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 달러 인정 ‘스페이스X’, 1.5조 달러 목표 IPO 추진…역대 최대 상장 도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가 2026년 중후반 상장을 목표로 3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는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상장이 성사되면 2019년 사우디 아람코의 290억 달러 IPO 기록을 넘어서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이 된다.

spaceX - 와우테일

스페이스X는 전체 기업가치를 약 1조 5000억 달러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는 사우디 아람코가 2019년 상장 당시 기록했던 1조 7000억 달러 시가총액에 근접한 수준이다. 만약 스페이스X가 전체 지분의 5%를 매각할 경우, 조달 금액은 400억 달러에 달해 사우디 아람코의 기록을 크게 상회하게 된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최근 구주 매각을 통해 기업가치 8000억 달러 이상을 인정받았다. 직원들에게 주당 약 420달러에 총 20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각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회사도 일부 자사주 매입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7월 주당 212달러로 진행된 구주 매각 때의 4000억 달러 평가액에서 두 배로 뛴 수치다.

스페이스X의 빠른 가치 상승은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Starlink)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은 바 크다. 2025년 9월 기준 스타링크 가입자는 850만 명을 넘어섰으며, 약 9000개의 위성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2025년 매출은 약 1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에는 220억~240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중 스타링크가 전체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링크는 2024년 77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83% 증가한 수치다. 2022년 14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던 스타링크는 2024년 7270만 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 분석가들은 2025년 스타링크 매출이 11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필요한 칩 구매도 포함되며, 머스크는 최근 배런 캐피탈(Baron Capital) 행사에서 이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회사는 또한 팔콘9(Falcon 9)와 팔콘 헤비(Falcon Heavy) 로켓의 성공적인 운영을 기반으로 우주 발사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2024년 스페이스X는 134회의 팔콘 발사를 성공시켰으며, 2025년에는 150~170회 이상의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우주군으로부터 2029년까지 28개 임무를 수행하는 59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골든 돔(Golden Dome) 위성 프로그램을 위해 약 20억 달러의 연방 자금을 받을 예정이다.

이동통신 분야에서 스페이스X는 에코스타(EchoStar)와 2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장기 스펙트럼 계약을 체결해 직접 휴대폰 통신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일반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별도의 단말기 없이 위성을 통한 통신이 가능해진다.

머스크는 그동안 상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11월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그는 “상장 기업 운영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근거 없는 소송들이 효율적인 운영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테슬라 주주들이 스페이스X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다”며 “언젠가 스페이스X도 단점에도 불구하고 상장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머스크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스페이스X가 8000억 달러 평가액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언론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며 “스페이스X는 수년간 현금흐름 긍정적이었고, 직원과 투자자들에게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연 2회 자사주 매입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치 상승은 스타십과 스타링크의 진전, 그리고 시장을 크게 확대하는 글로벌 직접 통신 스펙트럼 확보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스페이스X의 주요 투자자로는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 137 벤처스(137 Ventures),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Valor Equity Partners), 피델리티(Fidelity), 알파벳의 구글(Google) 등이 있다. IPO 소식에 관련 우주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스페이스X에 스펙트럼 라이선스를 매각한 에코스타는 최대 12% 상승했고, 로켓 랩(Rocket Lab)도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 조건에 따라 IPO 시점은 2027년으로 미뤄질 수도 있지만, 스페이스X가 본격적으로 상장 준비에 나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1조 5000억 달러라는 목표 기업가치는 현재 애플(약 4조 10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약 3조 6000억 달러)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시가총액과 비교해도 상위권에 속하는 수준이다. 이번 IPO가 성사될 경우, 우주 산업과 위성 통신 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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