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의 새 병목, ‘열’을 잡아라…프로어 시스템즈, 1억 4300만 달러 유치하며 유니콘 등극


AI 칩 한 장이 뿜어내는 열이 웬만한 가정용 전기히터 수준에 달하는 시대다. 엔비디아의 최신 데이터센터용 GPU는 최대 1000W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고, 그 대부분이 열로 바뀐다. 수천 개의 칩이 빽빽하게 들어찬 AI 데이터센터에서 냉각은 더 이상 ‘배경 설비’가 아니다. 컴퓨팅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직접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frore systems funding - 와우테일

이 문제를 정조준한 스타트업 프로어 시스템즈(Frore Systems)가 시리즈D 라운드에서 1억 43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기업가치는 16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고, 설립 이후 누적 투자금도 3억 4000만 달러에 달한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프로어는 데이터센터와 엣지 기기 양쪽을 겨냥한 냉각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다. 주력 제품은 데이터센터용 직접 액체 냉각(DLC) 솔루션 ‘리퀴드젯(LiquidJet)’과, 소비자·산업용 기기에 탑재되는 세계 최초 고체 상태 능동 공기 냉각 칩 ‘에어젯(AirJet)’이다.

회사를 이끄는 세슈 마다바페디(Seshu Madhavapeddy) CEO는 반도체·IoT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연쇄 창업자다. 퀄컴(Qualcomm)에서 인디스플레이 지문 센서 사업부 부사장 겸 사업부장으로 신사업을 개척한 경험이 있고, 그 전에는 스패이셜 와이어리스(Spatial Wireless)와 시페라 시스템즈(Sipera Systems) 두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미국 특허 25건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텍사스 대학교 달라스 캠퍼스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번 시리즈D는 MVP 벤처스(MVP Ventures)가 주도했다.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드 리서치(Fidelity Management & Research Company), 탑 티어(Top Tier), 메이필드 펀드(Mayfield Fund), 클리어 벤처스(Clear Ventures), 에디션(Addition), 퀄컴 벤처스(Qualcomm Ventures), 스텝스톤 그룹(StepStone Group), 알럼나이 벤처스(Alumni Ventures) 등 기존 투자자 대부분이 재차 베팅에 나서 신뢰를 재확인했다. 프로어는 앞서 2024년 5월에도 피델리티 주도로 8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C를 클로징한 바 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리퀴드젯, 리퀴드젯 넥서스(LiquidJet Nexus), 에어젯 등 핵심 플랫폼의 글로벌 양산 규모 확대에 집중 투입된다. 회사는 2030년까지 AI 컴퓨팅 수요와 데이터센터 용량이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핵심 제품인 리퀴드젯은 3D 숏루프 제트채널 방식의 다단계 DLC 콜드플레이트다. 기존 솔루션 대비 열 전달 효율을 75% 높이고, GPU 온도를 8도 낮춘다. AI 토큰 처리 속도는 4% 올라가고, 데이터센터 전력사용효율(PUE)은 10% 개선된다. 콜드플레이트 무게도 55% 줄어 기존 데이터센터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리퀴드젯 넥서스는 엔비디아 카이버 하프U(Kyber ½U) 컴퓨팅 트레이 전용으로 설계된 경량 통합 콜드플레이트로, 랙당 컴퓨팅 밀도를 2배로 높이고 열 관리 인프라 무게를 65% 낮추며, 별도의 기계식 냉각기 없이도 53도씨 입구 온도를 지원해 인프라 구성을 크게 단순화한다.

엣지·소비자 시장을 담당하는 에어젯은 고체 상태 능동 공기 냉각 칩 분야에서 세계 유일의 제품이다. 기계적 팬 없이도 초박형, 무소음, 방진, 방수 기기에서 AI 성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산업용 엣지 AI 게이트웨이부터 소비자 AI 기기까지 폭넓게 채택되고 있다.

마다바페디 CEO는 “냉각이 AI 성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됐다”며 “기존 기술로는 AI 혁명의 속도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MVP 벤처스의 앙드레 드 보비니(Andre de Baubigny) 매니징 파트너는 “열 관리 아키텍처는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계층이 되고 있다”며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부터 엣지 환경까지 아우르는 프로어의 플랫폼에 계속 베팅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냉각 기술이 AI 인프라의 전략적 요소로 부상하면서 이 시장을 노리는 경쟁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위스 로잔공과대학교(EPFL) 스핀오프 코린티스(Corintis)는 냉각재를 칩 내부에 직접 새긴 마이크로 유로(流路)로 흘려보내는 마이크로플루이딕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의 공동 실험에서 기존 콜드플레이트 대비 3배 높은 방열 효율을 입증했고, 인텔(Intel) CEO 립-부 탄(Lip-Bu Tan)이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업계의 시선을 모았다. 코린티스는 2025년 9월 블루야드 캐피탈(BlueYard Capital) 주도로 시리즈A 2400만 달러를 유치한 데 이어, 12월에는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 주도의 2500만 달러 추가 투자를 받아 누적 투자금 58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상장 대기업인 버티브(Vertiv)는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GB200 NVL72 플랫폼용 7MW 레퍼런스 아키텍처를 개발하며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프로어가 이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커버리지의 폭이다. 코린티스가 칩 수준의 냉각에 집중하고, 버티브가 대형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타깃으로 삼는 동안, 프로어는 데이터센터용 DLC부터 소비자 기기용 에어젯까지 ‘클라우드에서 엣지까지’를 하나의 플랫폼 아래 묶는다. 메이필드 펀드의 나빈 차다(Navin Chaddha) 매니징 파트너가 “프로어가 써멀 스택 전체를 재정의하고 있다”고 표현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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