각각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작은 블루오션을 찾기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레드오션에 비블파크만의 색깔을 입히는 게 생존에 더 유리하다고 봐요. 각각 다른 시장의 고객들을 자연스럽게 예술 분야로 유입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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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과 향후 계획은?

각 사업의 수익 모델은 명확해요. 아트오브제는 제품 판매 후 예술가와 수익을 배분하고, 포토 사업은 즉석 사진 판매와 포토 부스 렌탈, 그리고 뷰티 업체와의 협업으로 수익을 창출합니다. 소셜미디어는 고객 모객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올해 안으로 이 세 가지를 통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소셜미디어로 모객하고, 포토 사업으로 몰입 경험을 제공한 후, 아트오브제로 구매 전환을 이끄는 완전한 고객 여정을 만들고 싶어요.

비블파크 팀의 핵심 경쟁력은?

세 가지 핵심 경쟁력이 있어요. 첫째는 몰입에 대한 이해입니다. XR 극 제작 경험을 통해 ‘몰입’을 깊이 연구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빠르게 프로덕트로 만들어 시장 실험을 할 수 있어요.

둘째는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팀원 모두가 디자인이나 순수예술을 전공한 ‘예술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예술 기술 집단’이에요. 예술 분야의 고질적인 문제를 직접 경험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해왔습니다.

셋째는 유연성입니다. Unity, C#, 3D 모델링, VFX 등 전문 기술에서 시작해 지금은 소셜미디어 콘텐츠, 포토 소프트웨어, 제품 제작까지 영역을 확장했어요. 가장 좋은 기회를 향해 과감하게 변화할 수 있는 유연성이 앞으로 더 빨라질 AI 시대에 큰 장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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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경영지원센터 프로그램을 통해 받은 도움은?

예경의 초기창업 지원사업은 비블파크가 예술 기업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해준 버팀목이었어요. 적절한 타이밍에 법률, 노무, 변리, 기술, BM, IR 등 종합적인 멘토링을 제공해주어서 프로덕트 제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습니다.

특히 성과 평가와 중간평가 과정에서 사업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아트부스트를 통한 선배 기업가들의 조언, 예술 산업 아카데미의 다양한 수업을 통해 예술가와 기업가의 경계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어요. 예술 사업을 진행하려는 기업가들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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