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용 데이터센터 플루이드스택, 180억 달러 밸류에 10억 달러 투자유치 협상 중


오픈AI, 앤스로픽 같은 프런티어 AI 연구소들은 지금 인프라 병목에 부딪혀 있다. AWS나 애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는 대용량 컴퓨팅을 제공하지만, 시설 구축에 1~2년이 걸리고 AI 학습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 AI 연구소들이 필요한 건 더 빠르고,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파트너다. 이 틈새를 파고드는 것이 ‘네오클라우드’다.

fluidstack logo - 와우테일

플루이드스택(Fluidstack)이 그 최전선에 있다.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이 스타트업이 10억 달러 규모 신규 라운드를 협상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목표 밸류에이션은 180억 달러로, 제인 스트리트(Jane Street)와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가 공동 주도를 협상 중이며 모건 스탠리가 자문을 맡고 있다.

옥스퍼드에서 뉴욕으로, 유럽의 숨은 강자

플루이드스택은 2017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출발했다. CEO 게리 우(Gary Wu)와 공동창업자 겸 대표 세사르 마클라리(César Maklary)가 함께 만들었다. 마클라리는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항공공학 석사를 최우등으로 마치고 F1 팀 스쿠데리아 토로 로소에서 공기역학 엔지니어로 일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초창기엔 유럽 AI 씬에서 조용히 성장했다. 미스트랄(Mistral), 캐릭터AI(Character.AI), 풀사이드(Poolside), 블랙 포레스트 랩스(Black Forest Labs) 등 주요 AI 연구소를 고객으로 확보하며 실력을 쌓았고, 현재 10만 개 이상의 GPU를 운용하고 있다.

플루이드스택의 강점은 속도와 전용성이다.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 ‘아틀라스 OS(Atlas OS)’로 베어메탈 GPU 클러스터를 수일 안에 프로비저닝하고, 성능 모니터링 플랫폼 ‘라이트하우스(Lighthouse)’로 워크로드 효율을 실시간 관리한다. 엔비디아 H100·H200·B200·GB200을 탑재한 싱글테넌트 전용 클러스터를 제공해 보안과 성능을 동시에 보장한다.

앤스로픽 500억 달러 계약, 무명을 무너뜨리다

플루이드스택이 세상에 이름을 알린 건 2025년 11월이었다. 앤스로픽이 클로드 전용으로 최적화된 데이터센터를 텍사스와 뉴욕에 짓겠다며 500억 달러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다. 앤스로픽은 주로 AWS와 구글 클라우드를 써왔지만, 성장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자체 인프라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이 필요해졌다. 앤스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기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빠르게 제공하는 실행력”을 선택 이유로 꼽았다.

계약 규모만큼이나 구조도 흥미롭다. 플루이드스택은 암호화폐 채굴기업 테라울프(TeraWulf), 사이퍼 마이닝(Cipher Mining)과 협력해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데, 구글이 이 거래의 ‘보증인’ 역할을 맡았다. 플루이드스택이 대출을 갚지 못하면 구글이 대신 상환하는 구조다. 앤스로픽도 사이퍼 마이닝 계약에서 14억 달러의 임차 의무를 보증했다. 전통 부동산·에너지 업계에서나 보던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이 AI 인프라로 이식되는 중이다.

이 계약을 계기로 플루이드스택은 영국 본사를 뉴욕으로 옮겼다.

4개월 만에 밸류 2.4배

이번 라운드가 마무리된다면 밸류에이션 상승 속도가 눈에 띈다. 지난해 12월 블룸버그는 플루이드스택이 75억 달러 밸류에 약 7억 달러 조달을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주도했고, 스트라이프 공동창업자 콜리슨 형제, 전 깃허브 CEO 냇 프리드먼, AI 투자자 다니엘 그로스가 참여했다. 4개월 만에 밸류가 75억에서 180억 달러로, 2.4배 가까이 뛰었다.

이번에 공동 주도를 맡은 제인 스트리트는 글로벌 퀀트 트레이딩 회사로 AI 인프라 투자에 점점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전 오픈AI 안전 연구원 레오폴드 아센브레너(Leopold Aschenbrenner)가 설립한 AGI 특화 펀드로, 지난 라운드에 이어 재차 참여하는 형태다.

유럽 프로젝트 철수, 미국에 올인

밸류가 이렇게 뛰는 데는 전략적 선택이 주효했다. 플루이드스택은 지난 3월,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AI 액션 서밋에서 직접 공표했던 1기가와트 규모 100억 유로짜리 슈퍼컴퓨터 프로젝트에서 전격 철수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미국 기회에 집중하겠다는 것.

앤스로픽과의 500억 달러 계약, 구글·앤스로픽의 보증 구조, 뉴욕으로의 본사 이전, 유럽 프로젝트 철수까지. 모든 행보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미국 AI 인프라의 핵심 플레이어”라는 포지셔닝이다. 게리 우 CEO는 “컴퓨팅 역량은 전략적 국가 자산”이라며 “미국 파트너들의 인프라를 그들의 야망만큼 빠르게 확장시키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코어위브·람다와 경쟁하는 네오클라우드 시장

플루이드스택이 속한 네오클라우드 시장은 AI 인프라 투자의 격전지다. 하이퍼스케일러 대비 빠른 배포와 낮은 비용을 무기로 AI 연구소들의 컴퓨팅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선두주자는 코어위브(CoreWeave)다. 2017년 암호화폐 채굴에서 AI 클라우드로 전환한 코어위브는 오픈AI(224억 달러), 메타(142억 달러) 등 대형 계약을 확보했다. 지난해 3월 나스닥에 상장했고, 엔비디아가 20억 달러를 투자하며 2030년까지 5기가와트 규모 AI 팩토리를 함께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람다(Lambda)는 2025년 11월 TWG 글로벌 주도 시리즈E에서 15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누적 투자액은 23억 달러를 넘으며,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애플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엔비디아와 15억 달러 규모의 GPU 임대 계약도 성사시켰다.경쟁은 치열하지만 시장 자체가 워낙 빠르게 커지고 있다. 각 플레이어들의 현황과 자세한 분석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지형도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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