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에어로스페이스, 9100만 달러 시리즈B 유치…극초음속 엔진 양산 채비


극초음속·장거리 타격 역량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차세대 추진체계 스타트업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이 기존 플랫폼보다 더 멀리, 더 빠르게 날 수 있는 시스템 확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방부는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국내 생산 공급망을 요구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세계 최초로 고추력 회전형 폭발로켓엔진(RDRE) 비행시험에 성공한 비너스에어로스페이스(Venus Aerospace)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비너스에어로스페이스, 9100만 달러 시리즈B 유치…극초음속 엔진 양산 채비

비너스에어로스페이스는 연소실 안에서 초음속 폭발파가 계속 회전하며 추력을 만드는 RDRE를 개발한다. 아음속 연소 방식인 기존 로켓엔진보다 최대 15%가량 효율이 높은 구조로, 사거리 연장과 탑재량 확대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3D 프린팅 부품과 범용 소재로 제작해 국내 공급망만으로 양산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재사용과 추력 조절이 가능해 유도무기부터 우주 발사체, 궤도 전이 비행체, 착륙선까지 임무별로 엔진을 새로 만들 필요 없이 하나의 추진 아키텍처로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0년 텍사스 휴스턴에서 문을 연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뉴멕시코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에서 907㎏(2000파운드)급 추력의 RDRE를 소형 로켓에 실어 세계 최초로 비행시험에 성공시켰다. 창업 4년여 만에 누적 투자금 8000만 달러로 이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손꼽히는 자본 효율적 엔진 개발 사례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텍사스주 우주위원회로부터도 390만 달러를 지원받아 휴스턴에 로켓엔진 시험 시설을 짓고 있다.

회사를 이끄는 건 부부 창업자다. 사시 더글비 CEO와 앤드류 더글비 CTO는 2020년 함께 비너스에어로스페이스를 세웠고, 둘 다 창업 전 버진오빗(Virgin Orbit)을 거쳤다. 사시 더글비는 버진오빗에서 발사시스템 엔지니어와 미션 매니지먼트 컨설턴트로 일했고, 텍사스A&M대에서 생체의학공학을 전공한 뒤 버지니아텍에서 MBA를 받았다. 앤드류 더글비는 버진오빗 발사운영 총괄로 미션 컨트롤과 발사 인프라를 관리했고, NASA와 함께 3D 프린팅 듀얼모드 로켓엔진을 개발한 경험도 있다. 텍사스A&M대와 버지니아텍에서 기계공학 교수로 재직했고, 엔지니어링 스타트업 엑소센트엔지니어링(Exosent Engineering)을 공동 창업하기도 했다.

이번 라운드는 머큐리펀드(Mercury Fund)가 주도한 9100만 달러 규모 시리즈B로, 8일(현지시간) 발표됐다. 록히드마틴벤처스(Lockheed Martin Ventures), 메시(MESH), 픽식스(PEAK6), 드레이퍼어소시에이츠(Draper Associates), 스타보드스타벤처캐피탈(Starboard Star Venture Capital), 그린샌즈에퀴티(Green Sands Equity), 세라프그룹(Seraph Group), 트라우스데일벤처스(Trousdale Ventures) 등 기존·신규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이 중 록히드마틴벤처스는 지난해 전략적 투자를 집행한 데 이어 이번에 재투자를 결정했다. 새 자금은 RDRE를 비행시험 단계에서 실제 배치 가능한 양산형 추진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데 쓰인다. 투자 발표에 앞서서는 팸 멜로이 전 NASA 부청장이 이사회에 합류했다.

사시 더글비 CEO는 이번 투자로 돌파구를 보여준 단계에서 실제 규모 있는 역량을 갖추는 단계로 넘어간다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건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으로 안정적으로 생산되는 추진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게루 머큐리펀드 공동창업자 겸 매니징파트너는 비너스에어로스페이스가 여러 프론티어 기술과 국내 생산, 명확한 상업·국가안보적 함의를 모두 갖춘 회사라며, 텍사스에서 돌파구가 되는 기술을 만드는 이 팀이 국방·우주 분야의 새로운 장을 이끌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크리스 모런 록히드마틴벤처스 부사장 겸 총괄은 최초 투자 이후 비너스에어로스페이스의 기술 개발 속도가 매우 빨랐다며, 제조 속도와 비용 관리, 공급망 제약 해소에 집중하는 점을 눈여겨보고 재투자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앤드류 더글비 CTO는 이번 자금으로 비행시험 단계를 넘어 실제 배치 가능한 추진 시스템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며, 고추력 비행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처음부터 양산성과 임무 통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극초음속·차세대 추진 분야에서는 비너스에어로스페이스 외에도 여러 스타트업이 경쟁하고 있다. 콜로라도 기반 로켓엔진 기업 어사메이저(Ursa Major)는 스트라토런치의 무인기 탈론A(Talon-A)를 마하5 극초음속까지 가속시킨 실적을 앞세워 1억 달러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국방 사업을 넓히고 있다. 2018년 설립된 허미우스(Hermeus)는 SR-71 블랙버드에 쓰인 터빈 기반 복합사이클 엔진을 소형화·자동화해 극초음속 무인 전투기를 개발 중이며, 최근 3억5천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경쟁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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