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모달 인공지능 개발 ‘루마 AI’, 사우디 주도 9억 달러 투자 유치


멀티모달 인공일반지능 개발 스타트업 루마 AI(Luma AI)가 9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펀드 산하 AI 기업 휴메인(HUMAIN)이 라운드를 주도했고, AMD 벤처스와 기존 투자사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앰플리파이 파트너스(Amplify Partners), 매트릭스 파트너스(Matrix Partners)가 참여했다.

Luma AI logo - 와우테일

지난 19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발표된 이번 투자로 루마 AI의 기업가치는 40억 달러를 넘어섰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문 기간 중 진행된 행사에서 루마 AI와 휴메인은 멀티모달 인텔리전스 발전을 위한 공동 로드맵도 함께 공개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사우디에 건설될 2기가와트 규모의 AI 슈퍼클러스터 ‘프로젝트 할로(Project Halo)’다. 2026년 1분기부터 구축을 시작해 2028~2029년 완공 예정인 이 시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로 꼽힌다. 루마 AI는 주요 고객사로서 이 슈퍼클러스터를 차세대 AI 시스템 훈련과 추론 작업에 활용한다.

아밋 제인(Amit Jain)이 2021년 공동 창업한 루마 AI는 현재 130명 이상 규모의 팀을 운영 중이다. 제인은 애플에서 비전 프로의 패스스루 기능 개발과 아이폰 라이다 센서 통합을 이끌었던 시스템 및 머신러닝 엔지니어 출신이다.

루마 AI의 대표 플랫폼 드림 머신(Dream Machine)은 창작자들이 전문가급 비디오와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돕는다. 올해 9월 출시한 레이3(Ray3)는 세계 최초의 추론 비디오 모델로, 물리적으로 정확한 비디오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낸다. 제인은 레이3가 현재 오픈AI의 소라 2보다 높은 벤치마크를 기록하며 구글 베오 3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루마 AI 기술은 이미 포춘 500대 기업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광고 업계 창작자들이 드림 머신으로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레이3는 어도비 글로벌 제품군에도 통합됐다.

루마 AI가 집중하는 건 월드 모델(World Models)이라는 새로운 AI 개념이다. 대규모 언어 모델을 넘어 비디오, 오디오, 이미지, 언어 등 인류의 디지털 발자취를 통합 학습하는 기반 AI를 말한다. 제인은 “AI가 물리적 세계에서 인류를 돕려면 우주를 이해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비디오, 이미지, 오디오, 언어에 담긴 1000조 토큰의 정보, 즉 인류의 집단 디지털 기억을 학습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휴메인 CEO 타레크 아민(Tareq Amin)은 “우리는 차세대 AI에 돈을 대는 것뿐 아니라 이를 가능케 하는 전체 가치 사슬을 구축하고 있다”며 “루마 AI 투자와 2기가와트 슈퍼클러스터로 멀티모달 인텔리전스를 최전선 수준으로 훈련하고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루마 AI는 이번 자금으로 엔터테인먼트와 광고 분야 리더십을 시뮬레이션, 디자인, 로보틱스까지 확장한다. 회사는 이미 휴메인 크리에이트 내에서 첫 모델을 출시했으며, 아랍어 기반 비디오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 모델들은 문화적 맥락과 시각적 뉘앙스, 언어 다양성을 이해하도록 설계돼 중동 지역 창작자와 기업, 정부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AI를 쓸 수 있게 돕는다.

AI 비디오 생성 시장은 치열한 경쟁 구도다. 런웨이(Runway)는 2025년 4월 제너럴 애틀랜틱 주도로 3억 8백만 달러 시리즈 D를 유치했고 기업가치는 30억 달러다. 2018년 설립된 런웨이는 Gen-4 모델로 캐릭터와 장소, 객체를 일관되게 생성하는 데 집중하며, 라이언스게이트와 손잡고 할리우드 시장을 공략 중이다.

피카 랩스(Pika Labs)는 2024년 6월 스파크 캐피털 주도로 8천만 달러 시리즈 B를 유치해 기업가치 4억 7천만 달러를 달성했다. 스탠퍼드 AI 박사과정 출신 데미 구오(Demi Guo)와 첸린 멩(Chenlin Meng)이 창업한 피카는 13명의 소규모 팀으로 사용자 친화적인 플랫폼을 운영하며 수백만 사용자를 확보했다.

오픈AI의 소라 2는 2024년 12월 정식 출시됐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IEEE 스펙트럼 보도에 따르면 “소라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출시 후엔 ‘글쎄’라는 반응이었고, 다른 툴들이 따라잡았다”는 업계 전문가 평가가 나왔다.

루마 AI는 2024년 1월 앤드리슨 호로위츠 주도로 4,300만 달러 시리즈 B를 유치했으며, 당시 기업가치는 2억~3억 달러 수준이었다. 이번 시리즈 C로 1년 만에 기업가치가 13배 이상 뛰며 AI 비디오 생성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제인은 “우리 연구를 통해 피할 수 없는 결론에 도달했다. AGI는 멀티모달이며 현실이 AGI의 데이터셋”이라며 “멀티모달 모델을 대규모로 훈련하고 배치하려면 프로젝트 할로 같은 거대 인프라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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