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세금 플랫폼 ‘스피어’, 2,100만 달러 투자 유치


스피어(Sphere)가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a16z) 주도로 시리즈A에서 2,100만 달러를 유치했다. 펠리시스 벤처스(Felicis Ventures)와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도 함께했다.

sphere series a funding - 와우테일

스피어는 전세계 간접세 규정을 자동화하는 AI 플랫폼이다. 시리즈B부터 상장 단계에 있는 기업들이 해외로 사업을 넓힐 때 부딪히는 복잡한 판매세, 부가가치세(VAT), 재화용역세(GST) 문제를 해결해준다.

닉 러더(Nick Rudder) CEO는 이 문제를 직접 겪었다. 그는 이전에 교육 플랫폼 스콜라사이트(ScholarSite)로 글로벌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했는데, 나라마다 다른 세금 등록과 신고 절차가 발목을 잡았다. “마켓플레이스는 수수료만이 아니라 전체 거래액(GMV)에 세금 책임이 있다. 새 나라에 진출할 때마다 복잡한 규정을 파악하고 등록하고 신고 기한 맞추느라 정작 사업에 집중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스콜라사이트를 정리한 뒤 2023년,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스피어를 홀로 시작했다.

스피어의 핵심은 ‘TRAM(Tax Review and Assessment Model)’이라는 AI 엔진이다. TRAM은 전세계 관할구역별 세금 규정을 학습해서 어떤 거래가 과세 대상인지 판단하고, 왜 그런지 근거까지 제시한다. 다만 AI가 내린 판단을 그대로 쓰지는 않는다. 스피어의 세무 전문가들이 검토하고 승인한 것만 실시간 세금 계산 엔진에 들어간다. AI가 잘못된 답을 내놓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원천 차단하는 구조다.

이 플랫폼은 스트라이프(Stripe), 캠프파이어(Campfire) 같은 주요 결제 시스템과 연결돼서 고객사의 거래 데이터를 자동으로 가져온다. 설정은 24시간 안에 끝난다. 전세계 100개 이상 세무 당국과 직접 연결돼 있어서 세금 등록부터 신고, 납부까지 전 과정이 자동으로 돌아간다. 스피어는 지금 스트라이프 결제·체크아웃 제품과 직접 통합된 전세계 3개 세금 솔루션 중 하나다.

a16z의 마크 안드러스코(Marc Andrusko) 파트너는 러더를 오래전부터 알았다. “스콜라사이트 때부터 봤는데, 당시엔 투자 계약까지는 못 갔지만 이 사람이 뛰어난 창업자가 될 재목이란 건 확실했다”고 말했다. 몇 년 뒤 스피어라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한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연락했다고 한다.

안드러스코는 스피어가 현지 통합에 진심이라는 점을 높이 샀다. 기존 업체들은 특정 지역을 외부 컨설팅 회사에 떠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스피어는 현지 세무 당국과 직접 연결하고 AI 자동화까지 구축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처리한다는 것이다.

이번 투자금은 더 많은 세무 당국과 연결하는 인프라 구축, AI 및 엔지니어링 팀 확대, 해외 영업 조직 신설에 쓸 계획이다. 러더는 “재무팀이 새 시장에 들어갈 때 가장 먼저 찾는 필수 도구가 되고 싶다. 간접세는 물론이고 기업이 미처 모르는 거래 컴플라이언스까지 다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스피어는 런웨이AI(Runway AI), 시에라AI(Sierra AI), 코디움(Codeium) 같은 빠르게 크는 AI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실제로 글로벌 세금 규정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회사 매출이 100만 달러 미만일 땐 연간 세금 신고를 2건만 하다가, 5,000만 달러 이상으로 커지면 94건 이상을 신고해야 한다. 거의 50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 시장엔 이미 큰 손들이 있다. 아발라라(Avalara)와 앤록(Anrok)이 대표적이다. 앤록은 지난달 스파크 캐피털(Spark Capital) 주도로 시리즈C에서 5,500만 달러를 유치하며 총 투자액 1억 달러를 넘겼다. 앤스로픽(Anthropic), 노션(Notion), 커서(Cursor) 같은 3,000개 넘는 기업이 쓰고 있고, 포브스 AI 50에 오른 회사 중 40% 이상이 고객이다.

스피어는 스트라이프와의 깊은 통합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관리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한다. 러더는 스트라이프를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로 본다고 했다. 레거시 업체인 아발라라는 190개 이상 국가를 지원하며 연간 500억 건 넘는 거래를 처리하는 거대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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