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개발 ‘차이 디스커버리’, 13억 달러 가치에 1.3억 달러 투자 유치


생화학 분자 간 상호작용을 예측하고 재프로그래밍하는 AI 기업 차이 디스커버리(Chai Discovery)가 시리즈B 라운드에서 1억3천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회사의 밸류에이션은 13억 달러에 달했고, 누적 투자금은 2억2,500만 달러를 넘어섰다.

chai discovery logo - 와우테일

오크 HC/FT(Oak HC/FT)와 제너럴 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가 공동으로 이번 라운드를 주도했다. 스라이브 캐피털(Thrive Capital), 오픈AI(OpenAI), 디멘션(Dimension), 멘로 벤처스(Menlo Ventures), 라키 그룸(Lachy Groom), 요세미티(Yosemite), 네오(Neo), SV 앤젤(SV Angel)도 참여했다. 신규 투자자로는 에머슨 콜렉티브(Emerson Collective)와 글레이드 브룩(Glade Brook)이 합류했다. 투자 마감과 함께 오크 HC/FT의 애니 라몬트와 제너럴 캐털리스트의 헤먼트 타네자가 이사회에 합류한다.

차이는 지난 8월 7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를 유치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또다시 대규모 투자를 확보했다. 시리즈A 발표 때 공개한 Chai-2 플랫폼은 신규 항체 설계에서 실험 성공률 16%를 기록했는데, 이는 기존 계산 방법보다 100배 넘게 개선된 수치다. 이 플랫폼은 2주 만에 52개 표적에 대해 20개의 항체를 설계했고, 테스트한 전체 표적의 절반에서 최소 하나 이상의 성공적 결과를 냈다.

조슈 마이어(Joshua Meier) 공동창업자 겸 CEO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시대가 바로 눈앞에 왔다”며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5년은 걸릴 것 같았던 문제들이 이제 몇 주 만에 해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신 모델들은 실제 약물에서 원하는 특성을 가진 분자를 설계할 수 있고, 지금까지 손도 못 댔던 어려운 표적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며 “이 모델들이 완전히 새로운 치료제 물결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픈AI(OpenAI)에서 머신러닝 연구원으로 일했던 마이어는 이후 페이스북(Facebook) AI 리서치팀을 거쳐 차이를 설립했다. 그는 회사의 비전을 “분자를 위한 컴퓨터 지원 설계 도구(computer-aided design suite) 구축”이라고 표현하며, 생물학을 과학에서 엔지니어링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크 HC/FT의 공동창업자 겸 매니징 파트너인 애니 라몬트는 “AI 혁신이 가장 절실한 곳이 바로 신약 개발”이라며 “실험실에서 환자에게 약이 전달되기까지 10년 넘게 걸리고 비용도 10억 달러 이상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이 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와 생물학 전문성을 결합해 의약품 발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신약개발 분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도 치열하다. 업시(Absci)는 제너레이티브 AI로 항체를 제로샷 방식으로 설계하고 있고, 2025년 1월 AMD와 2천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협력을 맺었다. 상장사인 업시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머크(Merck) 등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2025년 5월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ABS-101로 1상 임상을 시작하면서 임상 단계 기업이 됐다.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신스(Generate Biomedicines)는 2023년 9월 2억7,300만 달러 시리즈C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금 7억 달러를 달성했다.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Flagship Pioneering)이 설립한 이 회사는 암젠(Amgen), 엔비디아(Nvidia) 벤처캐피털 부문인 엔벤처스(NVentures) 등의 투자를 받았고, 17개 프로그램을 임상 및 전임상 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는 2024년 8월 엑사이엔티아(Exscientia) 인수를 발표하면서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강화했다. 리커전이 생물학 탐색 역량을 갖췄다면 엑사이엔티아는 정밀 화학 설계와 자동 소분자 합성 능력을 보유해 서로 보완적이다. 합병이 완료되면서 회사는 8억5천만 달러의 현금을 확보했고, 앞으로 18개월 안에 10개의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차이는 이번 투자금을 연구 및 제품 개발 가속화, 상용화 확대에 쓸 계획이다. 회사 팀은 오픈AI, 메타 FAIR, 스트라이프(Stripe), 구글X(Google X) 등에서 활동했던 인재들로 구성됐고, 오픈AI, 스라이브 캐피털, 멘로 벤처스, 디멘션 등 주요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제너럴 캐털리스트의 헤먼트 타네자는 “2025년이 연구의 해였다면 2026년은 배치의 해가 될 것”이라며 제약업계가 이 기술을 일상적인 업무 흐름에 통합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마이어 CEO는 “지난 5~10년간 AI 신약개발에 대한 과대광고가 많았지만, 올해는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한 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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