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특화 AI ‘아티큘8’, 설립 2년 만에 기업가치 5억 달러 돌파


인텔에서 분사한 엔터프라이즈 생성 AI 기업 아티큘8(Articul8 AI)가 설립 2년도 안 돼 기업가치 5억 달러를 넘어섰다. 회사는 유럽 딥테크 전문 벤처캐피털 아다라 벤처스(Adara Ventures)가 주도한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articul8 logo color - 와우테일

아티큘8는 2024년 1월 인텔과 디지털브릿지(DigitalBridge)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다. 인텔에서 개발한 지적재산권과 기술을 기반으로 출범했으며, 인텔 데이터센터 및 AI 그룹 부사장 출신인 아룬 수브라마니얀(Arun Subramaniyan)이 CEO로 이끌고 있다. 설립 당시 디지털브릿지 벤처스가 리드하고 인텔 캐피탈, 핀 캐피탈(Fin Capital), 마인드셋 벤처스(Mindset Ventures) 등이 참여해 약 4,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이번 시리즈B에는 아다라 벤처스 외에 디지털브릿지, 인텔 캐피탈, 핀 캐피탈 등 기존 투자자들이 다시 참여했다.

아티큘8가 빠르게 성장한 비결은 ‘도메인 특화 AI’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챗GPT 같은 범용 대형 언어모델(LLM)과 달리, 반도체나 에너지처럼 전문성이 높은 산업에 맞춘 AI 모델을 개발한다. 가트너는 2027년까지 기업용 생성 AI 배포의 절반 이상이 특정 산업에 맞춤화된 모델로 구동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범용 LLM이 복잡한 산업 용어나 규제 요구사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완하려는 움직임이다.

아티큘8는 반도체, 에너지, 항공우주, 금융 서비스 등 규제가 엄격한 산업 전용 AI 모델을 개발했다. A8-Semicon은 반도체 설계용 Verilog 코드를 생성하고, 전력연구소(EPRI)와 공동 개발한 A8-Energy는 에너지 산업 데이터 1만 개 이상을 학습했다. 제조와 공급망 운영에 최적화된 A8-Supply도 제공한다.

실제 성과도 나오고 있다. 아티큘8는 최근 산타클라라 소재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구글 클라우드에서 자사 플랫폼을 도입해 제품 개발과 영업 엔지니어링 속도를 높였다고 발표했다. 이 고객사는 도입 4개월 만에 눈에 띄는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다.

아티큘8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보안이다. 기업의 데이터와 AI 학습, 추론을 모두 기업 보안 경계 안에서 처리할 수 있다. 클라우드, 온프레미스, 하이브리드 배포를 모두 지원하며 특정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다. 인텔의 제온 프로세서와 가우디 가속기에 최적화돼 출시됐지만, 지금은 다양한 인프라에서 작동한다.

회사는 최근 AWS의 에이전트형 AI 전문 인증을 받았고, AWS와 메타의 ‘빌딩 위드 라마(Building with Llama)’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1,000개 이상 지원 기업 중 30곳만 뽑힌 경쟁률 높은 프로그램이다.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클라우드, 데이터브릭스 등 주요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도 입점했다.

엔터프라이즈 AI 플랫폼 시장에는 C3 AI, H2O.ai, 데이터이쿠(Dataiku), 데이터로봇(DataRobot) 같은 경쟁사들이 있다. 하지만 아티큘8는 처음부터 도메인 특화 모델과 에이전트형 AI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수브라마니얀 CEO는 “기업들이 단일 LLM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며 “우리 플랫폼은 에이전트형 AI를 위해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아티큘8의 핵심 기술인 모델메시(ModelMesh)는 단순한 모델 관리 도구가 아니다. 여러 전문 AI 에이전트를 조율하는 ‘에이전트들의 에이전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항공우주 산업에서는 3개의 전문 AI 에이전트가 협업한다. 공급업체 에이전트는 부품이 요구사항을 충족하는지 확인하고, 모델링 에이전트는 3D 환경에서 부품 형상을 검증하며, 프로세스 에이전트는 조립 순서가 올바른지 점검한다.

멘로 벤처스의 2025년 엔터프라이즈 생성 AI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지난해 생성 AI에 370억 달러를 썼다. 2024년 115억 달러에서 3.2배 늘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190억 달러가 애플리케이션 계층에 투입됐다. 흥미로운 점은 앤쓰로픽이 기업용 LLM 지출의 40%를 차지하며 OpenAI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구글도 21%로 점유율을 크게 늘렸다.

도메인 특화 AI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범용 LLM은 이메일 요약이나 문서 작성 같은 일반 업무에는 좋지만, 복잡한 산업별 작업에는 한계가 있다. 회사채 계약서의 법률 용어나 임상시험 규제, 정유소 안전 프로토콜 같은 영역에서는 깊은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가트너는 도메인 특화 AI 시장이 2028년까지 113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브라마니얀 CEO는 “범용 LLM은 반도체나 항공우주, 에너지 같은 산업에서 요구하는 정밀도와 규제 준수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우리 모델은 엔지니어링 도면과 3D 데이터, 복잡한 다단계 작업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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