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중단했던 도조3 재개… 이번엔 우주 데이터센터용


테슬라(Tesla)가 불과 5개월 전 접었던 도조3(Dojo3)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한다. 그런데 용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번엔 자율주행 훈련이 아니라 우주 궤도에 띄울 AI 데이터센터용이다.

tesla dojo supercomputer - 와우테일

일론 머스크는 1월 18일 자신의 X에 “AI5 칩 설계가 괜찮은 상태가 됐으니 도조3 작업을 재개하겠다”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될 칩을 만드는 데 관심 있으면 지금까지 해결한 가장 어려운 기술 문제 3가지를 AI_Chips@Tesla.com으로 보내달라”고 썼다. 이어 그는 테슬라의 칩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AI4만으로도 인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안전성을 달성할 것이고, AI5는 차량을 거의 완벽하게 만들고 옵티머스를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AI6는 옵티머스와 데이터센터용이고, AI7/도조3는 우주 기반 AI 컴퓨팅용”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 8월 도조 프로젝트를 접었다. 도조 총괄이던 피터 배넌(Peter Bannon)이 퇴사하면서 팀 자체가 해체됐다. 핵심 엔지니어 20여 명은 전 도조 책임자 가네시 벤카타라마난(Ganesh Venkataramanan)이 빌 장(Bill Chang), 벤 플로어링(Ben Floering)과 함께 세운 AI 인프라 스타트업 덴시티AI(DensityAI)로 옮겼다. 블룸버그는 당시 테슬라가 자체 칩 개발을 접고 엔비디아나 삼성에 더 의존할 것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불과 5개월 만에 머스크가 다시 도조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단, 용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원래 도조는 테슬라 차량에서 수집한 영상 데이터로 자율주행 신경망을 훈련시키는 슈퍼컴퓨터였다. 머스크의 발언에 따르면 이제 AI4와 AI5가 차량 자율주행을 담당하고, AI6가 옵티머스 로봇과 데이터센터를 맡으면, AI7/도조3는 아예 지구 밖 우주에서 AI 컴퓨팅을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재개 결정의 배경에는 AI5 칩 개발 진행이 있다. TSMC가 제조하는 이 칩은 테슬라 자율주행과 옵티머스 로봇에 들어간다. 테슬라는 지난 여름 삼성과 165억 달러 규모의 계약도 체결했다. 삼성은 차량과 옵티머스, 데이터센터용 AI6 칩을 생산한다.

우주 데이터센터라는 머스크의 구상은 때마침 경쟁자들의 움직임과 맞물렸다. CES 2026에서 엔비디아는 테슬라 FSD에 정면 도전하는 오픈소스 자율주행 AI 모델 알파마요(Alpamayo)를 공개했다. 머스크는 X에 “자율주행에서 드문 엣지 케이스를 해결하는 게 정말 어렵다”며 “솔직히 그들이 성공하길 바란다”고 썼다. 위협적이면서도 여유로운 반응이었다.

머스크 혼자만 우주를 바라보는 건 아니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은 지난해 말 로켓 제조사 스톡 스페이스(Stoke Space) 인수를 검토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도 1년 넘게 궤도 데이터센터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구글은 플래닛 랩스와 손잡고 2027년 초 구글 AI 칩을 실은 위성을 쏘아 올린다.

왜 다들 우주로 가려 할까? 지구 전력망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어마어마한 전력을 먹는다. 우주에선 24시간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고, 영하 270도에 가까운 우주 공간에서 냉각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엔비디아가 후원하는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Starcloud)는 이미 지난해 11월 엔비디아 H100 GPU를 실은 위성을 쏘아 올려 우주에서 AI 모델 훈련에 성공했다.

물론 머스크에겐 남들이 없는 무기가 있다. 스페이스X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스페이스X IPO로 조달한 자금으로 스타십을 이용해 컴퓨팅 위성 군집을 띄울 계획이다. 로켓이 있으니 올트먼이나 베조스보다 한 발 앞서 있다.

하지만 우주 데이터센터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궤도에서 작동하는 AI 칩은 온도 관리, 우주 방사선 차단, 지구와의 저지연 데이터 전송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 한다. 발사 비용도 만만치 않다. 모건스탠리는 가혹한 방사선, 궤도 유지보수의 어려움, 우주 쓰레기 위험, 데이터 거버넌스와 우주 교통 규제 등을 장애물로 꼽았다.

그럼에도 테슬라가 도조3를 다시 꺼낸 건 의미가 크다. AI 칩 개발 능력을 확보하고, 우주라는 새 시장에서 먼저 자리를 잡겠다는 의지다. 머스크는 이미 전기차와 로켓을 성공시켰다. 우주 데이터센터도 현실이 될까? 적어도 그는 다른 누구보다 이 꿈을 실현할 수단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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