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음성이 미래다”…1년 내 ‘말로 작동하는’ 기기 출시


오픈AI(OpenAI)가 화면 대신 음성을 내세운 새로운 하드웨어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2개월간 엔지니어링, 제품, 연구 팀을 하나로 통합해 오디오 모델을 전면 개편했고, 약 1년 뒤엔 음성만으로 작동하는 개인용 기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openAI logo - 와우테일

더 인포메이션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3월 말까지 신형 오디오 AI 모델을 공개한다. 지금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말하고, 대화 중 자연스럽게 끼어들 수 있으며, 사용자가 말하는 도중에도 답변을 시작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현재 챗GPT 음성 기능을 구동하는 GPT-realtime 모델은 사람들이 동시에 말하는 상황을 처리하지 못한다. 새 모델은 이런 한계를 뛰어넘어 텍스트 모델만큼 정확하고 빠르게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은 음성 합성 전문가 쿤단 쿠마르(Kundan Kumar)다. 캐릭터AI 출신인 그는 음성 클론 스타트업 라이어버드AI를 공동 창업해 2019년 디스크립트에 매각한 경력이 있다. 몬트리올대학교에서 튜링상 수상자 요슈아 벤지오 밑에서 박사 과정을 밟기도 했다.

오픈AI의 하드웨어 야심은 지난해 5월부터 본격화됐다. 아이폰을 디자인한 전 애플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Jony Ive)의 스타트업 아이오 프로덕츠(io Products)를 65억 달러에 인수하면서다. 아이브와 그의 팀 55명은 오픈AI로 넘어와 제품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 애플의 상징적 제품을 만든 인물답게 스크린 중독을 줄이고 음성 중심 경험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픈AI가 준비 중인 기기는 다양하다. 스마트 안경, 화면 없는 스마트 스피커, 펜 모양의 음성 기기까지 여러 형태를 검토하고 있다. 공통점은 하나다. 화면 없이 음성만으로 작동한다는 것. 첫 제품은 폭스콘이 베트남에서 제조할 예정이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대체하기보단 함께 쓰는 ‘제3의 기기’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음성 중심 전략은 이미 업계 전반의 흐름이다. 메타(Meta)는 레이밴 메타 스마트 안경에 마이크 5개를 넣어 시끄러운 곳에서도 대화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구글은 검색 결과를 말로 들려주는 ‘오디오 오버뷰’를 실험 중이고, 테슬라는 xAI의 챗봇 그록을 차량에 넣어 음성으로 내비게이션과 온도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미국에선 가구 3곳 중 1곳이 스마트 스피커를 쓰고 있을 정도로 음성 어시스턴트가 일상화됐다.

AI 반지도 나온다. 샌드바와 페블 창업자 에릭 미기코프스키가 이끄는 회사 등 최소 2곳이 2026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방향은 같다. 음성이 미래의 주요 인터페이스가 되고, 집, 차, 심지어 우리 몸까지 모든 공간이 AI와 대화하는 통로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화면 없는 웨어러블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휴먼의 AI 핀은 수억 달러를 쏟아붓고도 실패했다. 2025년 2월 HP에 자산을 1억 1,600만 달러에 넘긴 뒤 서비스를 중단했다. 프렌드 AI 펜던트는 사생활 침해 논란을 일으켰다. 오픈AI가 이런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대화 지연 없애기, 끊김 없는 음성 인식, 실시간 대응 같은 기술적 과제를 풀어야 한다.

오픈AI가 음성 기술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소프트웨어만 만들던 회사에서 하드웨어까지 직접 만드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하드웨어 마진율(약 38%)은 소프트웨어(70%)보다 낮지만, 기기로 사용자를 묶어두고 구독을 유도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를 직접 만들면 챗GPT가 다른 회사 제품의 부속품이 아니라 핵심 접점으로 자리 잡는다.

음성 중심 시대는 새로운 숙제도 안긴다. 실시간 음성 처리를 위한 강력한 인프라, 항상 켜져 있는 마이크가 불러올 프라이버시 우려, 감정까지 흉내 내는 음성 AI가 딥페이크로 악용될 위험 등이다. 그래도 오픈AI는 조니 아이브의 디자인 감각과 강력한 AI 기술을 앞세워 다음 세대 컴퓨팅을 정의하겠다는 계획을 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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