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자동화 기술 ‘스카이라이즈’, 3억 달러 시리즈 C로 유니콘 등극


항공 자동화 기술 기업 스카이라이즈(Skyryse)가 시리즈 C 라운드에서 3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며 기업가치 11억5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2016년 설립 이후 누적 투자 유치액은 6억500만 달러를 넘어섰다.

Skyryse one - 와우테일

오토파일럿 벤처스(Autopilot Ventures)와 기존 투자자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 컴퍼니(Fidelity Management & Research Company)가 공동 주도한 이번 라운드에는 애로우마크 파트너스(ArrowMark Partners), 아트레이데스 매니지먼트(Atreides Management), BAM 엘리베이트(BAM Elevate), 배런 캐피털 그룹(Baron Capital Group), 듀러블 캐피털 파트너스(Durable Capital Partners), 포지티브 섬(Positive Sum), 카타르 투자청(Qatar Investment Authority), 로코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운용 RCM 프라이빗 마켓 펀드, 우드라인 파트너스(Woodline Partners) 등이 참여했다. 목표 금액의 2배를 넘는 청약을 기록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스카이라이즈는 항공기용 범용 운영체제라는 독특한 접근으로 항공 안전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회사가 개발한 스카이OS(SkyOS)는 복잡한 기계식 비행 제어 장치를 지능형 통합 시스템으로 바꿔놓는다. 일반 비행은 물론 악천후나 비상 상황에서도 조종사의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핵심은 ‘항공기 불가지론(aircraft-agnostic)’ 설계다. 헬리콥터든 고정익 항공기든 기종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카이라이즈가 처음부터 헬리콥터를 택한 건 전략적 선택이었다. 헬리콥터는 본질적으로 불안정하고 조종이 어렵다. 여기서 성공하면 다른 항공기에 적용하기 한결 수월해진다.

회사는 미군, 응급의료서비스 운영사, 경찰, 민간 항공사 등 주요 항공 분야 전반에서 파트너십을 확보했다. 세계 최대 산불 진화 기관인 캘리포니아 소방청과도 계약을 맺었다.

마크 그로든 창업자 겸 CEO는 미시간대에서 센서 데이터 융합 분야 박사학위를 받은 엔지니어이자 조종사다. 60개 이상의 항공기 자동화·안전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10대 시절 비행 훈련 중 교관이 조종 실수로 사망하는 사고를 목격한 그는 항공 안전이라는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각오로 스카이라이즈를 세웠다.

FAA 인증 절차 순항 중

스카이라이즈는 지난해 FAA로부터 스카이OS 비행 제어 컴퓨터에 대한 최종 설계 승인을 받았다. FAA가 항공기 불가지론 시스템 아키텍처 전체를 승인했다는 의미다. 인증까지는 공식 비행 검증만 남았다. 현재 FAA 공식 테스트 비행이 진행 중이다.

회사는 항공 역사상 여러 최초 기록을 세웠다. 손가락 스와이프만으로 자동 이착륙을 구현했고, 완전 자동 호버링과 세계 최초 자동 엔진 고장 착륙에도 성공했다. 이런 성과 덕분에 미국항공우주협회(NAA)는 스카이라이즈를 항공우주 분야 최고 권위인 콜리어 트로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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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블랙호크 헬리콥터 통합이다. 단 91일 만에 스카이OS를 통합해 비행까지 마쳤다. 블랙호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헬리콥터 중 하나로, 약 2400대가 운용 중이다. 스카이라이즈는 손가락 스와이프만으로 자동 이륙·호버링·착륙을 완료했다. 비행 중에는 단일 조종간으로 정밀 기동도 선보였다.

첫 생산 기체인 스카이라이즈 원(Skyryse One)은 로빈슨 R66 터빈 헬리콥터 기반이다. 복잡한 조종 장치들을 단일 조종간과 터치스크린 두 개로 바꾼 세계 최초 생산용 플라이 바이 와이어 헬리콥터다. 조종사는 손가락 하나로 엔진을 시동하고, 자동 호버링을 유지하며, 언제든 조종간에서 손을 떼도 항공기가 안전한 비행 상태를 지켜준다.

항공 시스템 시장의 경쟁

스카이라이즈가 경쟁하는 시장은 항공기 비행 제어 시스템 분야다. 주요 경쟁사로는 허니웰(Honeywell),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Collins Aerospace), 무그(Moog) 같은 전통적인 항공 시스템 공급사들이 있다.

허니웰은 2019년 ‘컴팩트 플라이 바이 와이어(Compact Fly-By-Wire)’ 시스템을 출시했다. 스카이라이즈처럼 전기 항공기와 소형 기체를 겨냥한 제품이다. 스웨덴 스타트업 하트 에어로스페이스(Heart Aerospace)의 ES-30 전기 항공기,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의 VX4 등에 채택됐다. 허니웰의 비행 제어 컴퓨터는 책 한 권 크기인데, 몇 년 전만 해도 책장만한 크기가 필요했던 기능을 구현한다.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는 상업용·군용 항공기에 전기기계식 액추에이터(EMA)를 공급한다. 에어버스 A350, 보잉 787 같은 현대 민항기의 고양력 시스템에 쓰인다. 무그는 군용기와 민항기용 플라이 바이 와이어 시스템의 오랜 공급사다.

소형 항공기 시장에서는 가민(Garmin), 다이논 어비오닉스(Dynon Avionics) 같은 업체들이 경쟁한다. 가민의 ESP(Electronic Stability and Protection) 시스템은 비행 엔벨로프 보호 기능을 제공하고, 오토랜드(Autoland) 시스템은 조종사 무능력 상황에서 자동 착륙까지 수행한다.

스카이라이즈의 차별점은 명확하다. 기존 업체들이 특정 항공기 모델에 맞춘 시스템을 공급하는 반면, 스카이라이즈는 어떤 항공기에도 적용 가능한 범용 운영체제를 만든다. 로빈슨 R66, 블랙호크, 시러스 SR22(20년 연속 베스트셀러 피스톤 항공기) 등 완전히 다른 기종에서 같은 스카이OS가 작동한다는 게 증명됐다.

방위·민간 시장 동시 공략

스카이라이즈는 방위 시장에서도 주목받는다. 미 육군과 계약을 맺고 2400대 블랙호크 함대에 적용할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조종사 훈련 시간을 줄이고, 항공기 간 상호운용성을 높이며, 선택적 무인 비행 기능까지 제공한다는 목표다.

민간 시장에서는 유나이티드 로토크래프트(United Rotorcraft), 에어 메소드(Air Methods), 미쓰비시 상사(Mitsubishi Corporation)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에어버스 H-125·H-130, 벨 407, 필라투스 PC-12 등 여러 기종에 스카이OS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캘리포니아 산림소방청(CAL FIRE) 계약은 특히 의미가 크다. 기후변화로 산불이 대형화·빈번화하면서 소방 항공기의 안전성과 효율성 향상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항공 안전의 새 시대

스카이라이즈는 이번 투자금으로 FAA 인증을 마무리하고 더 많은 기종으로 스카이OS를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독립성을 지키면서 10억 달러 기업가치를 달성한 유일한 항공 기술 기업이자, 방위와 민간 시장 모두에 쓸 수 있는 이중 용도 기술을 가진 유일한 항공 유니콘이다.

10년간의 개발과 여러 플랫폼 배치 경험을 쌓은 스카이라이즈는 항공 안전에 집중하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민간 항공은 수십 년간 기술 발전이 더뎠다. 악천후 결항과 조종 실수 사고가 여전히 잦다. 스카이라이즈가 꿈꾸는 미래는 항공 사망 사고를 거의 제로로 만들고, 누구나 어떤 항공기든 안전하게 조종하는 세상이다.

상업 항공사에서는 이미 플라이 바이 와이어와 비행 엔벨로프 보호 기능이 표준이 됐다. 에어버스 A320(1988년)을 시작으로 보잉 777, 787 등 현대 민항기들은 모두 이런 기술로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스카이라이즈는 이제 이 기술을 일반 항공으로 가져온다. 회사가 성공하면 헬리콥터와 소형 항공기가 대형 여객기만큼 안전해지는 새 시대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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