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으로 위성을 감시한다 — 터리온스페이스, 미 우주군 계약 따내며 7,500만 달러 유치


러시아와 중국이 위성 재밍 기술과 반위성 무기를 고도화하면서, 미국은 궤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수만 개의 인공위성과 우주 잔해가 뒤섞인 궤도 위에서 어느 것이 적의 자산인지, 어느 것이 군사적 목적으로 기동 중인지 추적하는 일이 곧 국가 안보의 문제가 됐다. ‘우주 영역 인식(Space Domain Awareness, SDA)’이 방산 스타트업 생태계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배경이다.

turion series b funding - 와우테일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본사를 둔 터리온스페이스(Turion Space)는 이 분야의 최전선에 있는 회사다. 다른 위성을 근접 촬영하고 추적하는 기동형 위성군을 구축해, 미군이 궤도를 ‘볼 수 없어서’ 대응하지 못하는 공백을 채우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지난 15일 워싱턴하버파트너스(Washington Harbour Partners)가 주도한 시리즈B에서 7,500만 달러 이상을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스페이스X 8년 반, 스컹크 웍스 출신들이 모였다

터리온스페이스는 2021년 Y콤비네이터(YC) 여름 배치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CEO 라이언 웨스터달(Ryan Westerdahl)은 스페이스X에서 8년 반 동안 추진 시스템 다이나미시스트로 일했다. 로켓 추진 성능 시뮬레이션과 이상 분석을 담당한 현장 엔지니어 출신이다. 공동창업자이자 사장인 타일러 피어스(Tyler Pierce)는 록히드마틴의 비밀 첨단 개발 부서 스컹크 웍스(Skunk Works)와 보잉 팬텀 웍스(Boeing Phantom Works)에서 경력을 쌓았다. 창업팀에는 이후 팔란티르(Palantir) 출신 경영진도 합류했다.

이들이 만들고자 한 것은 ‘궤도의 구글 어스’였다. 지구를 찍는 위성이 아니라, 다른 위성을 촬영하고 추적하는 위성이다. 터리온스페이스는 이를 비지구 이미징(Non-Earth Imaging, NEI)이라 부르며, 이 분야에서 미국 내 최초로 상업 운영 라이선스를 취득한 민간 기업이 됐다. 라이선스 발급 기관은 미 상무부 산하 해양대기청(NOAA)이다.

DROID 위성 두 대, 이미지 4만 장

현재 터리온스페이스는 DROID 시리즈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첫 번째 위성 DROID.001은 3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최근 궤도를 이탈했다. 두 번째 DROID.002는 올해 3월 발사됐으며, 궤도상 물체 추적과 잔해 모니터링을 담당한다. 두 미션을 통해 지금까지 4만 장 이상의 이미지를 전달했다.

터리온스페이스 위성의 핵심 경쟁력은 기동성이다. 스스로 이동해 다른 위성에 가까이 접근한 뒤 촬영할 수 있다. 외국 위성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궤도 위협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미 우주군의 수요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웨스터달 CEO는 마침 위성 보험 시장과도 협력을 논의 중이다. 고장난 위성의 이상 원인을 가까이서 직접 진단하는 상업 수요도 노리고 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스타파이어(Starfire™)’도 주요 자산이다. 임무 계획, 자율 명령, 위성군 관제를 통합 처리하며, 터리온스페이스 자체 위성뿐 아니라 제3자 콘스텔레이션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정부 계약 28건, 그리고 ‘안드로메다’ 입성

현재 터리온스페이스가 확보한 미 정부 계약은 28건이다. NASA, 미 우주군(USSF), 우주개발청(SDA), 국가정찰국(NRO)과의 협력이 진행 중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번 시리즈B 발표 직전에 확보한 안드로메다(Andromeda) 계약이다. 미 우주군 우주시스템사령부(SSC)는 지난 7일 정지궤도 정찰·감시 위성군(RG-XX) 구축을 위한 18억 달러 규모의 안드로메다 IDIQ 계약을 14개 기업에 부여했다. 터리온스페이스는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루먼, 안두릴인더스트리스, L3해리스, 트루아노말리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안드로메다는 현재 노스럽그루먼이 운영 중인 정지궤도 우주 상황 인식 프로그램(GSSAP)을 대체하기 위한 차세대 사업이다. 10년짜리 IDIQ 구조이며, 향후 발주되는 임무들은 이 계약풀 안에서 경쟁 방식으로 집행된다.

연간 8대 → 40대, 생산 5배로

이번 시리즈B는 워싱턴하버파트너스가 주도했다. 기존 투자자인 아우렐리아파운드리(Aurelia Foundry), 포워드디플로이드VC(Forward Deployed VC), 파운더스X(FoundersX)가 후속 투자에 참여했고, 센터15캐피털(Center15 Capital), 마그네타(Magnetar), HOF캐피털(HOF Capital), 인더스트리어스벤처스(Industrious Ventures)가 신규 투자사로 합류했다. 워싱턴하버파트너스는 이전 라운드에도 참여한 기존 주주로, 이번에 리드를 맡으며 추가 베팅에 나섰다.

자금은 세 방향으로 쓰인다. 연간 위성 제조 역량을 현재 8대에서 40대로 5배 끌어올리는 것이 첫 번째다. 저궤도(LEO)와 정지궤도(GEO)에 걸친 위성군 증설이 두 번째로, 미 우주군 STRATFI 프로그램 아래 세 차례 발사가 예정돼 있다. 세 번째는 스타파이어를 단순 위성군 관제에서 전장(theater) 규모 운영 플랫폼으로 고도화하는 것이다. 차세대 위성 ‘DROID 바이퍼(Viper)’는 다중 페이로드와 향상된 기동성을 갖추며 2027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같은 전장을 노리는 경쟁자들

우주 영역 인식 시장은 민간 방산 스타트업들의 격전지가 됐다. 안드로메다 계약에서 터리온스페이스와 함께 이름을 올린 트루아노말리(True Anomaly)는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다. 2022년 창업한 이 회사는 재킬(Jackal)이라는 자율 기동 위성과 모자이크(Mosaic)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우주 방어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 LEO에서 GEO, 시스루나(달과 지구 사이 공간)까지 작전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지난해 4월 액셀(Accel) 주도로 시리즈C 2억 6천만 달러를 유치했다.안두릴인더스트리스(Anduril Industries)는 안드로메다 계약뿐 아니라 우주 영역 인식 데이터 네트워크 SDANet 구축을 추진하며 우주 방산 전반으로 역량을 확장하고 있다. 방산 및 우주항공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영문기사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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