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전문 AI 보험 플랫폼 ‘코기’, 1억 달러 투자유치


스타트업 전문 AI 보험 플랫폼 코기(Corgi)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 킨드레드 벤처스(Kindred Ventures), 올리버 융(Oliver Jung), 레블론 캐피털(Leblon Capital), 컨트래리(Contrary), 글레이드 브룩 캐피털 파트너스(Glade Brook Capital Partners)가 공동 주도한 1억 8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시리즈 A와 시드 라운드가 포함됐으며, 회사 가치는 6억 3000만 달러로 평가받았다.

corgi insurance - 와우테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코기는 2024년에 설립됐다. 공동 창업자인 니코 라쿠아(Nico Laqua)와 에밀리 유안(Emily Yuan)은 보험업계의 근본적인 비효율성을 AI로 해결하겠다는 비전으로 회사를 시작했다. 라쿠아는 월간 활성 사용자 2억 명 이상을 보유한 게임 퍼블리셔 바스켓(Basket)을 창업한 경력이 있다.

코기의 가장 큰 차별점은 보험 브로커가 아닌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풀스택 보험사라는 점이다. 미국에서 보험사가 되려면 각 주 정부로부터 까다로운 규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수백만 달러 이상의 최소 자본금 유지, 보험금 지급을 위한 충분한 준비금 확보, 정기적인 재무 감사, 보험수리 시스템 검증 등을 통과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2~3년 이상이 소요된다. 코기는 2024년 설립 후 불과 1년 만인 2025년 7월 정식 보험사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이는 경쟁사들과 비교할 때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엠브로커나 초기 바우치는 보험 브로커로 시작했다. 브로커는 기존 보험사의 상품을 중개하는 역할로, 라이선스 취득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가격 결정권이 없고 중간 마진이 발생한다. 반면 코기처럼 직접 보험사가 되면 언더라이팅부터 클레임까지 전 과정을 통제하고, 중간 마진을 제거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리스크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AI로 분석해 지속적으로 상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코기는 브로커부터 보험사, 재보험사까지 전체 밸류 체인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전통적인 보험 시스템에서는 이 여러 단계를 거치며 일주일 이상이 소요됐지만, 코기는 이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처리한다. AI를 활용해 언더라이팅, 정책 관리, 클레임 처리를 엔드투엔드로 설계하고 관리하며, 즉각적인 견적 제공과 인증서 발급이 가능하다.

스타트업 보험이 왜 별도로 필요할까? 전통적인 보험사들은 제조업이나 부동산 같은 전통 산업에 최적화돼 있다. 연간 계약 주기, 종이 서류, 복잡한 프로세스로 움직이는 이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스타트업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했다. 예를 들어 SaaS 스타트업이 월 매출 10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로 성장할 때, 매출 규모에 따라 보장 범위를 즉시 조정해야 하지만 전통 보험사는 이를 수개월이 걸리는 재계약 프로세스로만 처리할 수 있었다.

코기는 이러한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탄생했다. 이사 및 임원 책임보험(D&O), 과실 및 누락 책임보험(E&O), 사이버 보험, 일반 배상책임 보험(CGL), 고용 차량 및 비소유 자동차 보험(HNOA), 수탁자 책임보험, AI 책임보험 등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핵심 보장을 모듈 형태로 제공한다. MVP 단계에서 IPO까지, 성장 단계에 따라 필요한 보장만 선택해 켜고 끌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사 및 임원 책임보험(D&O)은 회사 의사결정권자가 경영 판단으로 소송을 당했을 때를 대비한 보험이다. 벤처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계약서에 D&O 보험 가입이 필수 조건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과실 및 누락 책임보험(E&O)은 기술 제품이나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발생한 전문적 책임을 보호한다. 사이버 보험은 해킹, 랜섬웨어, 데이터 유출 같은 사이버 공격에 대비하며, 최근 AI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AI 시스템의 오작동이나 편향으로 인한 피해를 보장하는 AI 책임보험도 등장했다.

코기는 2025년 7월 정식 규제 승인을 받은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정식 보험사 라이선스 취득 후 불과 6개월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이 4000만 달러를 넘어섰고, 직원 수도 70명 규모로 확대됐다. 킨드레드 벤처스의 제너럴 파트너 카니 마쿠벨라(Kanyi Maqubela)는 “보험업계의 진정한 혁신은 보험수리학, AI 기반 시스템, 정책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하다. 코기는 금융 서비스의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보험사를 출범시키며 드문 끈기와 기술 집중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스타트업 보험 시장에는 주요 경쟁사들이 이미 자리잡고 있다. 엠브로커(Embroker)는 2015년 설립된 디지털 보험 브로커로 2021년 1억 달러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며 풀스택 보험사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바우치(Vouch)는 2018년 설립돼 벤처 지원 기술 기업에 특화된 보험을 제공했지만, 2025년 8월 히스콕스(Hiscox)에 인수되며 독립 브로커로 초점을 전환했다. 코얼리션(Coalition)은 사이버 보험 분야의 선두주자로 2022년 2억 5000만 달러 시리즈 F 투자를 유치하며 50억 달러 밸류를 달성했다.

코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AI를 단순히 보조 도구가 아닌 핵심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미국 GDP의 상당 부분이 수십 년간 크게 변화하지 않은 규제 금융 기관을 통해 흐른다. 코기는 AI를 통해 이러한 구조를 더 빠르고 효율적이며 저렴하게 만들어, 미국 내 모든 비즈니스의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 리스크 보호 수준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고객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보험 가입에 며칠이 걸렸는데 이제는 즉시 처리된다. 우리가 성장하면서도 별도로 신경 쓸 필요 없이 바로 보장받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했다”는 평가부터, “7자릿수 기업 계약을 따내는 데 필요한 모든 보험을 며칠 만에 처리해줬다”는 사례까지, 스타트업들은 코기의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 평가한다. 전통적인 브로커 대비 10분의 1 비용으로 견적을 받고, 즉시 보험 인증서를 발급받아 계약을 진행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투자 자금은 보장 범위 확대, 유통 채널 다각화, 언더라이팅·클레임·정책 운영을 지원하는 AI 시스템 고도화에 사용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를 기반으로 하는 코기는 스타트업 생태계 깊숙이 자리잡으며 현대적 운영 환경에 맞춘 보험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코기의 접근 방식은 단순히 보험 구매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회사는 보험을 기술 기업의 성장 속도에 맞춰 진화하는 능동적인 리스크 관리 도구로 재정의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이러한 비전에 대한 투자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며, 코기가 1조 달러 규모의 보험업계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지닌 회사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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