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코퍼레이션, 2.3억 달러 투자유치…망막 임플란트로 BCI 첫 상용화 노린다


시각 회복에 승부를 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스타트업 사이언스 코퍼레이션(Science Corporation)이 2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기업가치는 포스트머니 기준 15억 달러로, 창업 5년 만에 누적 조달액 4억 9,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science corp - 와우테일

뉴럴링크(Neuralink), 싱크론(Synchron)과 함께 글로벌 BCI 시장의 3대 플레이어로 꼽히는 사이언스 코퍼레이션은 경쟁사들과 확연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마비 환자의 디지털 기기 제어에 집중하는 라이벌들과 달리, 시각 회복이라는 뚜렷한 전문 영역을 파고들며 BCI 기업 중 가장 먼저 시장에 제품을 내놓겠다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회사를 이끄는 맥스 호닥(Max Hodak)은 2016년 일론 머스크와 함께 뉴럴링크를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사장으로서 회사 운영 전반을 총괄하다 2021년 조용히 자리를 떠났고, 그해 4월 사이언스 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 어린 시절부터 BCI에 매료되어 여섯 살에 프로그래밍을 시작했고, 듀크 대학교(Duke University) 생명의공학과 재학 중엔 대학원생에게도 문턱이 높은 니콜렐리스 랩(Nicolelis Lab)에 들어가 4년간 신경공학 연구에 매달렸다. 졸업 후에는 생명과학 분야 로봇 클라우드 실험실 트랜스크립틱(Transcriptic)을 창업해 CEO로 이끌었다. 창업 때는 전략 총괄 다리우스 샤히다(Darius Shahida)를 비롯한 전직 뉴럴링크 연구자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번 시리즈C에는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퀴엇 캐피털(Quiet Capital)이 참여했다. FBI·CIA 등 정부기관 솔루션 투자에 특화된 비영리 투자사 IQT도 새롭게 합류했다. 조달 자금은 프리마 상용화 가속, 연구·제조·운영 인프라 확장, 바이오하이브리드 신경 인터페이스 기술 고도화에 쓰인다.

사이언스 코퍼레이션의 핵심 제품은 황반변성으로 실명한 환자의 시력을 되살리는 망막 임플란트 ‘프리마(PRIMA)’다. 쌀알보다 작은 2밀리미터 칩을 눈에 이식하고, 카메라가 달린 전용 안경과 연동해 작동한다. 임플란트에는 378개 픽셀이 빼곡히 들어있고 각 픽셀엔 미세 전극이 붙어있다. 적외선 빛이 픽셀에 닿으면 전극이 켜지며 손상된 망막 세포를 대신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사이언스가 처음부터 개발한 것이 아니다. 2024년 프랑스 의료기기 기업 픽시움 비전(Pixium Vision)으로부터 프리마 자산을 사들여 기존 임상시험을 이어받아 정제했고, 이후 생성한 임상 데이터는 온전히 자체 성과다. 유럽과 미국에서 4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80%가 시력의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으며, 글자·숫자·단어를 다시 읽을 수 있게 됐다. 호닥은 “맹인 환자들이 다시 유창하게 글을 읽을 수 있음을 임상적으로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상용화 일정도 윤곽이 잡혀간다. 유럽연합에 CE 마크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2026년 중반 승인을 전망하고 있다. 유럽 첫 출시 지역으로는 신의료기술 조기 접근 제도가 잘 갖춰진 독일이 유력하다. 이 일정대로라면 BCI 업계 최초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회사가 된다. 미국 FDA와의 논의도 진행 중이며, 스타가르트병·망막색소변성증 등 유전성 망막질환으로 임상 프로그램도 넓힌다.

프리마가 단기 수익원이라면 장기 플랫폼은 한층 더 야심 차다. 줄기세포에서 배양한 엔지니어링 뉴런을 와플 모양 기기에 얹어 뇌 표면에 이식하는 바이오하이브리드 신경 인터페이스가 대표적이다. 금속 전선 대신 살아있는 뉴런을 인터페이스로 삼아 기존 신경회로와 생물학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기존 전극 방식보다 뇌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신사업 부문 ‘베셀(Vessel)’도 주목할 만하다. 장기 보존 기술을 소형화해 ICU 대신 일반 항공편으로 장기를 수송하거나, 환자가 집에서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BCI 업계에는 지금 대규모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와우테일이 전한 것처럼,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2025년 6월 6억 5,000만 달러 시리즈E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9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혈관 삽입 방식의 비침습 BCI 스텐트로드를 앞세운 싱크론은 지난해 11월 2억 달러 시리즈D를 마무리했다. 샘 알트만이 공동창업한 머지 랩스(Merge Labs)는 올해 1월 오픈AI 주도로 2억 5,000만 달러 시드 라운드를 완료하며 초음파 기반 비침습 BCI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들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이언스 코퍼레이션은 와우테일이 보도한 1억 달러 전환사채 라운드를 포함해 이전부터 꾸준히 자금을 축적해왔다. 이번 시리즈C로 누적 조달액은 4억 9,000만 달러에 달했다. 미국에서만 최대 4,000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모건스탠리 전망 속에서, 2022년 인수한 노스캐롤라이나 반도체 공장을 기반으로 한 수직 통합 구조가 경쟁 우위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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