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AI 에이전트 ‘기가’, 6,100만 달러 투자 유치…도어대시와 협력


음성 기반 AI 고객지원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가(Giga)가 시리즈 A에서 6,1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레드포인트 벤처스(Redpoint Ventures)가 투자를 주도했고,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와 넥서스 벤처 파트너스(Nexus Venture Partners)가 함께했다.

giga seriesA - 와우테일

인도 IIT 카라그푸르 출신으로 포브스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된 바룬 부마디(Varun Vummadi)와 에샤 마니딥(Esha Manideep)이 공동 창업한 기가는 이미 도어대시(DoorDash)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 투자금은 포춘 100대 기업 공략과 조직 확장에 쓰일 예정이다.

기가는 대학 기숙사에서 출발했다. 처음엔 기업용 대규모 언어모델 파인튜닝을 생각했지만, 고객사를 만나며 고객 지원 자동화로 방향을 틀었다. 지금은 전자상거래, 금융, 의료, 통신 등에서 매달 수백만 건의 고객 상담을 처리한다.

기가의 강점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AI 에이전트가 처음 60%에서 98%까지 문제 해결률을 스스로 끌어올리는 자가 학습 시스템, 2주 안에 서비스를 가동시키는 빠른 도입 속도, 그리고 99개 언어를 지원하는 초저지연 음성 기술이다. 기가의 AI는 0.5초 안에 듣고, 이해하고, 판단하고, 데이터를 조회하고, 답하는 전 과정을 수행한다.

도어대시 사례가 기가의 역량을 잘 보여준다. 배달원이 고객 집을 찾지 못하거나 배송을 완료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기가의 AI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작동한다. 먼저 배달원과 통화를 유지하며 상황을 파악한다. 동시에 고객에게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 정확한 주소를 확인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AI는 확인된 주소가 도어대시의 배송 정책에 부합하는지,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 지역인지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이 모든 과정이 사람 개입 없이 몇 초 안에 이뤄진다.

금융권에서도 실제 서비스 중이다. 고객이 평소와 다른 패턴의 송금을 하면, AI가 자동으로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거래 출처를 확인한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방금 진행하신 50만 달러 송금 건을 확인 중입니다. 본인이 직접 하신 거래가 맞으신가요?”라고 자연스럽게 묻는다. 고객이 부동산 구매라고 답하면, AI는 질로우(Zillow) 같은 외부 데이터베이스와 교차 검증해 해당 부동산 거래가 실제로 존재하는지까지 확인한다.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모든 기록도 자동으로 남긴다.

도어대시 공동창업자 앤디 팡은 “기가는 데이터를 활용해 상급자 전달 감소, 빠른 해결, 효율적인 업무 흐름 등 실질적인 개선을 만들어냈다”며 “월 5천만 명에게 4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하는 우리에겐 이런 파트너십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레드포인트 벤처스의 사티시 다르마라지 매니징 디렉터는 “기가는 단순히 챗봇을 만드는 게 아니라 고객 음성을 위한 AI 인프라 자체를 구축하고 있다”며 “우리 초기 투자 중 가장 큰 규모에 속한다”고 밝혔다.

기가는 기업이 보유한 고객지원 대화 기록과 정책 문서를 학습해 즉시 정확하고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감정까지 이해하는 AI 상담원을 만들어낸다. 사람 개입 없이 복잡한 정책과 여러 시스템을 넘나들며 실시간으로 판단한다. 검색 증강 생성(RAG)과 맥락 추론 기술로 정책을 지키면서도 속도와 정확성을 잃지 않는 대화가 가능하다.

음성 AI 시장엔 일레븐랩스(ElevenLabs), 바피(Vapi) 같은 스타트업부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까지 뛰어들었다. 시장 규모는 2024년 31억 달러에서 2034년 475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기가가 차별화되는 지점은 구축 속도와 동시 처리 능력이다. 기업은 기존 상담 기록과 정책을 올리기만 하면 시스템이 알아서 학습한다. 듣고, 이해하고, 판단하고, 데이터를 찾고, 답하는 작업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실시간 오케스트레이션 구조를 갖췄다.

음성 AI는 지역 억양과 발음 차이 문제를 안고 있다. 기가는 다국어 언어모델과 사용자 선호도 학습으로 이를 해결한다. 모국어로 대화하는 옵션을 제공하고, 대화할 때마다 선호도를 기억해 계속 나아진다.

금융과 의료처럼 규제가 센 산업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들 분야엔 오픈소스 모델을 써서 고객사 자체 클라우드에 직접 배치함으로써 데이터 유출을 원천 차단한다. 금융권에선 거래 패턴이 평소와 다를 때 AI가 자동으로 출처를 확인하고 규제 당국 제출용 기록을 남기는 식으로 쓰인다.

부마디 CEO는 “기업들이 매년 콜센터에 수십억 달러를 쓰지만 고객 경험은 여전히 엉망”이라며 “기가로 이걸 바꾸려 한다. 기계가 목소리의 뉘앙스를 알아듣고 대화하는 게 이제야 가능해졌다”고 했다.

기가는 고객 지원을 시작점으로 본다. 차세대 1조 달러 기업들이 쓸 엔터프라이즈 운영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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