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AI 에이전트 플랫폼 ‘심(Sim)’, 700만 달러 시리즈 A 유치


Sim(심)이 스탠더드 캐피털(Standard Capital) 주도로 7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퍼플렉시티 펀드(Perplexity Fund), SV 엔젤(SV Angel),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가 투자에 참여했다. 여기에 폴 그레이엄(Paul Graham), 폴 부히트(Paul Bucheit), 알리 로가니(Ali Rowghani), 카즈 네자티안(Kaz Nejatian)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엔젤 투자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sim ai team - 와우테일

올해 초 샌프란시스코 아파트에서 출발한 Sim은 불과 몇 개월 만에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다. 깃허브 스타 1만 8천 개를 받았고, 개발자 6만 명이 플랫폼을 쓰고 있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100여 곳이 실제 업무에 Sim을 활용 중이다. 지금까지 처리한 워크플로우만 1천만 건이 넘는다.

공동 창업자인 에미르 카라베그(Emir Karabeg) CEO와 왈리드 라티프(Waleed Latif) CTO는 UC 버클리 출신이다. 카라베그는 Sim 창업 전 월 활성 사용자 30만 명 규모의 AI 학습 플랫폼 WorkNinja를 만들었다. 라티프는 아마존의 스마트 초인종 서비스 링(Ring)에서 백엔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가 만든 시스템은 초당 100만 건이 넘는 트랜잭션을 처리한다.

회사는 투자금으로 AI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를 누구나 쉽게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Sim은 출발부터 오픈소스를 고집했고, 투자를 받은 뒤에도 이 원칙을 지킬 거라고 밝혔다.

Sim이 내놓은 건 피그마(Figma) 같은 비주얼 캔버스다. 개발자들은 마우스로 드래그 앤 드롭만 하면 대규모 언어 모델을 슬랙(Slack), 지메일(Gmail), 수파베이스(Supabase), 파인콘(Pinecone) 같은 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다. 코드를 길게 작성할 필요 없이 블록을 이어붙이듯 AI 에이전트를 만든다. 마치 레고를 조립하는 것처럼 말이다.

완성한 워크플로우는 API나 챗봇, 예약 작업 등 원하는 형태로 바로 배포된다. 클라우드에 올라가 있는 AI 모델뿐 아니라 회사 서버에 직접 설치한 로컬 모델도 쓸 수 있다. 실시간으로 어디서 문제가 생기는지 확인하고, 성능을 분석하고, 비용도 추적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개발자들은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해야 했다. 랭체인(LangChain)이나 랭그래프(LangGraph) 같은 프로그래밍 라이브러리를 쓰면 강력하지만, 수백 줄의 코드를 직접 작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 에이전트 하나 만들려면 모델 연결, 프롬프트 설정, 메모리 관리 등을 일일이 코딩해야 한다. 반대로 노코드 플랫폼은 시작이 쉽지만, 조금만 복잡해져도 원하는 걸 만들기 어렵다.

Sim은 이 중간 지점을 공략한다. 랭체인 같은 라이브러리가 ‘벽돌과 시멘트’라면, Sim은 ‘레고 조립 도구’에 가깝다. 개발자들은 코드를 작성하는 대신 블록 10개를 마우스로 이어붙여 같은 결과물을 만든다. 비주얼 인터페이스로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필요하면 코드 레벨에서 세밀하게 조정할 수도 있다. 쉬운 건 쉽게, 복잡한 건 복잡하게 다룰 수 있다는 얘기다.

Sim이 그리는 미래는 명확하다. 앞으로 소프트웨어는 ‘에이전트’가 중심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기업들은 각자 전문 분야를 가진 AI 에이전트 여러 개를 조합해서 쓸 거고, 이 에이전트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정보를 찾고 일을 처리하게 된다. Sim은 이런 에이전트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돌리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애플리케이션을 다 걷어내면 워크플로우만 남는다. 워크플로우가 소프트웨어 산업의 기초다.” Sim 측의 설명이다. 간단한 프로토타입부터 실제 서비스까지, 에이전트 한 개짜리 시스템부터 여러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복잡한 구조까지, 모든 걸 실용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 시장엔 경쟁자들이 많다. n8n은 ‘오픈소스 버전 재피어(Zapier)’로 불리며 워크플로우 자동화 쪽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최근엔 AI 에이전트 기능도 추가했다. 플로와이즈(Flowise) 랭플로우(Langflow)는 랭체인 기반으로 AI 워크플로우 구축에 특화됐다. 오픈AI도 얼마 전 에이전트킷(AgentKit)과 에이전트 빌더(Agent Builder)를 내놨다.

하지만 Sim은 오픈소스를 유지하고, 특정 회사 서비스에 종속되지 않으며, 다양한 AI 모델을 자유롭게 골라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쓰기 쉬우면서도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는 게 Sim의 포지셔닝이다.회사는 투자금으로 커뮤니티를 키우고 플랫폼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를 채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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