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체인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포모’, 벤처마크에서 1700만 달러 투자


크로스체인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포모(Fomo)가 벤치마크(Benchmark) 주도로 17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포모의 누적 투자금은 1900만 달러로 늘어났다.

fomo team - 와우테일

벤치마크가 암호화폐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우버, 스냅챗,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소비자 플랫폼 투자로 유명한 이 벤처캐피탈은 암호화폐 영역에서는 손을 떼다시피 했다. 2018년 블록체인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에 투자한 이후 거의 활동이 없었던 벤치마크가 다시 암호화폐 시장에 베팅한 것이다. 벤치마크 파트너 체탄 푸타군타(Chetan Puttagunta)는 포모의 빠른 성장세에 매료돼 직접 이사회에 합류했다.

포모는 올해 5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크로스체인 거래앱이다. 여러 블록체인에 흩어진 암호화폐를 하나의 계좌에서 통합 관리하며 거래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기존에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의 암호화폐를 거래하려면 각각 별도의 지갑을 만들고, 체인 간 자산 이동을 위한 ‘브리지’라는 중개 서비스를 거쳐야 했다. 거래할 때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사용료인 ‘가스비’도 따로 내야 했다.

포모는 이런 복잡한 과정을 모두 제거했다. 사용자는 한 번의 스와이프만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는 물론 수백만 개의 암호화폐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여기에 소셜 기능까지 더해 실력 있는 트레이더를 팔로우하고, 지금 뜨는 코인이 무엇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공동창업자 폴 에를랑어(Paul Erlanger)와 박세용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남다른 전략을 펼쳤다. 일반적인 시드 라운드를 건너뛰고, 처음부터 엔젤 투자자 확보에 집중한 것이다. 두 사람은 함께 일하고 싶은 엔젤 투자자 200명의 명단을 작성했다. 이전 직장인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dYdX에서 쌓은 인맥을 총동원해 소개를 부탁했고, 그것도 안 되면 직접 전화를 걸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40명의 엔젤 투자자가 포모에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자 명단은 화려하다. 폴리곤 랩스(Polygon Labs) CEO 마크 보이론(Marc Boiron), 솔라나(Solana) 공동창업자 라지 고칼(Raj Gokal), 전 코인베이스(Coinbase) CTO이자 유명 엔젤 투자자 발라지 스리니바산(Balaji Srinivasan) 등 암호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NFT 프로젝트 퍼지 펭귄스(Pudgy Penguins) CEO 루카스 네츠(Lucas Netz),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문페이(MoonPay) CEO 이반 소토-라이트(Ivan Soto-Wright)도 이번 라운드에 참여했다.

포모의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베타 서비스 6개월 동안 약 7억 달러의 거래를 처리했고, 12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이 중 3만5000명은 활발히 거래하는 트레이더다. 신용카드나 계좌이체로 암호화폐를 구매하는 ‘온램프’ 기능을 통해선 500만 달러어치 거래가 이뤄졌고, 1만5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처음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발을 들였다. 사용자는 매주 10%씩 늘고 있다.

전환점은 6월 애플페이(Apple Pay) 지원을 추가하면서 찾아왔다. 앱을 내려받고 곧바로 거래를 시작할 수 있게 되자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주당 수익은 15만 달러로 뛰었고, 하루 거래량은 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9월 투자 유치 이후엔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져 현재 하루 거래량이 2000만~4000만 달러, 하루 수익은 15만 달러에 이른다.

포모는 거래 한 건당 0.5%의 수수료를 받는다. 솔라나에서 거래할 때는 최소 0.95달러를 내야 하지만, 베이스(Base)나 BNB 체인 같은 저비용 블록체인에서는 최소 수수료가 없다. 가스비를 사용자가 아닌 포모가 부담한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지금 포모에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부터 밈코인과 알트코인까지 수백만 개 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 회사는 6개월 안에 거의 모든 블록체인의 모든 자산을 다룰 수 있게 만든다는 목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예측 시장, 채권 같은 전통 금융 상품까지 거래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벤치마크 푸타군타 파트너는 “폴과 박세용, 그리고 전체 팀은 암호화폐 자산을 쉽게 발견하고 거래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다”며 “출시 몇 달 만에 놀라운 성장세로 그 비전이 시장에서 통한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모는 투자금으로 ‘모든 금융의 소셜 레이어’가 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금은 작은 소셜 네트워크로 시작했지만,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다룰 수 있는 자산도, 투자 방식도, 서비스 형태도 함께 확장될 것이란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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