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 고도화 위해 2억 달러 투자 유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업 싱크론(Synchron)이 2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D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더블 포인트 벤처스(Double Point Ventures)가 주도한 이번 라운드에는 아치 벤처스(ARCH Ventures),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베조스 익스페디션스(Bezos Expeditions), NTI, 메티스(METIS) 등 기존 투자사가 참여했다. 호주 국가재건기금(Australian National Reconstruction Fund), T.Rx 캐피털(T.Rx Capital), 카타르투자청(Qatar Investment Authority), K5 글로벌(K5 Global), 프로토콜랩스(Protocol Labs), IQT 등 신규 투자사도 합류하면서 싱크론의 총 누적 투자액은 3억 4,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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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설립된 싱크론은 뉴욕에 본사를 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인 스텐트로드 BCI 플랫폼은 혈관을 통해 삽입되는 세계 최초의 비수술적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다. 카테터 시술로 삽입된 스텐트로드는 혈관을 통해 운동피질과 연결돼 신경 신호를 기록하고 무선으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덕분에 마비 환자들은 손을 쓰지 않고도 생각만으로 디지털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미국과 호주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을 통해 현재까지 10명의 마비 환자가 스텐트로드 BCI 이식을 받았다.

싱크론의 톰 옥슬리 최고경영자는 “마비 환자들의 일상을 위해 설계된 최초의 비수술적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만들었다”며 “이번 투자로 스텐트로드 BCI 플랫폼 상용화와 함께 차세대 경혈관 고채널 전뇌 인터페이스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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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론은 애플(Apple)과의 협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애플의 BCI-HID 프로토콜을 통합한 최초의 BCI 기업이 된 것이다. 블루투스 기반 iOS 프로토콜을 공동 개발해 뇌 활동을 아이패드, 아이폰, 비전 프로 등 애플 기기와 직접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터치나 음성, 시선 추적 없이도 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지난 5월 발표된 이 기술은 운동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새로운 디지털 접근 방식을 제공한다. 8월에는 ALS 환자 마크 잭슨이 FDA 승인 COMMAND 임상시험에서 생각만으로 아이패드를 제어한 첫 사례가 됐다.

엔비디아(NVIDIA)와의 협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올해 1월 싱크론은 엔비디아의 홀로스캔 플랫폼을 활용해 이식형 BCI의 실시간 엣지 AI 역량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신호 처리와 멀티 AI 추론 기술 개선은 물론, 뇌 추론을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까지 시도하고 있다. 3월에는 인간의 인지 활동으로 직접 학습된 인공지능 ‘키랄(Chiral)’을 공개하며 인지 AI 시대를 열었다.

투자금은 뉴욕과 샌디에이고 거점 확대에 투입된다. 뉴욕의 인지 AI 부서는 뇌 데이터로 학습해 실시간으로 사고를 해독하는 모델 훈련을 맡는다. 샌디에이고의 새 엔지니어링 허브는 세계 최고 수준의 뇌 인터페이스 구축을 담당한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분야는 최근 대규모 투자가 몰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는 올해 6월 6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E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9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가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1월 첫 인간 이식에 성공한 뉴럴링크는 현재까지 5명의 중증 마비 환자에게 BCI를 이식했다. FDA로부터 시각 및 언어 회복 프로그램에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았으며, 총 누적 투자액은 약 12억 달러에 이른다.

뉴럴링크의 공동 창립자 출신인 벤 라포포트가 세운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스(Precision Neuroscience)도 지난해 12월 1억 2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확보했다. 제너럴 에퀴티 홀딩스(General Equity Holdings) 주도로 진행된 이번 라운드를 통해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스의 총 투자액은 1억 5,500만 달러가 됐다. 이 회사의 레이어 7 코티컬 인터페이스는 뇌 표면에 부착되는 얇은 필름 형태의 전극 어레이로, 뇌 조직을 뚫지 않아 덜 침습적이라는 게 강점이다. 올해 4월 FDA 510(k) 승인을 받아 최대 30일간 임상 사용이 가능해졌다.

텍사스 오스틴의 패러드로믹스(Paradromics)는 2023년 5월 프라임 무버스 랩(Prime Movers Lab) 주도로 3,300만 달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패러드로믹스의 커넥서스 BCI는 1,600개 이상의 개별 뉴런에서 신호를 기록할 수 있는 고데이터율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다. FDA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았으며, 올해 2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NEOM)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 이 파트너십으로 네옴 내에 BCI 연구 우수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2008년 설립된 블랙록 뉴로테크(Blackrock Neurotech)는 업계 베테랑이다. 지난해 4월 암호화폐 기업 테더(Tether)로부터 2억 달러 투자를 받으며 테더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블랙록의 뉴로포트 어레이는 2004년부터 인간에게 이식돼 왔으며, 지금까지 40명 이상의 환자가 사용했다. 2016년 네이선 코플랜드가 블랙록 BCI로 로봇 팔을 제어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주먹 인사를 나눈 일화는 유명하다.

모건스탠리는 BCI 시장이 미국에서만 4,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블 포인트 벤처스(Double Point Ventures)의 캠벨 머레이 공동창립자는 “싱크론은 일상 헬스케어 환경에서 쓸 수 있는 최초의 확장 가능하고 최소 침습적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있다”며 “신경혈관 접근법과 혁신적인 기기 엔지니어링, 적응형 AI를 결합해 마비 환자들의 디지털 자율성을 회복시키는 근본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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