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비용 관리 ‘램프’, 320억 달러 가치에 3억 달러 투자유치.. “AI로 금융 자동화 혁신”


기업 비용 관리 플랫폼 램프(Ramp)가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 주도로 3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20억 달러를 달성했다. 지난 7월 225억 달러 평가를 받은 지 불과 3개월 만에 42% 뛴 수치다.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 투자 유치다.

Ramp Logo - 와우테일

2019년 뉴욕에서 출발한 램프는 이번 투자로 누적 지분 투자액 23억 달러를 기록했다. 라이트스피드가 이끈 이번 라운드에는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 D1 캐피털 파트너스(D1 Capital Partners), 코투(Coatue), GIC,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아이코닉(ICONIQ), 제너럴 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 등 기존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알파 웨이브 글로벌(Alpha Wave Global),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 로빈후드 벤처스(Robinhood Ventures) 같은 신규 투자자도 합류했다.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연매출은 10억 달러를 넘어섰고 잉여현금흐름까지 창출하고 있다. 고객사는 5만 개로 전년 대비 두 배 늘었다. 쇼피파이, 안두릴, 피그마, 노션, 커서처럼 잘나가는 스타트업은 물론 시카고 블랙호크스, 테네시 대학교 같은 기관까지 고객층이 넓다. 연간 10만 달러 이상 매출을 내는 엔터프라이즈 고객이 전년 대비 133% 늘어 2200개를 넘어섰고, 연간 구매액은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에릭 글라이먼(Eric Glyman) 램프 공동창업자 겸 CEO는 “우리 목표는 모든 고객을 더 수익성 있게 만드는 것”이라며 “램프로 옮긴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지출은 5% 줄고 성장은 12% 빨라진다”고 했다. 램프가 고객사에 10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아껴주고 2750만 시간을 절약시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램프는 법인카드 발급부터 비용 관리, 청구서 지불, 조달, 출장 예약, 자금 관리, 자동화된 회계까지 한 곳에서 제공하는 올인원 금융 플랫폼이다. 단순히 법인카드만 주는 게 아니라 AI로 기업 재무 업무 자체를 자동화하는 데 집중한다. 최근엔 무제한 2.5% 이자를 주는 현금 관리 상품을 내놨고, 프라이스라인(Priceline)과 손잡고 출장 예약 기능도 추가했다.

AI 에이전트가 핵심이다. 지난 7월 선보인 ‘Agents for Controllers’는 회사 지출 정책과 대조해서 대부분의 비용을 자동 승인한다. 10월 나온 ‘Agents for AP’는 청구서를 자동으로 검토해 사기 위험을 잡아내고 승인 경로를 지정한다. 램프의 AI는 지난 10월 한 달간 100억 달러가 넘는 지출에서 2614만 건을 판단했다. 정책 위반 거래 51만 건을 막아 2억9000만 달러를 아꼈고, 유휴 자금 550만 달러를 4% 수익률 투자처로 옮겼으며, AI가 만든 가짜 청구서 4만9000달러를 차단했다.

글라이먼 CEO는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수천 년간 돈은 말만 했지 생각하지 못했다”며 “AI 시대엔 돈이 더 이상 엑셀 시트 속 숫자가 아니다. 이젠 맥락을 이해하고 판단하고 행동한다”고 썼다. 돈을 쓰기 전엔 사기와 권한을 확인하고, 쓴 뒤엔 감사 기록을 남기며 효과를 평가하는 ‘생각하는 돈’의 시대가 열렸다는 얘기다. 램프는 2028년까지 ‘자율 금융(autonomous finance)’ 시스템을 완성해서 재무팀이 잡무에서 벗어나 전략적 판단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만 네 번 투자받은 건 보기 드문 일이다. 3월 130억 달러로 시작해 6월 160억 달러, 7월 225억 달러를 거쳐 이번에 320억 달러를 찍었다. 경쟁사 브렉스(Brex)가 2021년 74억 달러 평가받은 뒤 소식이 뜸한 것과 대비된다. 램프는 올해만 11억5000만 달러를 끌어모으며 전체 투자액의 절반을 한 해에 받았다.

램프는 AI 자동화와 통합 플랫폼 전략으로 기업 금융 시장을 흔들고 있다. 올해만 270개 제품 업데이트를 내놓으며 빠른 개발 속도를 보여줬고, 조달 스타트업 베뉴(Venue)를 인수하며 공급업체 관리 기능을 키웠다. 고객 대부분이 램프 플랫폼에서 두 가지 이상 제품을 쓴다는 점도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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