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데이터 보안 ‘사이에라’, 90억 달러 가치에 4억 달러 투자 유치


AI 기반 데이터 보안 플랫폼 사이에라(Cyera)가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스톤(Blackstone) 주도로 4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사이에라의 기업가치는 90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 6월 60억 달러로 평가받은 지 불과 6개월 만에 50%나 뛴 수치다. 사이에라는 이제 위즈(Wiz)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사이버보안 스타트업이 됐다.

CYERA logo - 와우테일

2021년 설립 이후 4년 만에 누적 투자금 17억 달러를 넘어섰다. 기업가치는 12배 급등했다. 시퀘이어(Sequoia), 액셀(Accel),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그린오크스(Greenoaks), 코투(Coatue), 사이버스타츠(Cyberstarts), 조지안(Georgian) 등 기존 투자사들도 이번 라운드에 동참했다.

사이에라는 AI로 기업의 민감한 데이터를 찾아내고 분류하며 보호하는 플랫폼이다. 데이터 보안 태세 관리(DSPM) 분야 선두주자로,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환경에 흩어진 데이터를 실시간 추적해 위험을 자동 탐지한다.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지난 6월 5억 4천만 달러를 투자받은 데 이어 6개월 만에 다시 4억 달러를 조달했다. 그 전인 2024년 11월에는 3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반년마다 기업가치가 두 배씩 뛰는 셈이다.

공동창업자 겸 CEO 요탐 세게브(Yotam Segev)와 CTO 타마르 바르일란(Tamar Bar-Ilan)은 이스라엘군 정예 기술부대인 8200부대 출신이다. 두 사람은 군 복무 시절 클라우드 보안 부서를 함께 만들고 운영했다. 이스라엘 국방부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탈피오트 출신이기도 하다. 탈피오트는 40년간 1,000명만 배출한 초엘리트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급성장 배경에는 AI 시대의 데이터 보안 위기가 있다.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앞다퉈 도입하면서 민감 정보 유출 위험이 커졌다. 데이터 중심 보안 솔루션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이유다.

시장 전망도 밝다. 데이터 보안 태세 관리 시장은 2024년 12억~20억 달러에서 연평균 25~37% 성장해 2033년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가트너에 따르면 DSPM 도입률은 2022년 1% 미만에서 2026년 20%를 넘길 전망이다.

실적도 뒷받침한다. 사이에라는 지난 18개월간 포춘500 고객을 353% 늘렸다. 같은 기간 10개국으로 진출했고 직원도 800명으로 두 배 불렸다. 향후 2년 내 직원을 1,0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력이 차별화 포인트다. 기존 도구들은 데이터 분류 정확도가 60% 수준에 그친다. 사이에라는 92~95%까지 올린다. 의료 데이터는 85~99%에 달한다. 비결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활용이다. 단순 패턴 매칭이 아니라 데이터의 맥락과 의도까지 파악한다.

사이에라는 지난해 10월 데이터 유출 방지(DLP) 스타트업 트레일 시큐리티(Trail Security)를 1억 6,200만 달러에 인수했다. DSPM과 DLP를 결합한 통합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다. 트레일 직원 40여 명은 사이에라 DLP 부서 핵심 인력이 됐다. 트레일 창업자들도 탈피오트 출신이라 통합이 순조롭다는 평가다.

6월에는 클라우드 비인간 신원 보호 전문 스타트업 오터라이즈(Otterize)도 수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사이에라의 세 번째 이스라엘 기업 인수다.

경쟁 구도를 보면 사이에라의 위치가 보인다. 주요 경쟁사는 바로니스(Varonis), 위즈(Wiz), 시큐리티(Securiti), 빅아이디(BigID) 등이다. 2005년 설립된 바로니스는 매출 5억 5,100만 달러에 기업가치 38억 5,000만 달러다. 사이에라는 추정 매출 1억 달러, 직원도 바로니스 절반인데 기업가치는 두 배가 넘는다.

클라우드 보안 최대 유니콘 위즈는 작년 5월 10억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1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구글에 320억 달러에 인수되면서 역대 최대 사이버보안 M&A를 만들었다. 사이에라는 이제 위즈 다음가는 가치를 인정받는 사이버보안 스타트업이다.

IPO 가능성도 거론된다. 블랙스톤 같은 대형 자산운용사가 투자하면 향후 상장 때 가격 책정과 신뢰도 확보에 도움이 된다. 물론 높은 밸류에이션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83억 달러로 평가받았던 레이스워크(Lacework)는 33개월 만에 1억 5,230만 달러에 팔렸고, 사이버리즌(Cybereason)은 33억 달러에서 3억 달러로 추락했다.

그래도 사이에라는 다르다는 평가다. 레이스워크와 사이버리즌은 2021년 버블기에 정점을 찍었지만, 사이에라는 투자 시장이 냉각된 뒤에도 꾸준히 성장했다. 경쟁 환경도 유리하다. 사이버리즌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와 센티넬원(SentinelOne) 사이에서 3등 경쟁을 벌였고, 레이스워크는 위즈 같은 강자와 정면 승부를 해야 했다. 반면 사이에라가 노리는 데이터 보안 플랫폼 시장엔 순수 경쟁자가 적다.

포레스터의 데이터 보안 플랫폼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바로니스를 빼면 대부분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IT 기업, 포스포인트(Forcepoint)나 트렐릭스(Trellix) 같은 레거시 보안 업체, 브로드컴이나 오픈텍스트처럼 M&A로 보안 자산을 사 모은 대기업들이다. 사이에라는 이 빈틈을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 보안 시장은 현재 240억 달러 규모다. 사이에라는 데이터 발견부터 분류, 거버넌스, 보호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앞으로 신원관리 영역으로도 확장할 예정이다. 세게브 CEO는 “데이터와 신원을 결합하는 사업 확장과 함께 인접 시장 진출을 위한 추가 M&A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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