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 환자 데이터로 자가면역 치료제 찾는다…미라도어, 2.5억 달러 투자 유치


샌디에이고의 임상단계 정밀의학 기업 미라도어 테라퓨틱스(Mirador Therapeutics)가 2025년 3분기에 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유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2024년 3월 출범 이후 미라도어가 조달한 총 자금은 6억 5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티 로우 프라이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T. Rowe Price Investment Management), 애디지 캐피털 파트너스(Adage Capital Partners),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 컴퍼니(Fidelity Management & Research Company) 등 신규 투자자들이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자들도 강력하게 후속 투자에 나섰다.

mirador logo - 와우테일

회사를 이끄는 마크 맥케나(Mark McKenna) 회장 겸 CEO는 2023년 머크(Merck)에 108억 달러에 인수된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시스(Prometheus Biosciences)를 성공적으로 엑싯시킨 인물이다. 프로메테우스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2021년 최고 실적의 바이오텍 IPO와 2022~2023년 최고 수익률 바이오텍 주식으로 기록을 세웠다. 맥케나는 프로메테우스 인수 후 멕시코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에도 “미완의 과제”가 있다는 생각에 불과 몇 개월 만에 미라도어를 설립했으며, 시리즈 A 자금 조달은 프로메테우스 때의 1년과 달리 단 60일 만에 완료됐다.

면역체계가 자신을 공격하는 병

미라도어가 집중하는 자가면역 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외부 침입자가 아닌 자신의 세포와 조직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면역체계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같은 외부 병원체를 찾아 제거하지만, 자가면역 질환이 발생하면 면역체계가 ‘적과 아군’을 구별하지 못한다. 이는 마치 경비병이 자신이 지켜야 할 건물을 공격하는 것과 같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관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켜 복통, 설사, 체중 감소를 유발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공격해 통증과 변형을 초래하고,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 호흡이 어려워진다. 미국에서만 성인의 21% 이상이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으며, 면역염증 분야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의약품 지출 카테고리지만 수백만 명의 환자들이 여전히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항체로 면역 신호 차단, 새로운 표적 찾기

미라도어는 주로 생물학적 제제(biologics), 특히 항체 치료제를 개발한다. 항체 치료제는 면역체계의 특정 신호 분자를 찾아 결합해 그 기능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기존 TNF 억제제는 염증을 일으키는 TNF라는 단백질에 달라붙어 그 활동을 막는다.

하지만 기존 자가면역 치료제는 대부분 ‘단일 표적’만 공략한다. 자가면역 질환은 여러 면역 경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 가지만 막으면 다른 경로가 활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미라도어는 기존에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표적’을 찾고 여러 약물을 조합하는 데 집중한다. 맥케나는 “우리는 생물학적 제제에 전문성이 있지만, 임상에 들어가면 치료 방식에 구애받지 않는다”며 “가장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표적을 찾아 최고 수준의 약물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250만 환자 데이터로 최적의 조합 찾는 미라도어360

미라도어의 핵심 경쟁력은 미라도어360(Mirador360)이라는 독자적인 정밀 발견 및 개발 엔진이다. 이 플랫폼은 250만 명 이상의 환자 프로필 데이터를 활용해 면역염증 질환 전반에 걸친 신속한 표적 발견 및 검증, 환자 층별화를 지원한다. 머신러닝과 통합된 이 시스템은 복잡한 면역 경로를 해독하고 병용요법 우선순위 결정 및 적응증 확장을 안내한다.

미라도어360은 250만 명의 환자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환자가 어떤 표적 조합에 반응할지 미리 예측한다. 이는 마치 교통 정체를 해결할 때 한 길만 뚫는 게 아니라 전체 도로망을 분석해 최적의 우회로를 찾는 것과 같다. 맥케나는 “면역섬유화 질환 치료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려면 점진적 혁신과 단일요법을 넘어 새로운 표적, 정밀의학, 합리적 병용요법, 다중특이성 접근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현재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류마티스 관절염, 특발성 폐섬유증 등 네 가지 주요 적응증에 걸쳐 5~6개 프로그램을 임상 단계로 진행 중이다. 다만 중국 등 해외 경쟁사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구체적인 약물 표적과 메커니즘은 의도적으로 비공개로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2027년 말까지 10건 이상의 임상 데이터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자가면역 치료제 투자 러시, 2025년만 5억 달러 넘어

자가면역 질환 바이오텍 분야는 최근 투자 붐을 맞고 있다. 2025년 9월 오디세이 테라퓨틱스(Odyssey Therapeutics)는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를 개발하며 2억 1,3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했다. 오디세이는 2021년 설립 이후 2년 만에 첫 번째 내부 개발 프로그램을 여러 임상 단계까지 진행시켰으며, RIPK2 억제제를 궤양성 대장염에 단독 및 타케다(Takeda)의 기존 치료제와 병용으로 2상 임상시험 중이다.

2025년 10월에는 재그 바이오(Zag Bio)가 흉선(thymus)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8천만 달러를 조달했다. 흉선은 면역세포가 ‘적과 아군’을 학습하는 곳으로, 자그 바이오는 이곳으로 항원을 끌어들여 면역체계를 ‘재교육’하는 이중기능 항체를 개발 중이다. 2026년 말까지 초기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2025년 4월에는 메리다 바이오사이언시스(Merida Biosciences)가 써드록벤처스(Third Rock Ventures)에서 스핀아웃하며 자가면역 질환 치료용 Fc 기반 치료제 개발로 1억 2,100만 달러 시리즈 A를 유치했다. 같은 달 듀알리타스(Dualitas)는 차세대 이중특이항체로 6,500만 달러 시리즈 A를 조달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2025년 12월 키버나(Kyverna)의 CAR-T 세포치료제 성과다. 키버나는 경직인증후군(stiff person syndrome) 치료에서 “전례 없는” 결과를 보여 2026년 상반기 FDA 승인 신청을 계획 중이다. 이는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최초의 CAR-T 승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 암 치료에만 사용되던 CAR-T 기술이 자가면역 질환으로 확대되는 것은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번 시리즈 B 투자금은 현재 진행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 대한 개념증명 달성과 추가 파이프라인 후보물질 개발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미라도어는 내부 프로그램 외에도 자사의 정밀의학 플랫폼으로 “슈퍼차지”할 수 있는 외부 혁신 자산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맥케나는 “속도가 바이오텍의 새로운 화폐”라며 “우리는 전에도 해냈고 다시 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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