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치료제 자동화 제조 ‘셀라레스’, 2억5700만 달러 투자 유치


세포치료제 자동화 제조 플랫폼을 개발하는 셀라레스(Cellares)가 블랙록(BlackRock)과 이클립스(Eclipse)가 공동 주도한 시리즈D 라운드에서 2억57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로 누적 투자액은 6억1200만 달러를 넘어섰다.

cellares founders - 와우테일

티 로우 프라이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T. Rowe Price Investment Management), 베일리 기퍼드(Baillie Gifford),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Duquesne Family Office), 인튜이티브 벤처스(Intuitive Ventures), EDBI, 게이츠 프론티어(Gates Frontier) 등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DC 글로벌 벤처스(DC Global Ventures), DFJ 그로스(DFJ Growth), 윌렛 어드바이저스(Willett Advisors) 등 기존 투자자도 후속 투자에 나섰다.

이번 투자금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스 샌프란시스코, 뉴저지주 브리지워터, 네덜란드 레이던, 일본 가시와시 등 전 세계에 자동화 공장을 짓는 데 쓰인다. 셀라레스는 이를 통해 매년 수십만 명의 환자를 위한 세포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블랙록의 앤드류 패리스(Andrew Farris) 상무는 “셀라레스는 세포치료제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데 필요한 첨단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향후 10년간 연간 수백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시장에서 카테고리를 정의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포치료제는 암을 비롯한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높아 환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셀라레스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파비안 게를링하우스(Fabian Gerlinghaus)는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장벽은 더 이상 과학이 아니라 제조 능력”이라며 “세포치료제 제조는 수십 년간 수작업에 의존해왔다”고 지적했다.

기존 CDMO와 뭐가 다를까

셀라레스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기존 위탁개발생산기업(CDMO)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이다. 기존 CDMO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하는 작업이 많다. 예를 들어 환자의 세포를 채취한 뒤 분리하고, 유전자를 넣고, 배양하고, 품질을 검사하는 전 과정에서 숙련된 기술자들이 무균실에서 일일이 작업을 진행한다. 마치 장인이 하나하나 손으로 만드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이런 수작업 중심 공정은 여러 문제를 낳는다. 첫째, 사람이 하다 보니 실수가 생길 수 있고 배치마다 품질이 들쭉날쭉할 수 있다. 둘째, 숙련된 인력을 많이 고용하고 교육해야 하니 비용이 많이 든다. 셋째, 무균실 같은 고급 시설이 많이 필요해 공간도 많이 차지한다. 넷째, 생산량을 늘리려면 시설을 10개, 20개씩 늘려야 하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셀라레스는 이 모든 과정을 로봇과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했다. ‘셀 셔틀(Cell Shuttle)’이라는 박스 크기의 장비 하나가 환자 한 명분의 세포치료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서 만든다. 세포를 넣으면 분리, 유전자 조작, 배양, 수확까지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진행된다. ‘셀 큐(Cell Q)’라는 또 다른 시스템은 품질 검사를 자동화한다.

이렇게 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같은 크기의 공장에서 같은 수의 직원으로 10배 많은 환자를 위한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 구체적으로 기존 CDMO가 상업 생산을 위해 시설 10개를 지어야 한다면, 셀라레스는 1개만 지으면 된다. 기존 CDMO가 수천 명을 고용해야 한다면, 셀라레스는 수백 명이면 충분하다. 실제로 셀라레스의 뉴저지 공장은 11만8000제곱피트(약 1만1000㎡) 규모로 연간 4만 명분의 세포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다.

게를링하우스는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그는 FDA 승인을 받은 세포치료제가 있는데도 제조 병목 현상 때문에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현실을 보고 셀라레스를 창업했다. 그 전에는 신테고(Synthego)에서 RNA 합성 장비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이클립스의 조 파스(Joe Fath) 파트너는 “셀라레스는 자동화 시스템이 규제 기준을 충족하면서도 전 세계로 확장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셀라레스의 셀 셔틀은 지난해 미국 FDA로부터 첨단 제조 기술(AMT) 지정을 받았다. 업계 최초다. 이 지정을 받으면 규제 신청 시 신속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셀라레스는 이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ristol Myers Squibb)와 3억8000만 달러 규모의 글로벌 제조 계약을 맺었다. 미국, 유럽, 일본에서 상업 생산 능력을 확보한 것이다. 2026년 상반기부터 임상용 제조를 시작하고, 2027년부터는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빠르게 커지는 시장

세포치료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세포치료제 시장은 2025년 72억 달러에서 2035년 557억 달러로 10년 새 7배 넘게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2.69%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CAR-T 세포치료제 시장은 2024년 46억5000만 달러에서 2030년 159억7000만 달러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성장세는 세포치료제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FDA와 유럽 규제 당국의 승인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암 치료 분야에서 기존 치료법이 듣지 않던 환자들에게 극적인 효과를 보이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수요를 따라갈 만큼 생산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이었고, 셀라레스 같은 자동화 제조 플랫폼이 주목받는 이유다.

경쟁은 치열하다

세포치료제 자동화 제조 분야에는 이미 여러 기업이 뛰어들었다. 스위스 제약 CDMO 기업 론자(Lonza)의 코쿤(Cocoon) 플랫폼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 세계에 150개 이상의 장비를 깔아놓았고, 자동화 제조 시장의 18~22%를 차지한다. 독일 밀테니 바이오텍(Miltenyi Biotec)의 클리니맥스 프로디지(CliniMACS Prodigy)도 CAR-T 세포 선택부터 제형화까지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한다.

영국 오리 바이오텍(Ori Biotech)은 지난해 시리즈B에서 1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모듈형 CGT 제조 플랫폼 IRO를 개발 중이다. 셀라레스는 현재 시장 점유율 10~14% 정도지만, 전 세계에 공장을 늘려가면서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다.셀라레스는 2023년 8월 코크 디스럽티브 테크놀로지스(Koch Disruptive Technologies)가 이끈 시리즈C에서 2억5500만 달러를 유치했다. 1년 반 만에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또 받은 셈이다. 엔드포인츠 뉴스에 따르면 2027년 4분기 기업공개(IPO)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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