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속 여객기 제작 ‘붐 슈퍼소닉’, 3억 달러 투자유치.. AI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 진출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해온 붐 슈퍼소닉(Boom Supersonic)이 뜻밖의 신사업을 들고 나왔다.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천연가스 터빈이다. 회사는 이미 12억 5000만 달러어치 수주를 따냈고, 시리즈 B 라운드에서 3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다르사나 캐피털 파트너스(Darsana Capital Partners)가 리드했고, 알티미터 캐피털(Altimeter Capital),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 로빈후드 벤처스(Robinhood Ventures),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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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공개한 ‘슈퍼파워(Superpower)’는 42메가와트급 천연가스 터빈이다. 붐 슈퍼소닉이 초음속 여객기용으로 개발 중인 심포니(Symphony) 제트엔진과 핵심 기술을 공유한다. 초음속 비행 중에는 엔진이 극한의 열을 견뎌야 하는데, 이 기술을 발전용 터빈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첫 고객은 AI 인프라 기업 크루소(Crusoe)다. 크루소는 슈퍼파워 터빈 29기를 주문했고, 이를 통해 1.21기가와트의 전력을 확보하게 된다. 크루소는 올해 시리즈 E 라운드에서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Valor Equity Partners)와 무바달라 캐피털(Mubadala Capital) 공동 주도로 13억 7500만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넘긴 데이터센터 강자다. 2018년 체이스 록밀러(Chase Lochmiller)가 공동 창업한 크루소는 원래 유전에서 그냥 태워버리는 천연가스를 활용해 암호화폐 채굴 센터를 돌렸다. AI 붐이 일자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기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블레이크 숄(Blake Scholl) 붐 슈퍼소닉 창업자 겸 CEO는 “초음속 기술이 빠른 비행만을 위한 게 아니라 AI를 위한 가속기도 된다”며 “이번 투자와 수주로 엔진과 여객기 개발 자금을 모두 마련했다”고 말했다.

슈퍼파워가 주목받는 건 기존 터빈들의 약점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보통 발전용 터빈은 날씨가 더워지면 출력이 떨어진다. 슈퍼파워는 섭씨 43도가 넘는 폭염에도 정격 출력을 뽑아낸다. 초음속 비행 때 견뎌야 하는 극한 온도 기술 덕분이다. 물도 쓰지 않는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곳마다 물 부족이 골칫거리인데, 이 문제에서 자유롭다. 크기는 선박용 컨테이너만 해서 설치도 간편하다.

붐 슈퍼소닉은 2030년까지 연간 4기가와트 이상 터빈을 찍어낼 계획이다. 첫 납품은 2027년이다. 숄 CEO는 터빈 사업 수익으로 초음속 여객기 오버추어(Overture) 개발비를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로 번 돈을 로켓 개발에 쏟아붓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AI 데이터센터용 터빈 시장은 GE 버노바(GE Vernova), 지멘스 에너지(Siemens Energy), 미쓰비시 파워(Mitsubishi Power) 세 회사가 70% 넘게 장악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주문 잔고가 2029년까지 꽉 찼다는 점이다. AI 붐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치솟으면서 터빈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4년 25기가와트에서 2030년 80기가와트 이상으로 세 배 넘게 뛴다. 크루소 역시 GE 버노바에서 LM2500XPRESS 터빈 29기를 따로 주문해둔 상태라, 슈퍼파워와 병행 도입하는 셈이다.

붐 슈퍼소닉은 2014년 창업 이래 누적 투자금이 약 10억 달러에 이른다. 이번 라운드로 기업가치는 15억 달러가 됐다. 숄 CEO는 원래 1억 5000만 달러만 모으려 했는데 투자자 관심이 뜨거워 두 배로 키웠다고 전했다.

본업인 초음속 여객기 개발도 순항 중이다. 실증기 XB-1이 올해 1월 28일 캘리포니아 모하비 우주항에서 마하 1.122로 음속을 뚫었다. 민간 기업이 독자 개발한 제트기가 음속을 넘은 건 사상 처음이다. 2월 10일에는 마하 1.18까지 올렸다. 여섯 차례 초음속 비행 모두 지상에서 소닉붐이 들리지 않았다. ‘붐리스 크루즈(Boomless Cruise)’라 부르는 기술인데, 이게 상용화되면 초음속기가 육지 위에서도 제한 없이 날 수 있다.

붐 슈퍼소닉이 개발 중인 상용기 오버추어는 마하 1.7, 시속 약 2,100km로 날며 64~80명을 태운다.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일본항공에서 130대를 주문받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에 ‘슈퍼팩토리’를 짓고 있고, 2030년쯤 첫 상업 비행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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