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스파크, 2억 달러 투자 유치.. 창업 2년 만에 유니콘 등극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본사를 둔 AI 에이전트 스타트업 젠스파크(Genspark)가 2억 달러 이상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번 라운드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LG Technology Ventures)와 일본 SBI인베스트먼트(SBI Investment)가 주도했으며, 중국 텐센트홀딩스(Tencent Holdings)와 홍산캐피털(HongShan, 구 세쿼이아캐피털 차이나)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genspark superagent coverimage - 와우테일

젠스파크는 2024년 6월 시드 투자로 6,000만 달러를 조달하며 2억 6,000만 달러의 가치로 평가받았다. 이후 불과 8개월 만인 2025년 2월 시리즈A에서 1억 달러를 유치해 기업가치를 5억 3,000만 달러로 두 배 끌어올렸고, 이번 시리즈B로 다시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에릭 징(Eric Jing) CEO와 케이 주(Kay Zhu) CTO가 2023년 공동 창업한 젠스파크는 두 사람 모두 바이두(Baidu) 출신이다. 에릭 징은 바이두 부사장으로 샤오두(Xiaodu) 스마트 스피커 사업을 이끌었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빙 검색 아시아 시장 개발과 대화형 AI 샤오아이스(Xiaoice) 개발에 참여했다. 케이 주는 바이두 샤오두 테크놀로지 CTO를 역임했으며, 구글에서 머신러닝 인프라와 텐서플로우용 XLA 컴파일러 작업에도 참여한 경력이 있다.

젠스파크는 처음에 AI 기반 검색 엔진으로 출발했다. 이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웹의 여러 소스에서 정보를 모아 ‘스파크페이지(Sparkpage)’라는 맞춤형 요약 페이지를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방식이다. 전통적인 검색 엔진이 링크 목록을 제시하는 것과 달리, 젠스파크는 여러 신뢰할 만한 출처의 정보를 종합해 하나의 완결된 페이지로 제공한다. 각 스파크페이지에는 AI 코파일럿이 내장돼 있어 후속 질문이나 추가 설명을 바로 요청할 수 있다.

스파크페이지는 여행 관련 검색의 경우 위키피디아처럼 목차, 인근 인기 명소 영상, 여행 팁, 챗봇 등을 담은 종합 페이지를 제공한다. 제품 검색에서는 장단점 목록과 소셜미디어, 언론,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리뷰를 모아 보여준다. 젠스파크는 광고나 SEO에 의존한 편향된 콘텐츠를 배제하고, 신뢰도 높은 정보 제공에 집중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젠스파크의 진정한 도약은 2025년 4월, 과감한 전략적 전환에서 시작됐다. 당시 5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검색 엔진을 전면 중단하고, ‘슈퍼 에이전트(Super Agent)’라는 범용 AI 에이전트로 피봇한 것이다.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한 것이다.

슈퍼 에이전트는 9개의 서로 다른 대형 언어모델을 조율하는 ‘에이전트 혼합(Mixture-of-Agents)’ 아키텍처를 사용한다. 각 작업 유형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선택해 배치하는 방식으로, 80개 이상의 전문 도구와 10개 이상의 자체 데이터셋을 활용한다. 이용자는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설정할 필요 없이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AI가 계획을 세우고 실행까지 완료한다.

슈퍼 에이전트의 가장 주목할 만한 기능은 실제 전화 통화 능력이다. ‘콜 포 미(Call For Me)’ 기능을 통해 AI가 합성 음성으로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어 예약하고, 식품 알레르기나 좌석 선호도까지 전달할 수 있다. 여행 계획의 경우 숙박 시설, 날씨, 대중교통 옵션, 명소 간 도보 거리 등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완전한 5일 여정을 작성한다.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 제작, 동영상 생성, 시장 조사 보고서 작성 등 다양한 작업도 자동으로 처리한다.

이러한 전환은 즉각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젠스파크는 슈퍼 에이전트 출시 후 9일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45일 만에 3,600만 달러, 6개월 만에 5,000만 달러를 돌파하며 AI 업계에서 가장 빠른 매출 성장 속도를 보였다. 월간 활성 사용자는 200만 명을 넘어섰고, 첫 달 유료 사용자 유지율은 88~92%에 달한다.

젠스파크의 성장은 유료 마케팅 없이 순수하게 입소문과 제품력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팀 규모도 20명에 불과해 직원 1인당 매출이 200만 달러를 넘어서는 효율성을 보여준다. 요금제는 개인 사용자에게 월 25달러, 팀 요금제는 사용자당 월 30달러로 책정돼 있다.

젠스파크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로 선정해 전 세계 2,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AI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싱가포르와 일본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아시아 시장 확대에 나섰다. 기업용 AI 에이전트 제품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AI 에이전트 시장은 2025년 76억 3,000만 달러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45.8%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젠스파크는 퍼플렉시티(Perplexity), 오픈AI, 구글 등과 경쟁하면서도 실제 작업 수행에 특화된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퍼플렉시티가 200억 달러 기업가치로 평가받는 가운데, 젠스파크의 성장세는 AI 검색과 에이전트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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