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폴란드 AI 모델 훈련 모니터링 스타트업 넵튠 인수


세계 최대 AI 기업 오픈AI(OpenAI)가 AI 모델 훈련 모니터링 도구를 개발하는 폴란드 스타트업 넵튠(Neptune.ai)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되며, 인수가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4억 달러 미만 수준으로 알려졌다.

Neptune x OpenAI - 와우테일

넵튠은 AI 모델 훈련 과정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실험 추적(Experiment Tracking)’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다. AI 모델 훈련은 흔히 ‘블랙박스’에 비유된다. 수십억 개의 파라미터로 구성된 거대 언어모델이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학습하는 동안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넵튠은 이 과정을 투명하게 만들어준다. 모델의 각 레이어에서 발생하는 손실값(loss), 그래디언트(gradient), 활성화 패턴(activation) 등 수천 가지 지표를 초당 10만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로 수집해 실시간 시각화한다. 

연구자들은 이를 통해 학습 과정에서 그래디언트가 사라지거나 폭발하는 문제, 특정 배치의 이상 징후, 손실값 수렴 실패 등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다. 수천 개의 실험을 동시에 비교하고, 특정 체크포인트에서 분기해 다른 하이퍼파라미터로 새로운 실험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기능 덕분에 GPU 자원 낭비를 줄이고 훈련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넵튠은 2017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딥센스(Deepsense.ai)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했으며, 피오트르 니에지비에드지(Piotr Niedźwiedź)가 창업자 겸 CEO로 이끌고 있다. 2016년 캐글(Kaggle)의 ‘북대서양 참고래 인식(Right Whale Recognition)’ 대회에서 우승한 팀이 내부 도구로 개발한 것이 넵튠의 시초다. 이후 알마즈 캐피탈(Almaz Capital), TDJ 핀탕고 벤처스(TDJ Pitango Ventures), btov 파트너스(btov Partners) 등으로부터 총 1,80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CB인사이츠(CB Insights)가 선정한 ‘톱 100 AI 스타트업’에 2021년과 202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인스타딥(InstaDeep), 풀사이드(Poolside), 비옵티무스(Bioptimus), 로슈(Roche), 삼성 등이 주요 고객으로 알려져 있다.

오픈AI와 넵튠은 이미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오픈AI는 GPT 대규모 언어모델 훈련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디버깅하는 데 넵튠의 도구를 활용해왔으며, 양사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팀을 위한 메트릭스 대시보드를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오픈AI의 수석 연구원 시몬 시도르(Szymon Sidor)는 넵튠의 역할을 두고 “오픈AI 연구는 컴퓨팅 자원을 이해로 전환하는 작업이며, 그 접점에 메트릭스가 있다. 넵튠은 바로 그 메트릭스 대시보드 회사”라고 설명했다.

오픈AI의 야쿱 파초츠키(Jakub Pachocki) 수석 과학자는 “넵튠은 연구자들이 복잡한 훈련 워크플로우를 분석할 수 있는 빠르고 정밀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이들의 도구를 훈련 스택에 깊이 통합해 모델이 어떻게 학습하는지에 대한 가시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니에지비에드지 CEO는 “좋은 도구가 연구자들의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낸다고 믿어왔다”며 “오픈AI에 합류해 이 신념을 훨씬 더 큰 규모로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넵튠은 인수 완료 후 외부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종료할 예정이다. 기존 고객들은 2026년 3월 4일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넵튠은 MLflow나 웨이츠앤바이어스(Weights & Biases) 등 경쟁 플랫폼으로의 마이그레이션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오픈AI의 올해 공격적인 M&A 행보의 연장선에 있다. 오픈AI는 지난 5월 애플 출신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Jony Ive)가 설립한 AI 디바이스 스타트업 아이오(io)를 65억 달러에 인수했고, 9월에는 제품 개발 스타트업 스탯시그(Statsig)를 11억 달러에 인수했다. 10월에는 맥OS용 AI 인터페이스 스타트업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스 인코퍼레이티드(Software Applications Incorporated)도 품에 안았다.

MLOps 실험 추적 시장의 경쟁 구도도 급변하고 있다. MLOps는 ‘Machine Learning Operations’의 약자로, AI 모델 개발부터 배포, 운영까지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법론이다. 일반 소프트웨어는 코드만 관리하면 되지만, AI 모델은 “어떤 데이터로, 어떤 설정으로, 몇 번 훈련했더니, 어떤 성능이 나왔는지”를 모두 기록하고 비교해야 한다. 넵튠이 제공하는 ‘실험 추적’은 이 MLOps의 핵심 기능으로, 수많은 훈련 실험의 이력을 체계적으로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시장의 3대 주요 플레이어는 넵튠, 웨이츠앤바이어스(Weights & Biases), 그리고 오픈소스 플랫폼 MLflow다. 각각 뚜렷이 다른 전략적 방향성을 보여왔는데, 이번 인수로 경쟁 구도가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

넵튠의 가장 직접적인 경쟁사인 웨이츠앤바이어스는 올해 5월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oreWeave)에 인수됐다. 웨이츠앤바이어스는 직관적인 UI와 팀 협업 기능에 강점을 가진 개발자 친화적 플랫폼으로, 오픈AI, 메타, 엔비디아, 토요타 등 1,400개 이상의 기업과 100만 명 이상의 AI 엔지니어가 사용해왔다. 코어위브 인수 후에는 GPU 클라우드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도구를 결합한 수직 통합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MLflow는 데이터브릭스(Databricks)가 개발한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많은 팀이 처음 접하는 실험 추적 도구다. 실험 추적, 모델 레지스트리, 프로젝트 패키징, 모델 배포까지 ML 라이프사이클 전반을 관리할 수 있다. 다만 직접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고, 대규모 실험 시 성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사용자 관리 기능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데이터브릭스는 이를 보완한 관리형 MLflow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한다.

이 외에도 코멧ML(Comet ML)이 클라우드 기반 실험 추적과 모델 모니터링 서비스를, 클리어ML(ClearML)이 오픈소스 기반의 올인원 MLOps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 버텍스AI(Vertex AI), AWS 세이지메이커(SageMaker), 애저 머신러닝(Azure ML) 등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자체 ML 플랫폼 내에서 실험 추적 기능을 제공한다.

2025년 MLOps 시장은 뚜렷한 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MLflow는 오픈소스 종합 플랫폼, 웨이츠앤바이어스는 GPU 클라우드와 결합한 개발자 생산성 도구, 넵튠은 파운데이션 모델 훈련에 특화된 엔터프라이즈급 메타데이터 플랫폼으로 각각 포지셔닝해왔다. 오픈AI의 넵튠 인수는 이 시장에서 또 하나의 주요 플레이어가 빅테크에 흡수되는 사례가 됐다. 넵튠이 외부 서비스를 종료하면 기존 고객들은 MLflow나 웨이츠앤바이어스 등으로 이전해야 하는데, 넵튠은 이미 마이그레이션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오픈AI는 지난 10월 직원 주식 매각을 통해 기업가치 5,0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최대 가치의 스타트업으로 올라섰다. 인수 거래는 통상적인 종결 조건 충족 후 완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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