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구글 클라우드와 수백억 달러 규모 TPU 확장 계약 체결


앤스로픽(Anthropic)이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와 수백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3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앤스로픽은 최대 100만 개의 구글 TPU(텐서 처리 장치) 칩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며, 2026년까지 1기가와트(GW) 이상의 컴퓨팅 용량을 확보한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1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은 약 500억 달러로, 이 중 350억 달러가 칩에 할당된다.

anthropic google cloud - 와우테일

앤스로픽의 최고재무책임자 크리슈나 라오(Krishna Rao)는 “포천 500대 기업부터 AI 네이티브 스타트업까지 우리 고객들이 가장 중요한 업무에 클로드를 활용하고 있다”며 “이번 용량 확대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면서 모델을 업계 최첨단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클라우드 CEO 토머스 쿠리안(Thomas Kurian)은 “앤스로픽이 TPU 사용을 대폭 확대한 것은 지난 몇 년간 경험한 강력한 가격 대비 성능과 효율성 덕분”이라며 7세대 TPU인 아이언우드(Ironwood)를 포함한 AI 가속기 포트폴리오를 더욱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앤스로픽의 가파른 성장세가 있다. 현재 30만 개 이상의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 10만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는 대형 계정이 지난 1년간 7배 가까이 늘었다. CNBC에 따르면 연간 매출 런레이트는 70억 달러에 달하며, 2025년 말까지 90억 달러, 2026년에는 최대 26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초 출시한 코드 생성 도구 ‘클로드 코드(Claude Code)’는 연간 매출 런레이트가 10억 달러에 육박하며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단일 벤더에 의존하지 않는 다각화 전략을 구사한다. 구글의 TPU, 아마존의 트레이니엄(Trainium), 엔비디아의 GPU 등 세 가지 칩 플랫폼을 활용하며, 이를 통해 가격, 성능, 전력 제약을 최적화하고 있다. 아마존은 앤스로픽의 주요 훈련 파트너이자 클라우드 제공업체로, 지금까지 8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구글의 투자액 30억 달러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앤스로픽은 아마존과 함께 미국 내 여러 데이터센터에 걸쳐 수십만 개의 AI 칩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레이니어(Project Rainier)’를 진행 중이다.

앤스로픽과 구글 클라우드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2023년 처음 체결됐다. 구글 클라우드의 버텍스 AI(Vertex AI) 플랫폼과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기업들에게 클로드 모델을 제공해왔으며, 현재 피그마(Figma), 팔로알토 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 커서(Cursor) 등 수천 개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AI 인프라 시장에서 구글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앤스로픽이 오픈AI(OpenAI)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AI는 8월 기준 연간 매출 런레이트 13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연말까지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픈AI가 소비자 중심인 반면, 앤스로픽은 신뢰성과 데이터 보안을 강조하며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차별화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최근 아이코닉(ICONIQ)이 주도한 시리즈 F 라운드에서 130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83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Fidelity Management & Research Company)와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가 공동 주도했으며, 블랙록(BlackRock), 블랙스톤(Blackstone), 코투(Coatue) 등이 참여했다.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