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자율주행 ‘웨이모’, 기업가치 1100억 달러에 160억 달러 투자 유치 추진


알파벳(Alphabet)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Waymo)가 16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웨이모의 기업가치는 11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2024년 10월 시리즈C에서 450억 달러로 평가받은 지 불과 14개월 만에 두 배 넘게 뛰는 셈이다.

Waymo hyundai - 와우테일

투자금 중 약 130억 달러는 모회사 알파벳이 댈 예정이고, 나머지는 신규 투자자인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 DST 글로벌(DST Global), 드래곤니어(Dragoneer)와 함께 기존 투자자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 등이 참여한다. 블룸버그는 알파벳이 전체 투자액의 4분의 3 이상을 부담한다고 전했다.

웨이모 대변인은 “재무 관련 사항에 대해선 따로 말씀드릴 게 없다”면서도 “우리가 가는 방향은 분명하다. 이미 2000만 건이 넘는 주행을 완료했고, 앞으로도 자율주행 모빌리티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안전 중심의 운영과 기술 리더십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웨이모의 연간 반복 매출이 3억 5000만 달러를 넘은 것으로 파악했다.

웨이모는 2009년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젝트로 시작했다가 2016년 독립 회사로 분사했다. 알파벳의 ‘문샷 팩토리’ X에서 인큐베이팅됐으며,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큰 상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한다. 공동 CEO는 비즈니스를 맡은 테케드라 마와카나(Tekedra Mawakana)와 기술을 담당하는 드미트리 돌고프(Dmitri Dolgov)다. 두 사람은 2021년 함께 CEO로 취임한 뒤 웨이모의 빠른 성장을 이끌어왔다.

성장세는 가파르다. 2025년 한 해 웨이모는 1400만 건의 주행을 완료하며 전년 대비 3배 넘게 늘었다. 2025년 말 기준 누적 이용 건수는 2000만 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주간 유료 승차는 2025년 4월 25만 건에서 12월 45만 건으로 거의 두 배 늘었다. 웨이모는 2026년 말까지 주당 100만 건 이용을 목표로 세웠는데, 이는 지금보다 4배 많은 수준이다.

지금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오스틴, 애틀랜타 등 5개 도시에서 상용 서비스를 하고 있고, 약 2500대의 자율주행 차량을 굴리고 있다. 2026년엔 마이애미, 댈러스, 휴스턴, 샌안토니오, 올랜도, 라스베이거스, 샌디에이고, 디트로이트, 워싱턴 D.C. 등 20개가 넘는 도시로 서비스를 넓힐 계획이다. 특히 런던과 도쿄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첫 해외 진출에 나선다.

자율주행 시장은 크게 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로보택시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회사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판매하는 회사다. 웨이모는 전자에 속하며, 이 분야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로보택시 서비스를 먼저 보자. 아마존이 2020년 13억 달러에 인수한 죽스(Zoox)가 2024년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무료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고, 2026년 유료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건 캐나다 토론토 기반의 와비(Waabi)다. 와비는 1월 말 10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우버와 독점 파트너십을 맺고 로보택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우버 플랫폼에 2만 5000대 이상의 와비 로보택시를 배치할 계획이다. GM이 운영하던 크루즈(Cruise)는 2024년 12월 문을 닫았고, GM은 크루즈 기술팀을 자사 자율주행 팀과 합쳤다.

테슬라는 특이한 케이스다. 자율주행 접근 방식에서 업계와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테슬라는 웨이모나 다른 경쟁사들이 필수라고 여기는 라이다(LiDAR) 센서를 쓰지 않고 오직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일론 머스크 CEO는 “인간도 눈으로만 운전하는데 왜 차가 못하겠느냐”는 논리로 비전 온리(vision-only) 방식을 고집해왔다.

현재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 Supervised)는 여전히 레벨2다. 운전자가 항상 핸들을 잡고 주시해야 한다. 하지만 기능만 놓고 보면 다른 레벨2 시스템과는 차원이 다르다. 고속도로는 물론 도심 주행까지 가능하다. GM 슈퍼크루즈나 BMW 하이웨이 어시스턴트는 지도에 미리 입력된 고속도로에서만 작동하지만, 테슬라 FSD는 주거지역 좁은 골목길도 주행할 수 있다.

2025년 말 기준 테슬라는 110만 명의 FSD 유료 구독자를 확보했다. GM 슈퍼크루즈의 거의 두 배다. 누적 주행 거리는 30억 마일을 넘어섰다. 모터트렌드는 2026년 1월 테슬라 FSD v14를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운전 보조 시스템”으로 선정했다. 2025년 혹평했던 v12에 비해 v14는 “대부분의 결함이 해결됐다”고 평가했다.

로보택시 서비스도 시작했다. 2025년 오스틴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땐 안전 감독자가 탑승했지만, 2026년 1월부터 일부 구간에서 완전 무인 주행으로 전환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로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머스크는 2026년 댈러스 등 여러 도시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규모는 웨이모에 한참 못 미친다. 오스틴과 샌프란시스코를 합쳐 약 150대 수준이다.

안전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24년 10월 FSD 장착 차량 300만대에 대해 50건 이상의 사고 보고를 근거로 조사에 착수했다. 캘리포니아 법원은 2025년 12월 테슬라가 FSD와 오토파일럿 기능을 과장 광고했다고 판결했다. 여러 건의 소송도 진행 중이다.

테슬라는 2026년 2월부터 FSD를 월 99달러 구독제로만 판매한다. 기존 8000달러 일시불 옵션은 없앤다. 머스크의 1조 달러 보상 패키지를 받으려면 FSD 구독자 1000만 명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110만 명으로 약 11%다. 테슬라 CFO는 “2026년이 이 회사의 새로운 책이 시작되는 해”라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 쪽을 보면 어플라이드 인튜이션(Applied Intuition)이 강자로 떠올랐다. 자율주행 차량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분야 선두주자인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은 2025년 6월 블랙록과 클라이너 퍼킨스가 주도한 시리즈F에서 6억 달러를 투자받아 기업가치 15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2024년 3월 60억 달러에서 1년 만에 두 배 넘게 뛴 수치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상위 20곳 중 18곳이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의 솔루션을 쓴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AI 모델 ‘알파마요(Alpamayo)’를 공개하며 메르세데스-벤츠 등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 중이다.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AV 소프트웨어와 AGX Thor 칩이 자율주행 시스템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버는 자율주행 생태계의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버는 네비우스(Nebius)와 함께 아브라이드(Avride)3억 7500만 달러 투자해서 댈러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2025년 말 시작했다. 뉴로(Nuro)와 루시드(Lucid Motors)에도 3억 달러를 투자해 2026년부터 2만대 로보택시를 배치할 계획이다. 우버는 와비, 웨이모, 위라이드(WeRide), 모셔널(Motional) 등 20개가 넘는 자율주행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안전성도 입증되고 있다. 스위스리(Swiss Re)와 함께한 연구에서 웨이모 자율주행 차량은 사람이 운전할 때보다 심각한 부상 사고가 90% 적게 발생했다. 2025년 9월까지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1억 2700만 마일에 달한다. 2024년 말 5000만 마일에서 6개월 만에 두 배가 넘었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웨이모가 실험 단계를 벗어나 자본 집약적인 인프라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웨이모는 2024년 시리즈C에서 56억 달러를 조달했다. 당시 앤드리슨 호로위츠, 실버 레이크(Silver Lake), 피델리티(Fidelity), 타이거 글로벌(Tiger Global) 등이 참여했다. 2020년 시리즈B에선 22억 5000만 달러를 조달했고, 이후 32억 달러까지 늘렸다.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라이드셰어링 시장은 2024년 1231억 달러에서 2032년 4809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미국 로보택시 시장만 놓고 보면 2024년 4억 5000만 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74.6%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이모의 1100억 달러 기업가치는 실제 작동하는 자율주행 기술의 가치를 보여준다. 테슬라 시가총액이 1조 5000억 달러지만 여전히 운전자 감독이 필요한 반면, 웨이모는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5개 도시에서 상용화했다. 주당 45만 건 서비스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웨이모의 기업가치는 주당 이용 건당 약 22만 달러에 해당한다.

웨이모는 재규어 I-페이스 외에도 중국 지리(Geely)의 지커(Zeekr) 전기 SUV와 현대차 아이오닉5를 자율주행 차량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5년 5월엔 애리조나 메사에 2만 2000제곱미터 규모의 자율주행 차량 조립 공장을 세워 수백 개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웨이모는 자율주행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라운드를 기록한다. 로보택시 시장 리더십을 더욱 굳히고, 2026년 전국적 확장과 해외 진출로 자율주행 모빌리티 대중화에 본격 시동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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