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SRE 솔루션 ‘리졸브AI’, 시리즈A에서 10억 달러 가치 달성


AI 자율 시스템 안정성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개발하는 리졸브AI(Resolve AI)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 주도로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크크런치가 거래 사정을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이다. 

resolve ai founders - 와우테일

헤드라인 밸류는 10억 달러지만, 실제 블렌디드 밸류는 다단계 투자 구조 때문에 이보다 낮다. 투자자들이 일부 지분은 10억 달러 밸류로 사들였지만, 나머지 더 큰 비중은 더 낮은 가격에 매입한 것이다. 이런 방식은 최근 주목받는 AI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리졸브AI와 라이트스피드는 테크크런치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리졸브AI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AI SRE’ 솔루션을 만든다. SRE는 ‘Site Reliability Engineering’의 약자로, 쉽게 말하면 웹사이트나 앱이 항상 제대로 작동하도록 지켜주는 엔지니어를 뜻한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가 갑자기 멈추거나, 은행 앱이 먹통이 되거나, 쇼핑몰 사이트가 느려지면 고객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회사는 막대한 손실을 입는다. SRE는 이런 문제가 생기면 24시간 대기하다가 급하게 원인을 찾아 고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일이 엄청나게 힘들다는 것이다. 밤낮없이 시스템을 감시해야 하고, 문제가 터지면 여러 도구를 오가며 로그를 뒤지고 원인을 추적해야 한다. 많은 SRE들이 이런 극심한 스트레스로 번아웃을 겪는다. 리졸브AI는 이 모든 과정을 AI가 자동으로 처리하게 만들었다. 사람이 하던 것처럼 시스템을 이해하고, 문제를 발견하면 스스로 원인을 분석해 해결책을 찾아낸다. 마치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는 베테랑 엔지니어를 한 명 더 고용한 것과 같다.

회사를 이끄는 두 창업자는 스플렁크(Splunk)에서 함께 일했던 베테랑들이다. CEO 스피로스 잔토스(Spiros Xanthos)는 스플렁크 전 임원이고, CTO 마양크 아가르왈(Mayank Agarwal)은 스플렁크에서 옵저버빌리티 부문 수석 아키텍트를 지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무려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대학원 시절 만나 지금까지 함께 일해왔다.

이들은 이미 창업 성공 경험도 있다. 2019년 옴니션(Omnition)이라는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해 스플렁크에 매각했고, 그 전에는 VMware에도 회사를 매각한 이력이 있다. 옵저버빌리티 분야의 핵심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오픈텔레메트리(OpenTelemetry)를 공동 개발한 주역이기도 하다. 잔토스는 스플렁크 옵저버빌리티 사업부를 이끌면서 SRE 팀의 90%가 6개월 만에 퇴사하는 걸 직접 목격했다고 한다. 온콜 업무의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이런 경험이 리졸브AI 창업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리졸브AI의 연간반복수익(ARR)은 약 400만 달러다. 10억 달러 밸류에 비하면 작아 보이지만, 투자자들은 자율 SRE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시리즈A의 정확한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리졸브AI는 지난해 10월 그레이록(Greylock) 주도로 3,500만 달러 규모 시드 라운드를 받았다. 스탠퍼드대 교수이자 ‘AI의 대모’로 불리는 페이페이 리(Fei-Fei Li), 구글 딥마인드의 전설적인 과학자 제프 딘(Jeff Dean) 같은 AI 업계 거물들이 참여했다. 시드 라운드를 받은 지 1년여 만에 10억 달러 밸류로 시리즈A를 마무리한 셈이다.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리졸브AI를 도입한 기업들은 사고 해결 시간을 70% 이상 단축했고, 온콜 생산성은 75% 올라갔다. 엔지니어 한 명당 주당 최대 20시간을 절약했다는 보고도 나온다. 카산드라 기반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스택스(DataStax)는 리졸브AI 도입 후 사고 해결 속도가 60% 빨라졌고 수백 시간의 엔지니어 시간을 아꼈다. 부동산 플랫폼 블루그라운드(Blueground)의 스트라토스 파블라키스(Stratos Pavlakis) CTO는 “리졸브AI가 트리아지 과정에 속도를 더하고 프로덕션 운영을 표준화해서, 우리가 더 빠르게 기능을 출시하고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도 리졸브AI를 활용해 10배 빠른 엔지니어링을 실현하고 있다.

AI SRE 시장에는 강력한 경쟁자도 있다. MIT 연구진이 세운 트래버설(Traversal)은 올해 6월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 주도로 4,800만 달러 시리즈A를 받았다. 세쿼이아(Sequoia)도 시드 라운드에 참여했다. 트래버설은 디지털오션(DigitalOcean), 이벤트브라이트(Eventbrite), 클라우드웨이즈(Cloudways) 같은 회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90% 이상의 정확도로 수백 건의 중요한 사고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리졸브AI가 더 높은 밸류를 받은 건 눈여겨볼 만하다. 창업자들의 검증된 이력과 옵저버빌리티 분야에서의 깊은 전문성, 그리고 빠르게 늘어나는 대형 고객사들이 투자자들을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AI가 코드를 점점 더 많이 작성하면서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AI가 만든 코드는 유지보수와 디버깅이 더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시스템 장애는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이미 시스템 복잡도 증가, SRE 인력 부족, 높은 유지보수 비용, 엄청난 다운타임 비용 같은 문제들에 시달리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시스템 다운타임은 기업에 연간 4,000억 달러의 손실을 입히며, 대형 사고 한 건당 시간당 최대 100만 달러가 날아간다.

리졸브AI는 이미 AWS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해 있다. 기업들은 기존 AWS 계정으로 몇 번의 클릭만으로 리졸브AI를 배포할 수 있다. AWS, 쿠버네티스, 깃허브, 슬랙 같은 도구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회사의 전체 소프트웨어 스택을 이해하고 베테랑 엔지니어처럼 문제를 분석한다. 매번 사고를 처리할 때마다 학습해서 점점 더 똑똑해진다.

리졸브AI의 10억 달러 밸류는 단순한 투자 뉴스가 아니다. 이는 시스템 안정성 관리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소프트웨어가 세상 모든 곳에 스며들면서 그 복잡도는 이미 인간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 자율 SRE 기술은 이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시스템을 더 안정적으로 만들고, 운영을 더 효율적으로 하고,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SRE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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