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인프라 보안 기업 ‘클래로티’, 1.5억 달러 시리즈F 투자 유치


산업 제어 시스템과 핵심 인프라를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지키는 클래로티(Claroty)가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F 투자를 유치했다. 골럽 캐피탈(Golub Capital)의 성장 투자 부문인 골럽 그로스(Golub Growth)가 투자를 주도했고, 기존 투자자들도 최대 5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입하면서 총 2억 달러 규모의 라운드가 완성됐다. 이로써 클래로티의 기업가치는 작년 3월보다 80% 뛴 30억 달러 수준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claroty logo - 와우테일

투자 시점도 의미심장하다. 산업 현장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발전소, 상하수도, 병원, 제조 공장 같은 물리 시설을 노리는 사이버 공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트너(Gartner)는 “사이버물리시스템이 확산되면서 사이버 공격이 송유관이나 정수장, 식품 공장 같은 실물 자산에 직접 타격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핵심 인프라가 국가 안보, 경제와 맞물리면서 이런 위협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뉴욕에 본사를 둔 클래로티는 2015년 아미르 질버슈타인(Amir Zilberstein), 베니 포라트(Benny Porat), 갈리나 안토바(Galina Antova)가 의기투합해 세운 회사다. 2020년 7월부터 야니브 바르디(Yaniv Vardi)가 CEO를 맡으면서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바르디는 영국 에너지 대기업 센트리카(Centrica)에서 8개국 사업을 이끌며 회사를 수십억 달러 규모로 키운 경력이 있다. 에너지 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파노라믹 파워(Panoramic Power)의 CEO로 센트리카에 회사를 매각한 이력도 갖고 있다.

클래로티가 만드는 건 공장 설비부터 사물인터넷 기기, 병원 의료 기기까지 아우르는 통합 보안 플랫폼이다. 어떤 자산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취약점을 찾아내고, 네트워크를 보호하고, 의심스러운 접근을 차단하고, 위협을 실시간으로 탐지한다. 포춘 100대 기업 중 24곳을 포함해 전 세계 수백 개 조직의 수천 개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엑스돔(xDome)’과 고객사 내부에 설치하는 ‘지속적 위협 탐지(CTD)’ 두 가지 방식으로 서비스한다.

지난 한 해 클래로티는 굵직한 성과를 여럿 냈다. 포드(Ford)에서 AI 총괄을 지낸 길 구르 아리에(Gil Gur Arie)를 최고제품책임자로 영입했고,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록웰 오토메이션(Rockwell Automation)과 손잡고 AI 기반 자산 카탈로그인 ‘CPS 라이브러리’를 내놨다. 공장이나 발전소에 있는 온갖 설비를 자동으로 파악하고 추적하는 기능이 핵심이다. AWS로부터 제조 및 산업 OT 보안 역량 인증을 받았고, 구글 시큐리티 오퍼레이션스(Google Security Operations)와도 전략적 협력을 시작했다.

공공 부문 공략에도 속도를 냈다. 미 공군 예비역 대령 출신 젠 소바다(Jen Sovada)를 정부 사업 총괄로 앉혔고, 방산 IT 기업 파슨스(Parsons)의 실링테크(SealingTech)와 통합을 끝냈다. 미국 정보기관에서 쓸 수 있도록 연방 보안 기준(FISMA)을 충족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시장조사 업체들의 평가도 후했다. 가트너와 포레스터(Forrester) 모두 클래로티를 산업 보안 분야 선두 기업으로 꼽았다.

바르디 CEO는 “요즘 기업들은 기술과 인력, 프로세스를 적절히 섞어서 리스크를 줄이고 규제도 맞추면서 운영의 안정성을 지키는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산업 현장 운영과 네트워크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시장 최고의 기술을 갖췄기 때문에 고객들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골럽 캐피탈의 롭 터치셔러(Rob Tuchscherer) 수석 전무는 “클래로티의 솔루션은 남다른 전문성과 믿음직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리스크를 확실하게 줄여준다”며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회사가 성장하는 걸 돕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클래로티는 이번에 유치한 자금으로 자체 성장과 M&A를 병행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현재 뉴욕 본사 외에 유럽, 아시아태평양, 라틴아메리카에 거점을 두고 있고, 직원은 약 750명이다. 이 중 절반 가까운 350명이 이스라엘에 있다. 이스라엘 경제지 칼칼리스트(Calcalist)에 따르면 이번 라운드에는 3000만~4000만 달러 규모의 세컨더리 거래도 포함됐다.

바르디 CEO는 칼칼리스트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 시장은 뜨겁다”며 “병원과 공장 시스템을 노리는 사이버 공격이 급증하면서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년간 매출이 3배 뛰어서 수억 달러 규모가 됐다”며 “산업 분야 고객들은 우리처럼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회사를 더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사가 곧 수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으며 IPO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때로는 거절하기 어려운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며 인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치열해진 산업 보안 시장

산업 보안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 클래로티의 경쟁자로는 노조미 네트웍스(Nozomi Networks), 드라고스(Dragos), 아르미스(Armis) 같은 회사들이 있다.

노조미 네트웍스는 201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문을 연 회사다. 2021년 8월 1억 달러 시리즈 D 투자를 받았고, 2024년 3월에는 미쓰비시 일렉트릭(Mitsubishi Electric)과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주도한 1억 달러 시리즈 E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총 2억6600만 달러를 끌어모은 노조미는 2025년 9월 미쓰비시에 인수됐다.

드라고스는 2016년 메릴랜드에서 시작한 회사로, 2021년 10월 코크 디스럽티브 테크놀로지스(Koch Disruptive Technologies)와 블랙록(BlackRock)이 이끈 2억 달러 시리즈 D 투자로 기업가치 17억 달러를 찍었다. 2023년 9월에는 웨스트캡(WestCap)의 주도로 7400만 달러를 추가로 유치하면서 누적 투자액이 4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

아르미스는 201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회사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24년 10월 제너럴 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와 알케온 캐피탈(Alkeon Capital)이 주도한 2억 달러 시리즈 D 투자로 기업가치 42억 달러를 기록했고, 2025년 11월에는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이끈 4억3500만 달러 프리IPO 라운드로 기업가치가 61억 달러까지 뛰었다. 연간 반복 매출 3억 달러를 넘어서며 50% 이상 성장 중이고,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클래로티는 2015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총 7억3200만 달러를 모았다. 기존 투자자로는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2(SoftBank Vision Fund 2),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 스탠다드 인더스트리스(Standard Industries), 델타-v 캐피탈(Delta-V Capital) 같은 VC들과 함께 슈나이더 일렉트릭, 지멘스(Siemens), 록웰 오토메이션, LG, 도시바 디지털 솔루션스(Toshiba Digital Solutions) 같은 전략적 투자자들이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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