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출신 듀오가 만든 AI 자동화 플랫폼 ‘오토맷’, 1,550만 달러 투자 유치


구글에서 함께 일했던 창업자들이 만든 엔터프라이즈 자동화 스타트업 오토맷(Automat)이 1,55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이번 라운드는 펠리시스(Felicis)가 주도했고, 이니셜라이즈드(Initialized),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Y컴비네이터(Y Combinator)가 참여했다. 기존 투자사인 K5 글로벌(K5 Global)과 인풋 캐피탈(Input Capital)도 후속 투자에 나섰다. 이로써 오토맷의 누적 투자금은 1,925만 달러가 됐다.

automat logo - 와우테일

오토맷은 AI가 사람처럼 컴퓨터 화면을 보고 마우스를 클릭하며 업무를 처리하는 자동화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직원이 매일 아침 여러 웹사이트에 접속해 데이터를 복사하고 엑셀에 붙여넣는 반복 업무를 한다면, 오토맷의 AI 에이전트가 이 과정을 통째로 학습해 자동으로 실행한다. 사람이 하던 클릭과 타이핑을 AI가 대신 해주는 셈이다.

이런 업무 자동화 시장에는 이미 유아이패스(UiPath), 오토메이션 애니웨어(Automation Anywhere), 블루프리즘(Blue Prism) 같은 선발주자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높은 진입장벽이 문제다. 유아이패스의 연간 라이선스 비용만 약 6만6,000달러에 달하고, 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전문 개발자와 컨설턴트 팀이 필요하다. 설정도 복잡하고 유지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오토맷은 이런 번거로움을 없앴다. 업무 화면을 녹화한 영상이나 업무 매뉴얼 문서만 업로드하면 AI가 자동으로 워크플로우를 만든다. 복잡한 코딩이나 전문 지식이 필요 없다. 오토맷의 전담 엔지니어 팀이 이를 실제 업무 환경에 배포하고 관리까지 해준다. 구독료를 내면 자격증도, 대규모 개발팀도, 복잡한 설정도 필요 없이 자동화를 쓸 수 있다.

오토맷을 만든 루카스 오초아(Lucas Ochoa) 가우탐 보스(Gautam Bose)는 카네기멜론대학교 디자인스쿨에서 만나 룸메이트가 된 사이다. 둘 다 구글 크리에이티브랩에 채용됐고, 2020년 초부터 구글의 대화형 AI인 LaMDA를 여러 제품에 접목하는 프로토타입 50개 이상을 만들었다. 보스는 구글이 처음 공개한 AI 테스트 키친의 시연 구현을 담당했고, 오초아는 구글 픽셀 버드 프로, 하드웨어 제품, 구글X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들은 로봇이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을 소프트웨어 자동화에 적용하면 사람처럼 컴퓨터를 조작하는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오토맷은 시리즈A 발표와 함께 플랫폼 얼리 액세스도 공개했다. 고객사는 화면 녹화나 업무 매뉴얼을 올려 자동화를 만들고, 실시간으로 작동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각 자동화마다 API가 붙어 있어 자사 시스템과 연결할 수 있고, 슬랙이나 팀즈로 오토맷 엔지니어와 바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오토맷의 AI 에이전트는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이면서도 예상 밖의 상황에 대응하는 학습 능력을 동시에 갖췄다. 웹사이트 버튼 위치가 바뀌거나 화면 구성이 달라져도 스스로 찾아서 작업을 이어간다. 트위터에서 햄버거를 주문하는 데모를 보여주는 것과 은행에서 하루 1,400번 실행되는 실무 자동화는 차원이 다르다. 오토맷은 후자를 겨냥한다.

실제 도입 사례를 보면 오토맷의 강점이 드러난다. 한 국제 결제 프로세서는 오토맷으로 고객확인(KYC) 업무를 자동화했다. AI가 신분증이나 서류 이미지를 읽어낸 뒤, 로그인 방식과 봇 차단 시스템이 제각각인 8개 정부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대조하고 확인한다. 다국적 보험사는 의료비 청구서, 처방전, 영수증 같은 문서 수백만 건을 오토맷으로 처리한다. 이것만으로도 인건비와 엔지니어링 비용을 7자릿수 규모로 아낄 수 있다고 한다.

모기지 대출사 어메리트러스트(AmeriTrust)는 오토맷으로 공시 문서 생성, PDF 분류, 부동산 감정평가 데이터 추출 같은 까다로운 작업을 자동화했다. 진행 상황은 대출 관리 시스템에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 소비재 기업 비비들리(Vividly)는 유통업체 웹사이트에서 벌어지는 분쟁 접수를 오토맷에 맡겼다. AI가 입력값을 확인하고 계정에 로그인해 분쟁을 접수하고 데이터를 검증한다.

오토맷은 기존 RPA 업체들이 혁신의 딜레마에 빠졌다고 본다.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복잡한 설정과 전문가 의존도가 높아 수익이 나지만, 오토맷처럼 간편하고 저렴한 서비스를 내놓으면 기존 매출이 타격을 입는다. 플랫폼은 취약해서 조금만 환경이 바뀌어도 오류가 나고, 유지보수에 엄청난 비용이 든다. 확장하려면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오토맷은 이번 투자금으로 고객 기반을 넓히고 팀을 키운다. 기존 RPA에서 넘어오려는 기업에 마이그레이션 지원을 제공하며,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를 합쳐 수천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제품, 엔지니어링, 영업 인력을 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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