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메신저 대화, AI로 관리한다… 립엑스퍼트 1.8억 달러 유치


계약을 성사시키고 문제를 풀고 관계를 다지는 결정적 대화는, 이제 이메일이 아니라 왓츠앱(WhatsApp)·아이메시지(iMessage)·시그널(Signal)·위챗(WeChat) 같은 메신저에서 오간다. 문제는 이 비공식 대화들이 오랫동안 기업 시스템 바깥에 방치돼 왔다는 점이다. 규제와 보안의 사각지대인 데다, 그 안에 쌓인 방대한 데이터도 활용되지 못한 채 잠들어 있었다. 실제로 미국 금융당국이 ‘오프채널’ 소통을 제대로 보관·감독하지 않은 월가 금융사들에 수십억 달러의 벌금을 물리면서, 이 문제는 기업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기업 메신저 대화, AI로 관리한다… 립엑스퍼트 1.8억 달러 유치

립엑스퍼트(LeapXpert)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 회사다. 직원과 고객이 이미 쓰고 있는 소비자용 메신저에 기업급 거버넌스를 입혀, 모든 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관리하고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회사는 이를 ‘거버넌스된 대화 인텔리전스(Governed Communication Intelligence)’라 부른다. 금융기관과 정부기관, 포브스 글로벌 2000대 기업 등 수백 곳이 이미 이 플랫폼을 쓰고 있으며,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에서 2년 연속 ‘비저너리’로 선정되고 딜로이트 테크놀로지 Fast 500, 파이낸셜타임스 선정 미국 초고속 성장 기업 목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아카이빙에서 거버넌스, 그리고 AI로

립엑스퍼트가 그리는 진화의 방향은 분명하다. 1세대 기업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가 대화를 단순히 ‘보관’했다면, 다음 세대는 그 대화를 규정에 맞게 ‘관리’했다. 그리고 지금은 AI를 얹어 모든 대화에서 가치를 뽑아내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규제 대응이라는 방어적 과제였던 메신저 대화가, 기업이 가진 가장 값진 데이터 자산으로 바뀌는 셈이다. 다만 AI는 기업이 들여다보고 통제할 수 있는 데이터에서만 작동하는 만큼, ‘거버넌스’가 그 출발점이 된다는 게 회사의 논리다.

리버우드가 이끈 1.8억 달러

립엑스퍼트는 1억8천만 달러 규모의 성장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라운드는 리버우드 캐피털(Riverwood Capital)이 주도했으며, 이사회에 합류한다. 기존 투자자인 포티지 벤처스(Portage Ventures)도 힘을 보탰다. 회사를 이끄는 창업자는 CEO 디마 구트차이트(Dima Gutzeit)와 최고사업책임자(CBO) 아비 파르도(Avi Pardo)다. 립엑스퍼트는 확보한 자금을 대화를 이해하고 실행에 옮기는 플랫폼 역량을 고도화하는 데 쓰고, 금융과 공공, 나아가 일반 기업 시장으로 확장하며 경영진도 보강할 계획이다.

파르도는 성장 궤적을 이렇게 요약한다. “금융서비스가 우리의 시험 무대였고, 정부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이 됐다. 포브스 글로벌 2000이 세 번째 물결인데, 그 물결이 이미 도착했다.” 산업마다 도입을 이끄는 동인은 달라도, ‘고객과의 대화를 규정에 맞게 관리하고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근본 과제는 똑같다는 것이다.

규제 부담에서 ‘AI 자산’으로

기업 메신저 관리 시장은 원래 스마시(Smarsh)나 글로벌 릴레이(Global Relay) 같은 아카이빙·컴플라이언스 업체들의 무대였다. 규제 위반을 피하기 위한 ‘기록 보관’이 핵심이었다. 립엑스퍼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보관된 대화 위에 AI를 얹어 실행 가능한 정보로 바꾸는 쪽으로 판을 옮기려 한다.

AI 시대에 규제 준수 자체를 자동화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국내외에서는 AI 에이전트가 규정을 위반할 만한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차단하는 ‘컴플라이언스 방화벽’ 제로드리프트 같은 신흥 주자도 등장했다. 방어의 대상이던 ‘대화’가 이제 기업 인텔리전스의 핵심 원천으로 재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레그테크·컴플라이언스 자동화 시장 지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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