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ML, 7500만 달러 투자 유치.. “AI가 주니어 뱅커 단순업무 대체”


AI 스타트업 모델ML(Model ML)이 시리즈A 라운드에서 7500만 달러(약 1050억원)를 투자받았다. 이번 시리즈A 라운드는 핀테크 전문 투자은행 FT 파트너스(FT Partners)가 주도했다. 모델ML은 투자은행과 사모펀드에서 주니어 뱅커들이 하는 반복 작업을 AI로 대신하는 서비스를 만든다. 피치덱부터 실사 보고서까지 이제 AI가 뚝딱 처리한다.

ModelML cofounders - 와우테일

Y 콤비네이터(Y Combinator), QED 인베스터스(QED Investors), 13북스 캐피탈(13Books Capital), 로컬글로브(LocalGlobe)도 함께 투자했다. 회사는 약 1년 전 만들어졌고, 올해 초 12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두 라운드 모두 기업가치는 밝히지 않았다.

모델ML의 차즈 잉글랜더(Chaz Englander) CEO는 중요한 비즈니스일수록 피치덱, 실사 요약, 투자 메모 같은 문서가 핵심인데 아직도 대부분 회사는 이걸 사람이 일일이 만든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주말 내내 숫자를 대조하고 슬라이드 서식을 맞춰도 100페이지 문서에서 실수가 나오는데, 모든 숫자를 사람이 다 확인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델ML의 AI는 월스트리트 직장인들이 몇 시간씩 붙들고 있는 단순 작업을 빠르게 끝낸다. 사모펀드 파트너가 이메일 하나로 투자위원회 메모 초안을 뽑아낼 수 있다. 원래는 하루 종일 마케팅 자료를 뒤져야 하는 일이다. 플랫폼이 이메일, 파일, CRM부터 각종 데이터베이스까지 다 연결돼 있어서 가능하다. 자연어로 물어보면 필요한 정보를 찾아서 원하는 형태로 보여준다.

회사는 런던과 뉴욕에 본사를 두고 홍콩에도 사무실이 있다. 이번에 받은 돈으로 샌프란시스코, 뉴욕, 런던, 홍콩 등지에서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늘어나는 기업 고객을 지원할 온보딩 팀과 고객 성공 팀을 꾸리고, 뉴욕과 런던에서 AI 엔지니어와 인프라 팀을 더 뽑는다.

차즈 잉글랜더와 형 아니 잉글랜더(Arnie Englander)가 함께 만든 회사다. 두 사람은 연쇄 창업가로, Y 콤비네이터를 거쳐 라스트마일 배송 회사 팬시(Fancy)를 고푸프에 팔았고, 마켓플레이스 플랫폼 팻 라마(Fat Llama)를 히글로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차즈 잉글랜더는 자사 AI가 여러 데이터를 넘나들며 생각하고 필요한 걸 뽑아내는 코드를 직접 짜고 검증까지 마친 완성본 문서를 만들어서, 정말 중요한 분석에만 사람이 집중하도록 단순 작업을 없앤다고 강조했다.

이미 세계 최대 은행과 자산운용사, 컨설팅 업체들이 쓰고 있다. 빅4 회계법인 중 2곳도 고객이다. 현재 20개가 넘는 대기업 고객과 여러 중소기업에서 사용 중이다. 고객사를 보면 사모펀드 40%, 투자은행 40%, 나머지가 자산운용사와 벤처캐피탈, 컨설팅 업체다.

FT 파트너스의 스티브 맥러플린(Steve McLaughlin) CEO는 모델ML이 금융회사들이 AI로 더 나은 성과를 내는 방식에 새 기준을 만들고 있다며, 효율성도 크게 오르겠지만 진짜 중요한 건 고객과 투자자, 핀테크 생태계 전체를 위해 찾아낼 인사이트라고 평가했다.

투자은행 업무 자동화 AI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대표 경쟁사는 히비아(Hebbia)다. 히비아는 작년 7월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주도한 시리즈B에서 1억3000만 달러를 받아 기업가치 7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히비아의 매트릭스(Matrix) 플랫폼은 엄청난 양의 문서를 분석해서 복잡한 질문에 답한다. 미국 공군과 여러 자산운용사, 법률 회사들이 쓰고 있다.

오픈AI도 뛰어들었다.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오픈AI는 ‘프로젝트 머큐리(Project Mercury)’란 비밀 프로젝트로 전직 투자은행가 100명 넘게 고용해서 AI를 훈련시키고 있다. JP모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시간당 150달러를 받으며 프롬프트를 쓰고 IPO부터 구조조정까지 각종 거래 유형의 재무 모델을 만든다.

모델ML은 앞으로 12~18개월 안에 완전 자율 슈퍼 에이전트가 글로벌 대기업에서 실제로 쓰일 거라고 본다. 이 슈퍼 에이전트는 이메일, 시장 보고서, 소셜미디어, 데이터베이스, 공시 자료 등을 동시에 뒤져서 복잡한 리서치와 분석을 해낸다. 사람이 일하지 않는 동안에도 돌아가서, 아침에 출근하면 일이 이미 다 끝나 있는 경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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