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머스크 “우주에서 AI 돌린다”…스페이스X-xAI 합병


와우테일이 지난 1일 전한 스페이스X와 xAI의 합병 논의가 현실이 됐다. 일론 머스크가 우주와 인공지능을 하나로 묶었다. 스페이스X(SpaceX)는 2일 AI 기업 xAI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합병 법인은 1조 2500억달러(약 1경 7000조원) 기업가치를 목표로 올해 안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성공하면 역대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가 된다.

spaceX - 와우테일

머스크는 “지구 안팎에서 가장 야심찬 혁신 엔진을 만든다”고 했다. 로켓과 AI, 위성 인터넷, 소셜미디어 X까지 한 회사로 모은다는 구상이다. 머스크가 운영하는 여러 회사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통합이다.

합병 전 두 회사의 몸값도 만만치 않았다. 스페이스X는 작년 12월 8000억달러로 평가받았고, xAI는 올 1월 2300억달러 가치를 인정받았다. 합치면 1조달러가 넘는다. 챗GPT를 만든 오픈AI(5000억달러)보다 두 배 이상 크다.

스페이스X 최고재무책임자(CFO) 브렛 존슨은 주주 서한에서 “올해 IPO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잘하고 시장 상황이 좋으면 상장으로 큰돈을 모을 수 있다”며 “모은 돈으로 스타십 발사를 늘리고, 우주에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달 기지를 만들고, 화성에 사람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번 합병의 핵심은 ‘우주 데이터센터’다. 지상 데이터센터는 전기를 너무 많이 먹고 물도 많이 쓴다. 미국 전체 전력의 4%가 데이터센터로 간다. 대형 데이터센터 하나가 10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열로 날려버린다. 연간 전기료만 1000만달러, 냉각수 비용도 1100만달러가 든다.

우주는 다르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고, 진공 상태라 냉각비용이 거의 없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위성 100만개를 쏘아 올리겠다고 신청했다. 이 위성들이 궤도에서 AI 연산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머스크는 “2~3년 뒤면 AI 컴퓨팅은 우주에서 하는 게 가장 싸진다”고 주장한다. 스페이스X는 FCC에 낸 서류에서 “지상의 제약을 벗어나면 기업들이 훨씬 빠르고 크게 AI 모델을 훈련시킬 수 있다”고 했다.

xAI는 2023년 설립된 신생 기업이지만 성장 속도가 빠르다. 작년 9월 100억달러를 받아 기업가치 2000억달러를 인정받았고, 올 1월엔 200억달러를 더 받았다. 엔비디아, 시스코, 피델리티, 카타르 국부펀드 등이 투자했다.

xAI의 주력 제품은 AI 챗봇 그록(Grok)이다. 작년 9월 기준 월 사용자 6400만명을 기록했다. 멤피스에 슈퍼컴퓨터 ‘콜로서스’를 지었는데, 엔비디아 GPU 100만개 규모다. 콜로서스2는 55만개를 더 넣을 예정이다.

다만 돈은 빠르게 나간다. 작년 매출이 1억달러 정도였는데 올해 목표가 5억달러다. 문제는 한 달에 10억달러씩 쓴다는 점이다. 인프라 구축에 돈이 많이 들어가서다. xAI 입장에선 스페이스X와 합병이 절실한 이유다.

반면 스페이스X는 돈을 잘 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작년 매출이 150억~160억달러였고 이익은 80억달러였다. 작년에만 로켓을 160번 넘게 쏘아 올렸다. 전 세계 로켓 발사의 절반 이상이 스페이스X다.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가입자는 850만명이 넘는다. 올해는 스타링크가 스페이스X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상장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 머스크는 작년 12월 “스페이스X가 상장한다”고 밝혔고, 지금은 월가 투자은행을 고르는 중이다. 블룸버그는 통합 회사가 1조 2500억달러 가치로 IPO를 한다고 보도했다. 성공하면 2019년 사우디 아람코(1조 9000억달러) 다음으로 큰 IPO가 된다.

머스크의 회사들은 원래 서로 엮여 있었다. 테슬라는 최근 xAI에 20억달러를 투자했고, 테슬라 차량엔 그록이 들어간다. xAI는 작년 초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X와도 합쳤다. 스페이스X 직원 일부가 xAI에서도 일한다.

다만 우려도 있다. xAI 전직원은 소셜미디어에 “xAI는 빨리 움직이고 실험하는 문화인데, 스페이스X는 다르다. 문화 충돌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xAI는 최근 그록이 성적 이미지를 쉽게 만들 수 있게 해서 유럽·인도·호주·캘리포니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합병이 성공하면 머스크는 더 부자가 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의 재산은 지금 6760억달러(약 920조원)다. 스페이스X 지분 43%, xAI 지분 약 50%, 테슬라 지분 14%를 가지고 있다. IPO가 잘되면 세계 최초로 재산이 1조달러를 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AI 업계는 이번 합병을 예의주시한다. 오픈AI는 5000억달러 가치로 1등이고, 작년 10월 66억달러를 받았다. 앤트로픽(Anthropic)은 작년 9월 130억달러를 받아 183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가 추가 투자해서 3500억달러에 근접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우주 데이터센터 경쟁도 치열하다. 구글은 ‘프로젝트 선캐처’로 비슷한 걸 준비 중이고, 제프 베조스도 위성 인터넷망을 만든다.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는 작년 11월 엔비디아 GPU를 실은 위성을 쏘아 올렸다. 2028년까지 5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짓겠다는 목표다.

이 계획이 잘 될지는 미지수다. 천문학자들은 위성 100만개가 우주 쓰레기 문제를 일으킬 거라고 걱정한다. 조지메이슨대 천문학과 교수 피터 플라브찬은 “먼저 궤도를 차지하는 쪽이 다른 나라나 기업을 막을 수 있다”며 “우주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선점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거창한 비전을 제시한다. 스페이스X는 FCC에 “100만개 위성은 카르다셰프 2형 문명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썼다. 카르다셰프 2형은 태양 에너지를 전부 쓸 수 있는 문명을 뜻한다. “오늘 수십억 명에게 AI를 제공하면서, 별들 사이를 오가는 인류의 미래를 보장한다”는 게 머스크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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