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위성 제어 코드도 AI로 변환·검증… 코드메탈, 1억 2500만 달러 투자유치


방위산업과 반도체 현장에는 수십 년 전에 작성된 레거시 코드가 지금도 살아 숨쉬고 있다. FORTRAN이나 옛 버전의 C++처럼 더 이상 주류가 아닌 언어로 쓰인 이 코드들은 현대 하드웨어에서 비효율적으로 작동하거나 보안에 취약하다. 그렇다고 새로 짜기도 쉽지 않다. 전투기 제어 소프트웨어나 위성 통신 시스템을 현대 언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버그 하나라도 잘못 끼어들면 인명 피해나 국가 안보 위협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코드 메탈(Code Metal)은 바로 이 문제를 AI로 풀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다.

Codemetal logo - 와우테일

보스턴에 본사를 둔 코드 메탈은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와 MIT 링컨 연구소 출신의 피터 모랄레스(Peter Morales) CEO가 창업했다. 모랄레스는 F-35 전투기용 AI 추론 시스템을 직접 개발한 인물로, 방산 소프트웨어 현대화의 어려움을 몸소 겪은 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회사를 세웠다.

그 코드 메탈이 시리즈B 라운드에서 1억 2500만 달러를 조달했다. 기업가치는 12억 5000만 달러로 평가받아, 창업 2년여 만에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세일즈포스 벤처스(Salesforce Ventures)가 라운드를 주도했고, 액셀(Accel), 비 캐피탈(B Capital), 스미스 포인트 캐피탈(Smith Point Capital), J2 벤처스(J2 Ventures), 쉴드 캐피탈(Shield Capital), 오버매치(Overmatch), RTX 등이 참여했다.

기존 AI 코딩 도구들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 ChatGPT나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같은 도구들은 코드를 빠르게 생성하거나 도와줄 수 있지만, 생성된 코드가 ‘실제로 원본과 똑같이 작동하는지’ 수학적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비 캐피탈의 얀-다비드 에를리히(Yan-David Erlich) 파트너가 지적했듯, “변환 과정에서 버그가 삽입되면 재앙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빠른 코드가 아니라, 틀림없는 코드가 필요한 것이다.

코드 메탈이 내놓은 해법은 AI와 수학적 검증을 결합한 ‘뉴로-심볼릭(neuro-symbolic)’ 방식이다. 작동 방식을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코드 메탈의 플랫폼은 Python, Julia, MATLAB, C++ 같은 고수준 언어로 작성된 코드를 Rust, VHDL, CUDA처럼 특정 하드웨어에서 실행되는 저수준 언어로 변환한다. 중요한 것은 이 변환 과정이 단계별로 이뤄지며, 매 단계마다 ‘테스트 하네스(test harness)’라는 검증 컨테이너를 자동으로 생성해 변환된 코드가 원본과 정확히 동일하게 작동함을 수학적으로 증명한다는 점이다. 번역가가 문장을 옮기면서 중간중간 원문과 대조해 의미가 바뀌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단, 여기서는 인간 검수자 대신 수학 공식이 그 역할을 한다. 모랄레스 CEO는 코드 메탈이 현재 운영 중인 파이프라인에서 “오류를 생성할 방법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변환 정확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접근법은 시장에서 빠르게 검증되고 있다. 지난 2025년 11월 시리즈A에서 3650만 달러를 조달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3배 이상의 후속 투자가 이어진 것 자체가 그 방증이다. 도시바(Toshiba), RTX(구 레이시온), L3해리스(L3Harris), 미 공군이 이미 코드 메탈을 현장에 도입했고, 대형 칩 제조사와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일즈포스 벤처스의 롭 키스(Rob Keith) 파트너는 “1년 만에 미 공군과 L3해리스의 공식 프로그램에 채택된 것이 이 투자를 결정한 핵심 이유”라고 밝혔다.

이번 라운드와 함께 주목할 만한 인사 영입도 있었다. 태블로(Tableau) 전 CEO 라이언 아이테이(Ryan Aytay)가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했다. 아이테이는 세일즈포스 고위직을 거쳐 태블로를 이끈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분야의 베테랑이다. 그는 “미션 크리티컬 환경에서 기준은 단순한 코드 생성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며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조달한 자금은 엔지니어링 인력 확충, 제품 개발, 정부·민간 파트너십 확대, 영업 조직 강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경쟁 구도를 보면 AI 코드 품질 시장 자체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앤티테시스(Antithesis)는 소프트웨어 테스트 자동화로, 코드래빗(CodeRabbit)은 AI 코드 리뷰로, 쿼도(Qodo) 하네스(Harness)는 코드 품질 관리 전반으로 각각 수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코드를 검토하거나 버그를 잡아내는 도구다. 코드 메탈은 아예 다른 층위에서 경쟁한다. 방대한 레거시 코드베이스를 다른 언어나 하드웨어 아키텍처로 통째로 옮기면서, 그 결과물이 수학적으로 동일함을 보장하는 영역이다. 오류 허용 한계가 0에 수렴하는 방산과 규제 산업에서는 이 차이가 결정적이다.

모랄레스 CEO는 “AI가 만든 코드의 신뢰 격차를 메우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배포 전에 소프트웨어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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